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때문에 어느 정도 김순옥 스타일에 적응된 줄 알았는데 <7인의 탈출> 12화를 보면서 다시 한번 놀라게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지난 화부터 갑자기 강기탁이 스파이가 아닐까 하는 떡밥을 던지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또 느닷없이 매튜리가 이휘소 아닌데? 그럼 누구게? 이렇게 끝나 버렸거든요.
강기탁이 배신자가 아닐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한 달이 넘도록 철석같이 매튜리가 이휘소가 페이스오프 한 것이라고 믿었는데 이런 전개는 정말 상상도 못 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드라마가 시작하기도 전에 가슴팍에 이휘소와 같은 흉터를 갖고 있는 매튜리 역의 엄기준 배우 사진을 공식 홈페이지에 풀면서 시청자들로 하여금 '매튜리는 이휘소'라는 각인을 시켰었습니다.
김순옥이 나름 반전일 수 있는 인물을 왜 저렇게 첫 판부터 까고 시작했을까 궁금했었는데 결국 이런 그림을 그리고 있었네요. 매튜리가 이휘소가 아니었기에 그토록 이휘소인 것처럼 사람들이 믿게 만들려고 했던 거였어요. 진짜 이휘소는 감옥에 갇혀 있는데... 그렇다면 매튜리는 누구일까요? 우선 케이가 매튜리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아닌 거 같아요. 매튜리와 케이는 나이대부터가 너무 다르고 한모네와 아이를 만들었던 5년 전에 케이의 얼굴은 5년 후인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자꾸만 가면을 쓰고 나오긴 하지만 하관을 보면 여전히 김도훈 배우가 연기하고 있죠. 그렇다면 5년 전 방다미 사건이 있던 시점으로 얼굴이 변했거나 얼굴이 바뀔 수 있는 사람이 그 후보일 건데 얼굴에 화상을 당한 이휘소는 감옥에 있는 걸로 나왔고 나머진 다 그대로니까 마지막 가능성은 완전히 새로 등장하는 인물일 텐데 새로 등장하는 인물이 방다미나 케이와 연관성이 없다면 너무 뜬금포겠죠.
그럼 새로 등장하면서 방다미나 케이와 연관성이 있는 사람을 떠올려 보면 두 명으로 압축됩니다. 죽었다고 알려진 방칠성의 아들 방현우, 그러니까 방다미의 친아빠이거나, 심 회장의 친자가 아닌 걸로 밝혀진 케이의 친아빠이거나... 먼저 방현우는 5년 전 당시 죽은 사람이라는 설정이었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부검 장면 나오기 전까진 김순옥 드라마에선 죽은 게 아니잖아요.
과거 회상 장면에서 얼굴이 잠깐 나왔지만 얼굴이야 페이스오프 할 수 있으니까요. 어떤 이유로 죽은 척 살다가 방칠성 회장이 전재산을 이휘소에게 넘기려고 하는 걸 알고 그걸 가로챌 계획을 세운 거죠. 애초에 금라희와 방다미에게 한 행동을 봐선 딸에 대한 복수 때문에 움직였다고 보기 어려울 것 같고 방칠성이 매튜리가 될 이휘소에게 남긴 전재산과 성찬에 대한 어떤 개인적 원한이 이 복수극에 끼어든 이유일 것 같습니다.
자신이 죽은 것처럼 살아야 했던 이유 중에 성찬그룹이 연결되어 있는 거죠. 두 번째 매튜리가 케이의 친아빠라는 가능성입니다. 이건 사실 개인적으로 매튜리와의 대결 구도를 생각하면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데 계속해서 한 가지 걸리는 게 있었거든요. 바로 메튜리의 손톱입니다. 원래 엄기준 배우의 손톱이 아니고 분장을 했거든요. 그렇다는 건 매튜리의 손톱은 드라마 속에서 특별히 연출했다는 건데 그럼 그렇게 한 이유가 있겠죠.
이 손톱은 바로 케이의 손톱과 닮아 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속에서 이런 장치는 보통 유전으로 내려오는 특성을 살려 혈육관계라는 것을 나타내는 데 쓰이잖아요? 케이를 상징하던 손톱은 이미 첫 화부터 노골적으로 나와서 모두들 아실 겁니다. 근데 자세히 보면 엄지 손가락과 새끼손가락만 네일 하트가 되어 있고 나머지 손톱은 엄기준 배우처럼 울퉁불퉁한 모양입니다.
처음엔 울퉁불퉁하고 못생긴 손톱에 대한 콤플렉스로 이렇게 화려한 네일아트를 하는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여기서 좀 이상한 게 그렇다면 모든 손톱에 네일아트를 해서 감춰야 하는데 엄지 손가락과 새끼손가락만 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뒀잖아요? 그래서 드는 생각은 보통 손가락 놀이를 할 때 엄지 손가락은 누구인가요? 아빠죠. 새끼손가락은요? 가족 구성원 중에 막내 또는 아기를 뜻합니다.
케이가 나쁜 짓을 하며 버릇처럼 엄지 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튕기는 이유가 아마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나쁜 짓을 하며 친아빠와의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확인하는 거죠. 케이와 매튜리가 대결이 아니라 적인 척 연기하면서 성찬을 무너뜨리려는 같은 목표로 서로를 돕는 관계라면 이유는 딱 하나, 부자지간인 것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되면 그간의 방다미를 둘러싼 서사가 너무 쉽게 날아가 버리는 거 같아서요. 아니면 지금 둘이 서로 부자지간인 것은 모르고 대결 중이지만 나중엔 부자 관계로 밝혀지는 것일 수도 있겠고요. 결국 아무리 머리를 굴리고 추측을 해봐도 결론은 말이 되든 안 되든 김순옥의 마음대로라서 진짜 케이는 김순옥 작가라는 우수갯소리가 있죠.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정말 궁금해지네요.
<7인의 탈출>, 11화, 리뷰, 강기탁과 금라희는 무슨 관계! 충격!(후기,결말,작가,줄거리,몇부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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