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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책 종이 가위> 정보

영어제목: book-paper-scissors, つつんで、ひらいて, 2019
개봉: 2023.09.13
장르: 다큐멘터리
국가: 일본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93분
평점: 9.0

수상내역: 20회 도쿄필멕스국제영화제, 2019

 

 

영화 <책 종이 가위> 출연진

히로세 나나코 Nanako Hirose(감독), 기쿠치 노부요시 Nobuyoshi Kikuchi(본인 역), 이사오 미토베 Isao Mitobe(본인 역), 후루이 요시키치 Furui Yoshikichi

 

영화 <책 종이 가위> 줄거리

일본 출판계의 존경받는 북 디자이너 기쿠치 노부요시, 직접 종이를 자르고 붙이고 구겼다 펴는 등 수작업을 통해 평생 15,000권에 달하는 책 표지를 제작했습니다. 그의 작업 방식과 책을 대하는 태도는 가히 예술이라 말할 수 있지만, 그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아버지가 책 디자이너였던 히로세 나나코 감독의 시선을 따라 기쿠치 노부요시의 장인 정신을 들여다봅니다. 오로지 수작업으로 책을 만들어 온 일본의 북 디자이너 기쿠치 노부요시에 관한 다큐멘터리, 히로세 나나코 감독이 3년 넘게 촬영해 완성한 이 영화는 평생을 북 디자인에 바쳐 온 75세의 기쿠치 노부요시의 삶을 충실히 담아냅니다. 

 

 

영화 <책 종이 가위>  예고편

영화 <책 종이 가위> 리뷰, 후기, 감상평

영화 <책 종이 가위>는 일본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해외 다큐멘터리는 수작이 아니라면 감상하기 쉽지 않은데 미야케 쇼 감독 전담 배급사인 디오시네마 이름을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40여 년 동안 북 디자이너로 일한 기쿠치 노부요시를 관찰하는 영화로 <책 종이 가위>의 감독도 아버지가 북 디자이너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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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종이에 프린트된 글자를 꾸기고 있는 기쿠치 노부요시를 비추며 시작합니다. 저게 뭐 하는 건가 싶은 순간 프린터로 새로 뽑으며 바래진 글자를 쓰기 위함이었다는 것을 보여주며 도입부부터 그의 내공을 알려줍니다. 책처럼 7장의 소제목으로 나눠 북 디자인 과정과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영감을 얻으려는 부분, 회사를 세울 때부터 다니던 카페를 포함한 그의 삶까지 둘러봅니다.

 

오프닝 만으로 경력을 짐작케 하는, 한 인물을 우직하게 따라가는 영화였습니다.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함과 더불어 주변인들과 제자들까지 더해집니다. 아날로그가 특히 중요시되는 일본 답게 북 디자인도 장인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닫게 해주는 듯합니다.

 

 

글씨체만 따로 정리해 놓은 책이나 옷감 구할 때처럼 재질만 따로 모으는 등 노하우가 있음에도 새로운 걸 추구하려는 태도가 경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본인은 노력하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디지털화되고 책이 계속 후순위로 밀리며 산업이 축소됨을 몸소 느끼게 해 준다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실제로 기쿠치 씨가 서점에 놓인 자신이 만든 책을 보며 이 힘든 상황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합니다.

 

 

이 산업 자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해결하고자 이 다큐멘터리를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영화들을 보면 문제 되는 지점이 있는데요. 극의 차이일 뿐 거의 모든 영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인 것 같은데요. 일단 쓸데없는 장면이 많습니다.

 

 

바깥을 찍거나 인쇄소 장면이 너무 많더라고요. 다큐멘터리면 재미없이 찍어도 관객들이 이해해 줄 거란 안일함이 확 느껴집니다. 약하긴 하나 자의식 과잉도 있습니다. 기쿠치 씨는 전혀 없지만 영화가 그의 업적을 찬양에 가깝게 주변 친지를 돌면서 칭찬 하나씩 따는데요. 

 

 

오프닝 하나만으로 그가 위대하다는 걸 알 수 있는 관객 입장에선 과유불급이란 사자성어가 떠오릅니다. 이 문제의 모든 시작은 러닝 타임을 맞추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추측합니다. 단편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혁신적인 디자인 개발 과정만 오롯이 담았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별로 선호하지도 않는 내레이션이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시점입니다.

 

이 영화는 의도가 안 좋았다기보다는 다큐멘터리를 잘 몰랐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루는 주제부터 약점까지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사소해 보이는 어느 한 구석도 100% 진심이 담겨있다는 의의와 점점 줄어드는 종이책에 대한 애환이라는 정답에 가까이 감에도 뒷걸음질 친 안타까운 영화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점점 책 생산량이 줄면서 소설의 경우 아기자기한 포스터로 시선을 사로잡으려 하는데요. 한국과 다른 책 디자인에 반가움이 앞섰고요, '그냥 읽는다는 것과 책에 애정을 갖는 건 다르다'라는 말은 건질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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