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탈출> 시즌 1의 마지막 화 재밌게 시청하셨나요? 보통 마지막 화 하면 좀 차분히 그동안의 떡밥을 회수하고 그동안 일어났었던 모든 일들이 조금은 정리되고, 그래서 어느 정도 결말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지기 마련인데 역시 <7인의 탈출>은 기존에 알던 드라마와 다르게 마지막까지 휘몰아쳐서 정신이 없었네요.
시즌 2가 남아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겠지만 결국 시즌 1의 결말은 기존의 방다미와 관련하여 죄를 지었던 민도혁을 제외한 6인과 최종 빌런이었던 케이까지 합쳐서 7인이 탈출하며 악인의 승리로 끝이 났죠. 처음부터 '7인의 탈출'이라는 제목이 내내 이해가 안 갔었는데 결국 케이를 포함한 7인이 헬기를 타고 불구덩이에서 도망가는 모습을 보니까 김순옥이 말했던 '7인의 탈출'이 이거구나 싶더라고요.
끝없이 서로가 서로를 배신하는 악인들이기 때문에 그들이 마지막에 케이 쪽에 선 것은 놀랄 일도 아니고 민도혁의 뒤통수를 치는 한모네도 예상을 했던 바였죠. 그런데 케이를 죽일 거라고 악을 쓰던 양진모가 좀 의외이긴 했지만 노팽이 한정 순정남이지 사실 이 캐릭터도 그간 벌인 짓을 생각하면 비열하기 그지없으니까요.
그리고 케이, 그러니까 심준석은 시즌1에서 죽지 않고 퇴장했습니다. 섬에서 탈출한 이휘소가 분명 세상에 나와 딸인 방다미의 복수를 이어가기 위해선 새로운 얼굴과 새로운 신분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매튜리의 얼굴로 성형 수술을 하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심 회장의 폭로로 매튜리가 심준석인 게 밝혀진 이상 이휘소가 매튜리의 신분을 가로챌 가능성은 없어졌죠.
더군다나 마지막 부분에서 죽기 일보 직전에 민도혁을 구하러 온 강기탁과 이휘소가 나오는 장면에서 왠지 살기를 포기하는 듯한 이휘소의 모습이 나오며 그가 이대로 죽을 것 같은 뉘앙스를 팍팍 풍겼죠. 아니 그럼 방다미 복수는 이렇게 시작조차 못해보고 끝이 나는 건지요.
물론 김순옥 특성상 "죽은 줄 알았지?"라며 또 살려내기도 하겠지만 사실상이 이휘소를 제외하고 방다미의 복수를 해 줄만큼 이 드라마 속에서 다미와 깊은 인연을 가진 사람은 없는 상태잖아요. 이대로 방다미 복수라는 목적을 버리는 게 아니라면 이휘소가 죽더라도 시즌 2에서 그 복수를 이어갈 서사를 가지게 될 인물이 등장해야 되는데 아마 민도혁보다 강기탁이 더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은데요.
금라희와 강기탁이 과거 연인이었던 걸 감안한다면 '방다미 친부가 방칠성의 아들 방현우가 아닌 강기탁이었다' 이런 스토리로 가는 거죠. 물론 드라마 초반에 방칠성 회장이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기 했지만 그런 검사 결과지를 조작하는 건 금라 이에겐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닐 테니까요.
다미에게 애정을 품었던 양아버지인 이휘소가 이대로 퇴장하게 된다면 그 복수를 알고 보니 친아버지였던 강기탁이 이어받게 되는 거죠. 그래서 결국 시즌 2에서는 케이 때문에 친딸을 잃은 강기탁과, 역시 케이 때문에 친아버지를 잃은 민도혁, 두 사람이 함께 케이에게 맞서서 복수를 하는 그림으로 가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데 사실 지금으로서는 김순옥이 시즌 2에서 다미에 대한 복수를 마무리지을 생각이 없어 보이기도 해서 시즌 1도 예상 범위를 벗어나는 이야기로 이끌었던 작가이기 때문에 시즌 2는 더더욱 예측하기가 힘이 듭니다. 그나저나 강기탁이 어떻게 그 섬에 갔는지는 결국 풀어진 게 없는데 그럼 정말 이걸 우연히 이휘소가 있는 섬으로 떠밀려간 걸로 치는 건가요?
게다가 이제 막 섬에서 탈출한 강기탁과 이휘소가 민도혁이 부상당해 쓰러져 있는 건물 옥상까지 찾아온 것도 포함해서 말했죠. 이 정도면 강기탁은 거의 인간 내비게이션인 듯합니다. 어쨌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7인의 탈출> 시즌 1이 이렇게 막을 내렸는데요.
시즌 2가 남아 있기 때문인 걸 알지만 그렇게 나쁜 짓을 한 악인들이 버젓이 탈출하는 모습으로 끝이 나서 좀 찝찝한 게 사실인데, 또 그만큼 시즌 2에서 두 배 더 매운맛으로 응징을 당하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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