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에이지 크라켄 루비> 정보
영어제목: Ruby Gillman, Teenage Kraken, 2023
개봉: 2023.07.25
장르: 애니메이션/액션/어드벤처/판타지
국가: 미국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91분
평점: 9.7
<틴에이지 크라켄 루비> 줄거리
평범함 뒤에 숨겨진 능력을 가진 반전캐 크라켄 ‘루비’와 검은 속마음을 숨긴 사기캐 빌런 인어 ‘첼시’의 대결을 그린 드림웍스 제작진의 썸머 오션 어드벤처입니다.
<틴에이지 크라켄 루비> 예고편
<틴에이지 크라켄 루비> 리뷰, 후기, 감상평
디즈니 픽사와 경쟁 구도를 취해 성인 취향의 작품을 주로 제작하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신작이자 이번에도 어김없이 클리셰 설정 비틀기를 적극 활용하여 기대감을 한껏 불러 모은 영화 <틴에이지 크라켄 루비>입니다. 드림웍스 역대 최악의 북미 오프닝이라는 타이틀이 달렸을 정도로 흥행에 실패해서 그런지 롯데시네마에서 독점으로 개봉하는 것 같더군요. 최근 <베드 가이즈>, <장화 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덕분에 좋은 폼을 유지하고 있던 드림웍스의 작품인 만큼 영화의 관람 포인트와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매우 올바른 PC>
우선 디즈니 픽사 담당 일진이라는 이미지가 있는 회사인 만큼 공개 당시부터 <인어공주> 실사화에 발맞춰 제작된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으실 것 같은데 확실하게 말씀드리자면 대놓고 노린 것이 맞을 수는 있을지언정 디즈니 <인어공주> 작품 자체를 연상케 하거나 구체적으로 연관 짓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그럼 무엇을 강조했느냐, 바로 인어라는 종족을 무섭고 포악한 종족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아름다운 외관, 바다의 수호하는 존재 '에리얼' 같은 이미지의 순진한 성격을 바탕으로 알게 모르게 고착화된 미디어 매체를 비판한 형식으로 다가왔는데요. 반면 주인공의 종족인 크라켄은 괴수가 아닌 사실 바다의 수호자였다는 설정을 부여함으로써 두 종족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작중 설정 또한 인간들의 입장에서 인어는 인기 폭발, 크라켄은 포악한 괴수로 묘사하여 현실에서의 인식까지 반영한, 말 그대로 올바른 pc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또한 이러한 설정에 맞는 연출들도 꽤 좋은 효과를 발휘했는데요. 예를 들어 남들의 시선을 항상 의식하며 살아왔기에 크라켄으로 변신했을 때 느끼는 스스로에 대한 절망감을 일반 시민에게는 공포 영화를 연상케 하는 장면으로 이어서 보여주거나 괴수에 등장을 라이브 방송으로 송출하는 등등 편견으로부터 발생하는 오해와 갈등에 대한 출발점을 최대한 납득 가능하게 풀이하려는 노력도 좋은 인상으로 느껴졌습니다.
PC에 대한 여론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 만큼 참으로 시의적절한 타이밍의 개봉한 영화인 것 같았습니다. 아무래도 에리얼을 연상케 하는 인어가 등장하다 보니 관람 전부터 <인어공주> 작품에 대한 연관성이 어느 정도는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디즈니 픽사 작품인 <루카>와 <메이의 새빨간 비밀>을 합친 듯한 느낌이 더욱 강하게 들었습니다.
아예 다른 종족이 인간들 사이에 섞여 들키지 않도록 노력하며 살아간다는 부분에서 <루카>가 떠올랐고,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거대한 무언가로 변신해 우여곡절을 겪게 되지만 결국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려 한다는 부분에서 <메이의 새빨간 비밀>이 연상되었습니다. 말 그대로 철저하게 주인공 '루비 길먼'에게 초점에 맞추어 틴에이지물 성장 과정과 가족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여정으로 가득 채워진 영화였습니다. 루빈의 크라켄 가족은 각자 나름대로의 역량을 최대로 끌어내서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대놓고 피부색 생김새부터 다른데 캐나다인이라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면서 납득하는 장면들은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단편적인 것만 보고 인식하는 편견을 묘사하면서도 어떻든 누구나 노력으로 성공한 삶을 일궈 낼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의미로도 보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평생 숨기며 노력해야만 하는 크라켄과는 달리 등장만 하면 관심이 쏠리는 인어의 미모 때문에 이 인식의 차이가 아련하게 다가오기도 하는 등 꽤나 다양한 방식으로 아기자기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루비의 어머는 바닷속에 크라켄의 공격하는 괴수들이 있기 때문에 들어가면 안 된다고 하지만 작중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바다에 들어가 크라켄의 본모습으로 변하는 과정을 통해 그동안 사실을 숨겨온 엄마에게 분노하는 과정을 그립니다. <메이의 새빨간 비밀>처럼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를 사춘기로 비유했던 예시와 비슷하지만 이를 조절하고 상업적으로 이용하던 묘사와는 달리 루비는 오히려 인어라는 일진과 친해져 비행 청소년의 길을 걷는 방향으로 묘사합니다. 때문에 디테일이 '메이'처럼 자세하진 않아서 좀 아쉬운 부분이기도 했어요.
<팝송 적극 활용>
또한 팝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드림웍스의 작품이기에 제목부터 틴에이지가 들어간 값을 하려는 듯이 경쾌한 팝송들이 많이 삽입되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종일관 신나는 곡만 틀어줘서 감정선 잡기가 조금 어려웠지만 이건 취향차일 것 같네요. 그리고 블랙핑크 음악도 나오는데 순간 당황해서 같이 본 친구랑 아이컨택 하기도 했답니다.
<아쉬운 점>
정리하자면 이보다 올바른 pc가 있을까 싶은 주제와 아기자기하면서도 화려한 작화로 바다감성을 나름 매력 있게 어필한 점이 이 영화의 강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이런 점들과는 별개로 아쉬운 점이 상당히 많은 영화였는데요. 우선 <루카>와 <메이의 새빨간 비밀>은 두 작품 모두 훨씬 담백하고 포괄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작품이었지만 가능성들을 최대한 절제하여 적당히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선에서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작품의 스타일을 동시에 가진 <틴에이지 크라켄>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욕심이 보였던 작품이었죠.
당장 말씀드렸던 올바른 PC 주장과 사춘기 성장물을 제외하고도 모녀 갈등, 미디어 매체의 위험성, 그리고 이민자들의 쓸쓸함이 보이기도 했으며 하이틴 로맨스의 히어로물까지 다양한 장 들어가 있는데 여기서 정말 아쉬웠던 점은 이 모든 것들이 명쾌하게 풀이되지 않거나 갈등이 너무 쉽게 해소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리하자면 틴에이지물 감성을 맛만 내고 있기 때문에 서사적인 측면에서 흥미진진한 부분이 없었다는 것이 결정적으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뭔가 서로에게 감정이 많이 실려 있지만 명확한 사연을 보여주지 않아 갈등을 해소하는 과정이 특히나 아쉽더군요. 물론 애니메이션에서 심오한 메시지는 딱히 바라지 않습니다. 드림웍스의 이전 작품인 <배드가이즈>, <장화 신은 고양이>가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보다 생각할 거리를 참신하게 던져주는 작품이었던 점도 있고 무엇보다 이 영화를 제작하신 '커크 드 미코' 감독님이 드림웍스의 숨겨진 명작으로 평가받는 <크루즈 패밀리>를 제작하신 분이기에 아쉬움이 좀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결론 및 마무리>
그래도 어디까지나 어른의 시점에서 본 입장이니 직접 보시고 판단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소 흔한 소재로 진행되긴 하나 설정 자체는 참신하고 작화와 연출이 좋은 것도 사실이며 저 연령층을 노린 영화인만큼 아이들과 함께 보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작화가 괜찮아서 보신다면 극장에서 보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잘 나가려고 시동 거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이 갑자기 역대 오프닝 최하위 2등을 기록했기에 좀 슬프긴 하지만 무더운 여름 시원한 바다 CG를 보러 갈 만한 구실은 충분히 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 <인시디어스: 빨간 문>, 솔직 후기, 재미있나!(리뷰, 해석, 쿠키, 나이, 개봉일, 스포, 결말, 줄거리, 평점, 등급, 러닝타임, 평점, 패트릭 윌슨,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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