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탈출> 11화에서는 스스로 이휘소임을 밝힌 매튜리와 남철우와 차주란의 느닷없는 러브신, 한모네의 물건 부수고 난리 치다가 갑자기 볼터치 바르기 등 여러 센세이션 한 내용이 있었지만 그중 단연 돋보인 케이였습니다. 매튜리만 설명충인 줄 알았는데도 케이도 설명충처럼 친절히 자신의 이야기를 주절주절 다 해줬는데요.
음... 자기 이름은 함부로 부르지 말라더니 출생의 비밀은 엄청 잘 이야기해 주더군요. 어쨌든 어떻게 재벌집에서 친자식이 아닌 아이를 키우게 됐을까 궁금했는데 역시나 가장 가까이에 범인이 있었네요. 바로 심 회장의 비서 구강재였습니다. 자신의 아이가 다 죽어가게 생겼는데 의사들이 재벌 아들의 콧물만 신경 쓰자 눈이 뒤집혀서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건데요.
심 회장의 와이프는 난산 치료로 멀리 갔다는 설정이지만 태어나자마자 바로 바꿔치기한 것도 아니고 몇 날 며칠 의사들 손에 아이가 있었다는데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게 아이를 바꿨다는 게 설득력이 좀 떨어지지만 성찬그룹을 상대로 친자 사기를 치다니 케이의 친아빠인 구강재 비서도 깡다구가 장난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근데 케이는 자신의 친아버지가 비서인 구강재라는 걸 알고 있나 보네요. 케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게 구강재의 케이를 따온 것 같으니까 말이죠. 그렇게 열심히 재벌 2세로 잘 크고 있던 케이가 낙마사고로 우연히 혈액형이 맞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태도를 싹 바꾼 양부모 때문에 삐뚤어지기 시작해서 결국 자신을 키워준 양어머니를 살해하고 지금의 사이코패스까지 됐다는 건데요.
이 황당한 비밀서사를 접하며 드는 생각은 "김순옥은 한 아이도 제 부모 밑에서 제대로 크는 걸 못 보는 모양이다."입니다. 다미도 금라희가 버려서 양부모 손에 자랐다가 금라희에게 다시 와서 죽고 한모네의 딸은 또 피한 방울 안 섞인 노팽이가 키우고 있고, 민도혁과 심준석은 서로 바뀌어서 친부모가 아닌 사람들 밑에서 자랐잖아요.
근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닐 것 같죠. 알고 보면 방다미도 금라희의 친딸이 아니었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한모네가 금라희의 친딸이었다? 이런 전개요. 어쨌든 심 회장이 그토록 케이의 잘못을 감싸줬던 건 양아들도 아들이라서가 아니라 와이프가 케이 손에 죽은 걸 알고 자신도 그렇게 당할까 봐 겁을 먹고 있어서였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친아들을 찾게 되면 케이를 없애 버리려고 하겠죠. 그 때문에 케이가 민도혁을 그토록 괴롭히고 죽이고 싶어 했던 거고요. 그리고 11화 마지막엔 또 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한모네의 뒤를 밟아서 케이의 은신처를 알아낸 금라희가 그곳에 도착해 피 묻은 손을 씻고 있는 누군가의 얼굴을 보면서 놀라는데 그 얼굴은 바로 강기탁이었죠.
그리고 곧바로 이어진 예고편에서도 마치 강기탁이 케이와 내통했다는 것처럼 그가 케이의 스파이가 아니냐는 의심을 하게 만들었는데요. 하지만 이건 페이크일 것 같습니다. 그는 민도혁을 구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고 이후에도 민도혁이 케이의 목표라는 것을 알고 목숨이 위험해질까 봐 아무것도 하지 말라 하는 것 같았는데요.
다음화에서 정말 강기탁이 케이의 스파이로 그려진다고 해도 케이는 이미 이휘소가 매튜리로 변했다는 것도 알고 그의 티키타카도 해킹에서 정보력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그를 상대하며 속이기 위해서 매튜리와 강기탁이 짜고 연기를 하는 것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인물소개에 원수도 은혜도 반드시 갚는 의리파라고 되어 있고 그동안 자신의 조직원과 노팽희, 그리고 방 회장에게까지도 의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였던 그가 갑자기 케이의 스파이라고 하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러나 또 한 번 생각해 보면 말이 되는 걸 찾기가 힘든 김순옥의 드라마라서 어쩌면 그가 케이랑 또 어떤 출생의 비밀로 엮여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며 민도혁이 매튜리의 조력자라서 악인은 여섯 명뿐인데 어째서 드라마 제목은 '7인의 탈출'일까? '강기탁이 그 숨겨진 악인 중에 1인인 걸까?' 하는 의심도 떨칠 수가 없긴 합니다.
과거 금라희의 부모님을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있어서 금라희에게 쩔쩔매는 강기탁의 허점도 이 복수극을 망치게 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그 어떤 뇌피셜도 추측도 다 소용없는 그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김순옥의 막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에도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는 <7인의 탈출>이잖아요? 12화에서도 그 마라맛 제대로 경험하시기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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