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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드라마

영화 <바비>, 솔직 후기, 재미있나! (리뷰, 결말, 개봉일, 등급, 감독, 평점, 그레타 거윅, 마고 로비, 라이언 고슬링, 스포, 예고편, 페미니즘, 아메리카 페레라, 어글리 베티, 다시보기)

by Blue Bloods 2023. 7. 22.

 

 

 

 

 

바비 포스터

영화 <바비> 정보

Barbie, 2023
개봉 2023.07.19
장르 드라마
국가 미국

러닝타임 114분
평점 7.5
등급 12세이상관람가

출연진 
감독: 그레타 거윅 Greta Gerwig
주연: 마고 로비 Margot Robbie(바비 역), 라이언 고슬링 Ryan Gosling(켄 역)

출연: 아메리카 페레라아America Ferrera

 

 

영화 <바비> 줄거리  

원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바비랜드'에서 살아가던 '바비'가 현실 세계와 이어진 포털의 균열을 발견하게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켄'과 예기치 못한 여정을 떠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영화 <바비> 예고편 

 

 

영화 <바비> 리뷰, 후기, 감상편

그레타 거윅 감독의 신작 영화 <바비>입니다. 여러모로 할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감상평이 극명하게 나눠질 것 같은 영화였는데요. 이거부터 먼저 말하고 시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영화에 대해 개인적으로 다소 과하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었고 아쉬웠던 부분도 존재합니다. 결과적으로 흥미롭게 봤다는 입장이라는 것을 전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영화 <바비>는 어떠한 부분에선 논란이 될, 논란이라고 말하면 공격적일 수 있겠지만 요즘 사회에서 다뤄지고 있는 가장 큰 화두를 의도적으로 이슈화시킨 영화입니다.

 

 

예고편만 보고 바비의 화려한 일상을 기대하고 극장을 찾으신 분이라면 적잖이 당황하셨을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바비의 전형성을 비틀어버리는, 그러면서도 여성의 인권에 관한 발칙한 영화일 것이란 건 예상했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어 훨씬 메시지가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작품이었다는 게 개인적인 첫인상입니다. 누군가는 공감과 쾌감을 느끼지만 누군가는 뭔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어요. <바비>는 여성과 남성을 구분하고 특히 여성의 역할, 인권, 지위와 같은 현재의 자리에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불평등에 맞서는 페미니즘 영화였습니다.

 

 

페미니즘. 솔직히 그 부분이 이 영화의 가  큰 논쟁거리이자 무기라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사실 그레타 거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복선이 있었는데 감독의 이전 작품들에서 드러냈던 여성에 관한 이야기들과 느낌이 확연히 달라서 좀 더 놀랐던 것 같아요. 예전 영화들이 은유적이고 추상적인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스레 영화의 메시지에 녹아드는 연출을 지향했다면 이번 <바비>는 대놓고 반복적으로 말하고 심지어 메시지의 주입이 강압적이기도 하여 자칫 프로파간다 영화로 비칠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게 논리적인 설득력을 바탕으로 모든 관객을 끄덕이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러닝타임에 쫓기다시피 메시지만 들어 놓는 형태라 모두의 마음을 잡는 데는 무리가 있었다고 봅니다. 생각보다 좋은 장면도 많고 말하고자 하는 주장이 근거가 좀 더 견고했다면 지금과 같이 평가가 나눠지는 것도 덜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바비 장면3
바비 장면2
바비 장면1

<좋았던 점>

영화의 시작은 화려한 '바비 랜드'로 시작합니다. 어쩌면 오프닝을 포함한 영화의 초반부가 많은 분들이 기대하신,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볼 수 있는 부분이지 않았나 싶어요. 그야말로 상상으로만 떠올렸던 세상 화려한 바비랜드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의상 하며 소품 하며 cg를 포함한 배경하며 특히 모든 바비와 켄이 모여 파티를 펼치는 장면은 오랜만에 눈뽕이 이런 거구나 싶었고요. 마고로비는 빛나고, 두아리파의 음악은 끝내줬습니다. 하지만 이런 황홀감도 잠시, 바비에게 일어난 사건을 기점으로 영화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지게 되는데요.

 

 

사실 이 부분까지만 해도 너무 신박하더라고요. 가상의 '바비랜드'와 현실을 오가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고 라이언 고슬링이 연기한 '켄'의 각성도 꽤나 볼만했습니다. 하지만 바비가 현실 세계에서 만난 인물들과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영화는 속도감을 잃어가요. 영화는 본인들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각인을 위해 일종의 무리수를 두기 시작합니다. 바로 방대한 분량의 대사를 계속해서 반복하는 것이었죠. "여성은 이렇게 하는 게 당연한 거야. 아니 그렇게 해서는 안 돼, 더 나아져야 해."의 흐름을 인물과 배경만 바꾸면서 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영화와 감독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알겠어요. 그런데 계속 반복되다 보니 좀 과하다는 생각, 너무 노골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때문에 영화의 초반 신명 나던 분위기와는 반대로 중반부턴 이상하게 쳐진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영화의 분위기의 활력을 넣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남성 캐릭터 켄입니다. 권위적이고 강압적인, 사회주도적이지만 여성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닌 남성의 특성을 고스란히 반영한 캐릭터 '켄', 그가 망가져가며 그릇된 사상에 세뇌돼 가는 전개는 흡사 블랙코미디 같기도 했고요. 꽤나 공들인 장면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영화의 중후반부는 그레타 거윅 감독의 색채가 가장 잘 드러났다고 봅니다. 초중반의 화려한 장면은 좋긴 좋았는데 감독의 스타일과는 사뭇 달랐거든요. 여기서부터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을,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이야기로 영화는 장르 자체를 변경해 버립니다. 초반이 판타지였다면 중간부터는 드라마에 가까워요. 딱 여기서 아이들을 데리고 극장을 찾은 부모님들이 후회하지 않으셨을까 생각됩니다. 

 

 

소품과 배경의 묘사는 줄어들고 인물의 클로즈업과 대사에 힘을 싣습니다. 끝끝내 답을 찾지 못하고 망가져버린 '바비', 영화의 중후반부에 들어서자 건너선 안될, 어쩌면 이 영화의 가장 통쾌하고 가장 핵심적인, 그러면서도 가장 거부감 있고 가장 논란이 될 만한 인간 주인공의 문제적 연설이 시작됩니다. 이 장면에선 좋아할 사람도 싫어할 사람도 모두가 숨죽여 보게 되더라고요. 심지어 꽤 깁니다. 아메리카 페레라 배우가 이 장면에서 유독 열연을 해서 그런지, 대사가 너무 강렬해서 그런지, 머리를 띵하게 맞는 느낌이었어요.

 

 

이 장면을 통해 그레타 거윅 감독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드는 어중간한 페미니즘 영화를 만들 바엔 노골적이긴 하나 확실한 메시지를 박아놓은 진정한 의미의 컬트작을 만들고 싶었구나 싶었습니다. 연설의 과정 이후로 이어지는 남성성의 몰락과 그에 따른 시대의 평화까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조심스럽지만 이 과정이 누군가에겐 희망을 누군가에겐 허망함을 줄 것 같았습니다. 이 거대한 후반부를 넘어가고 엔딩이 펼쳐지는데 그 부분은 의외로 정말 좋았습니다. 방금까지 강렬한 메시지를 연설하던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뭉클하고 따뜻하더라고요. 

 

 

영화가 무슨 롤러코스터 같죠. 영화는 분명 여성의 인권과 방향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무엇이 될 것인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는 타인이 아닌 본인의 의지라는 메시지는 여성과 남성을 구분 짓지 않고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들리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켄의 성장 과정 역시 이러한 메시지를 반영하고 있기도 했고요. 솔직히 말해 이 영화에서 페미니즘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아쉬웠던 점>

굳이 따지자면 틀린 말을 한 건 없어요. 내가 나일 수 있는 신념, 관념에 머물지 않는 진취적이고 능동적인 삶, 이건 현대인들에게 정말 중요한 과제이자 덕목이죠.  다만 이 영화에서 문제가 되고 아쉬웠던 점은 그러한 가치를 말하고자 하는 데 있어서의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메시지를 훈계하듯, 주입하듯 했던 것 같고, 이러한 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사람이라고 말하는 듯 너무 직선적이고 공격적이었습니다.

 

 

어느 정도의 모순도 보이고 한정된 러닝타임 안에서 영화가 쫓기는듯한 느낌도 받았어요. <바비>라는 영화가 그레타 거윅이 만든 대자본의 '예술영화'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런 자본을 가지고 이런 내용과 메시지의 영화를 만들었어야 했을까? 분명 시대 꼭 필요한 영화인 건 맞습니다. 이런 영화도 있고 저런 영화도 있고, 사람들의 평을 보니 "'마텔'사에서 이런 내용을 어떻게 영화를 만들게 해 줬을까?"하시는 분들도 계시던데요.

 

 

영화의 엔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게 그들이 나아갈 방향과 의지입니다. 지금은 분명 논란이 되고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나중에 가면 모르죠. 분명 확신하는 건 <바비>라는 영화는 지금 현시대보다는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서 다시 평가될만한 영화라는 겁니다. 그게 좋은 평가가 될지 더 나쁜 평가가 될지는 모릅니다. 다만 분명한 건 쉽게 기록이 지워질 영화는 아닐 것 같습니다. 

 

 

<정리, 마무리>

여러모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바비>, 이 영화가 누군가에게 인생작이 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최악의 영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내가 그렇다고 절대 그게 답이 아니에요. 나와 상대방이 똑같지 않다는 걸 인정하는 존중의 시대야말로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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