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정보
영어제목 Riverside Mukolitta
일본어제목: 川っぺりムコリッタ, 2021
개봉: 2023.08.23
장르: 드라마
국가: 일본
등급: 12세 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1분
평점: 7.2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줄거리
과거를 지우고 새로운 삶을 위해 작은 어촌 마을 공장에 취직한 ‘야마다’는 공장 사장의 소개로 낡고 오래된 ‘무코리타 연립주택’에 입주합니다. 그곳에는 남편을 잃고 딸과 함께 살고 있는 집주인 ‘미나미’, 남의 집을 제집 드나들 듯 오가는 옆집 이웃 ‘시마다’, 아들과 묘석을 방문 판매하는 ‘미조구치’가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야마다’는 인연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접하게 되고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감정에 혼란스러워합니다.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 ‘무코리타 연립주택’ 사람들, 가족도 친구도 아니지만 함께라서 외롭지 않습니다.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예고편
영화 <강변의 무코리타> 리뷰, 후기, 감상평
오랜만에 잔잔한 일본 영화 한 편을 만나고 왔습니다. 그것도 여름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화라 극장에서 느끼는 계절감도 반가웠습니다. <카모메식당>이나 <안경>으로 잘 알려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신작으로 언제나처럼 조금은 독특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 사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감독의 전작을 흥미롭게 보신 분이라면 이번 작품 역시 같은 감흥을 느끼실 거라 생각되네요. 어느 한적한 마을의 강변에 자리 잡은 무코리타 하이츠에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우리에겐 <데스노트 L>로 잘 알려진 마츠야마 켄이치가 이사를 오게 됩니다.
뭔가 사회에 적응하기 힘겨워하는 인물이 인적이 드문 마을에 나타나고 이웃과 부대끼게 되는 순간부터의 감정 변화를 따라가는 작품입니다. 사건이랄 것이 거의 없지만 무코리타 하이츠에 사는 이웃들은 각자 자신만의 아픔과 사연이 있으며 이것이 어떤 방식으로 드러나고 해소되는지를 아주 담담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엔 직장이라는 것의 의미와 식사라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 스쳐 지나고 이후엔 굳이 사회라 하지 않더라고 이웃과의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느리지만 또렷하게 보여 줍니다. 끊임없이 등장하는 식사 장면과 한정된 인물들과의 단출한 대화가 전부인데 묘하게 마음의 진동을 일으킵니다.
보는 관객들도 마찬가지지만 영화 속 인물들 모두가 흔들리는 순간 그들을 지탱해 주는 건 별로 중요치 않게 여겼던 이웃이기도 했고요. 더불어 산다는 의미가 고작 같은 건물의 이웃의 존재만으로도 설명이 되고 바로 그 집단에 스며들도록 자연스레 젖어드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개봉한 <콘크리트유토피아>와는 대척점에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요. 집단은 바로 공동체가 되고 서로의 어깨가 되며 함께 보듬어야 할 대상이 된다는 기쁨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
그러나 역시 이런 작품 스타일 상 지나치게 관조적이며 갈등 구조가 폭발하지도 않습니다. 그 갈등 역시 내면의 나와 싸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저 지켜보고 믿어주는 것뿐이기에 영화적이면서도 일반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일본 영화에 많이 단련되어 이런 작품의 매력을 꽤나 느껴보신 분이라면 적극 추천드릴 수는 있습니다.
1인 가구 세대가 대세가 된 지금의 한국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었습니다. 망자의 빈자리를 메워주는 이웃이라니요. 이런 이웃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전에 내가 먼저 이런 이웃이 될 수 있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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