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른 김장하> 정보
영어제목: A Man Who Heals the City, 2023
개봉일: 2023.11.15
장르: 다큐멘터리
국가: 한국
등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5분
평점: 9.9
쿠키영상: 1개
출연진: 김현지(감독), 김장하(본인 역), 김주완(본인 역)
영화 <어른 김장하> 줄거리
"어른은 없고 꼰대만 가득한 시대, 당신은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 경남 진주의 어느 한약방, 그곳에는 60년 동안 한약방을 지킨 한약사 김장하 선생이 있다.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도 인터뷰 한 번 하지 않고 많은 이들을 도우면서도 자신의 옷 한 벌 허투루 사지 않는 사람. 11월, 좋은 어른을 기다리는 당신에게 김장하의 이야기가 찾아갑니다.
영화 <어른 김장하> 예고편
영화 <어른 김장하> 리뷰, 후기, 감상평
영화 <어른 김장하>는 제59회 백상예술대상 교양부문 작품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지역 방송사가 수상한 건 이 작품이 최초라고 하니 작품성은 말할 필요 없는 것 같은데요. TV 부문이라는 말로 알 수 있듯 웨이브나 넷플릭스, 유튜브까지 풀버전을 공개했는데 극장 개봉을 준비하며 다 내렸더군요.
당시 후보작이 <국가수사본부>,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었기에 궁금했는데 핸드폰으로 한국 다큐를 집중력 있게 보지 못하는 편이라 극장 개봉이 반가웠습니다. 진주시에서 60년 동안 기부 및 사회봉사를 했지만 내색은커녕 인터뷰조차 거절한 한약방을 운영하는 김장하 씨와 그를 취재하는 김주완 씨를 다룬 작품입니다.
한국 다큐판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영화는 무대에 인터뷰를 위한 의자 하나와 거기에 앉는 한 노년 남성을 비추며 시작합니다. 당연히 그가 김장하 씨인가 싶은데요. 자기소개를 하면 사실 경남일보 기자 김주완 씨로 30년이 넘는 기자 생활 중 진주에 사는 남성당 한약방 주인이자 무수히 많은 단체에 기부하고 환원한 김장하 씨를 취재하는 과정을 읊고 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기 싫어하는 성격에 인터뷰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던 중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기로 하고, 그에게 은혜를 입은 장학생들과 후원 단체, 학교 등을 찾아가 기부한 것들을 살펴보거나 처음 개원했던 사천시로 가 그 당시 생활을 짐작하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그가 생각하는 사회를 물어보며 조금씩 인터뷰가 진행됩니다.
이런 작품들이 처음은 아닙니다. 솔직히 뻔하기도 하고요. 누군가의 선행을 알리고자 하는 마음은 백번 이해하나 자칫하면 자화자찬 및 신격화로 빠지기 쉬운, 해당 주제를 다룰 때 단점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스토리라인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이러한 점을 두 가지로 극복합니다.
하나는 김장하 님이 자신을 드러내기 꺼린다는 점이죠. 소위 국뽕도 대상이 뜨거워야 통하는 건데 자랑할 만한 내용이 나오면 입을 다물거나 심지어 버려진 묘비가 알고 보니 진주 지역에 큰 공헌을 한 역사적 인물이었다는 뉴스를 보고 지원금을 주는데 자신을 알리지 말라 하는 등 차갑습니다.
이런 모습은 선행이 알려졌으면 하는 간절함으로 따라가는데 관객도 이입시킵니다. 문제는 당사자가 침묵하니 내용을 채울 수 없다는 것인데 영화는 타인의 인터뷰로 그 공백을 대체한다는 데 두 번째 장점이 묻어납니다. 단순히 찬양하는 것이 아닌 그들도 김장하 님 성격을 알다 보니 팩트 위주로 짚으면서 겸손함이 배어 있어 안정감 있게 분위기를 끌고 갑니다.
사이 공백을 모던한 음악을 깔며 다큐지만 감정 동요를 주고요. 선한 이들 옆엔 당연히 선한 사람이 존재한다는, 악행엔 이유를 추적해야 하지만 선행엔 그럴 필요가 없다는 듯 김장하 님이 기부를 하게 된 배경을 집요하게 밝히지 않는 등 진정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본인들만의 화법으로 진행시킨 작품이었습니다.
사회를 위해 선함을 기록하는 추적자에 대한 경외까지, 김장하 님을 추적하는 과정도 푸근했지만 이 영화가 더 뛰어난 점은 기자 김주완 님까지 몰입시켜 주는 거죠. 정의감에 불타던 열혈 기자가 처음으로 선한 인물을 다룬다는 플롯은 다큐가 아니어도 흥미로울 텐데요. 당사자인 김주완 기자님을 통해 삶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만든 점이 좋았습니다.
영남뿐 아니라 호남도 오가며 문화, 환경, 여성, 교육, 역사 등 고루 살펴보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낀다든지, 후반에 소회를 밝히며 언론인의 탐구가 무엇인지를 들려주고 억대 기부를 했지만 자가용 하나 끌지 않았다는 김장하 님 상황에 맞춰 차를 타는 대신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심정을 추측하는 이동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기자다운 평등 운동 99주년에 대한 질문 등 다소 날카로움과 달리 감독님이 부드러운 말투로 제자들을 바라보는 생각이나 단골집에서 주로 먹는 음식을 물어볼 때의 온도 차도 인상적인,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다큐라는 한계를 벗어난 태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반복으로 인해 늘어지는 부분은 당연히 있으나 60년을 바친 한약방을 닫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 엔딩은 마치 김장하 님에게 선행을 받은 사람처럼 감격스럽게 만듭니다. 누군가의 선행은 전혀 다른 세상에 사는 이들까지도 뭉클하게 만드는 힘을 보여주는 좋은 영화였습니다.
침묵하는 선행에 이유를 달지 않으며 인터뷰어 말처럼 기록의 의미를 위해서라도 김장하 님 기부를 알려주는 발자취가 맞물린 아름다운 러닝 타임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프레디의 피자가게>, 솔직 후기, 재미있나!(리뷰,결말,정보,줄거리,출연진,등장인물,예고편,개봉일,등급,러닝타임,쿠키,평점,장르,공포,국가,미국,원작,실화,게임,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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