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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덟 개의 산> 정보

영어제목(원제): The Eight Mountains, Le otto montagne, 2022
개봉: 2023.09.20
장르: 드라마
국가: 이탈리아, 벨기에, 프랑스
등급: 12세 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47분
평점: 8.3
누적관객: 2,087명

수상내역: 68회 다비드 디 도나텔로 어워드, 2023

 

 

영화 <여덟 개의 산> 출연진

펠릭스 반 그뢰닝엔 Felix van Groeningen(감독), 샤를로트 반더미르히 Charlotte Vandermeersch(감독), 루카 마리넬리 Luca Marinelli, 알레산드로 보르기 Alessandro Borghi, 필리포 티미 Filippo Timi, 엘레나 리에티 Elena Lietti

 

영화 <여덟 개의 산> 줄거리

알프스에서 만나 친구가 된 두 소년은 자연을 누비며 우정을 나눕니다. 그 후 성인이 된 '피에트로'는 아버지 '조반니'가 세상을 떠난 뒤 산으로 돌아오고 '브루노'와 재회합니다. 

 

영화 <여덟 개의 산>  예고편

영화 <여덟 개의 산> 리뷰, 후기, 감상평

작년 칸 영화제에서 <당나귀 EO>와 함께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1년이 지나 개봉을 했고,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감독 두 사람은 벨기에 출신이라고 하는데 원작에 맞춰 이탈리아에서 제작했습니다.

 

출연진의 경우 <마틴 에덴> 루카 마리넬리가 눈에 들어오고요. 우정을 다루는 초반 <1986 그 여름, 그리고 고등어통조림>이 생각났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삶에 대한 복잡한 이야기를 선보이며 차이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영화는 1.37:1 비율로 산의 풍경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한 남성이 내레이션으로 친구 브루노를 소개합니다. 외동아들로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서툰 어린 피에트로는 부모님이 구매한 산 중턱에 위치한 시골마을 집으로 여름 방학을 오는데요. 거기서 유일한 아이인 브루노를 만납니다.

 

 

광활한 산속, 또래라곤 둘 밖에 없었기에 금방 친해집니다. 토리노로 갔다가 여름방학이 되면 다시 돌아와 같이 노는 나날을 반복하던 어느 날 피에트로 부모님은 삼촌 부부 밑에서 일하는 브루노를 데리고 토리노로 가려하는데요. 산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해 보였기에 피에트로는 반대합니다.

 

 

전조도 없이 이 소식을 들은 브루노의 아버지가 자신이 일하는 곳으로 끌고 가면서 둘은 오랜 세월 만나지 못합니다. 시간이 흘러 돈독했던 아버지 지오바니와 멀어져 홀로 살던 피에트로는 아버지 부고 소식을 듣고 오랜만에 시골 마을로 가는데요. 그곳에서 어른이 된 브루노를 만나며 지오바니가 과거 브루노가 살았던 폐허가 된 집터를 구매했으니 다시 지어달라는 부탁을 들어주고 싶다 말합니다.​

 

초반 아이들이 나와 초원을 뛰노는 장면이 나오고 그 후 30대가 되어 꿈만 가지곤 삶을 살아갈 수 없음을 집중하며 다양한 생각을 곱씹게 합니다. 마냥 산 풍경과 친구, 부모님만 있다면 걱정은 없을 것 같던 유년 시절이 지나고 훌쩍 커버린 브루노를 우연히 마주하거나 홀로 마을에 남겨진 자신을 보며 질풍노도 시기를 앓은 피에트로는 그 과정에서 아버지와 멀어지는데요. 

 

 

보통 영화라면 손찌검을 날리겠지만 지오바니는 혼자 삭히며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합니다. 이 모습은 꾸준히 교류를 이어온 브루노와 비슷한데요. 함께 집을 지으면서 유년 시절을 추억하거나 또 다른 기억을 쌓으며 피에트로는 멀어졌던 아버지 발자취를 따라가는 등 뒤로했던 것들을 다시 짚어보게 됩니다. 

 

토리노 친구 라라가 브루노와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경작지에서 소들을 키우며 낙농업을 하는 과정은 가정을 꾸리지 못한 피에트로와 결을 달리하며 밝은 이미지를 끌어올립니다. 모든 하루에 낮만 존재할 수 없듯 브루노 가정에 가세가 기울면서 부부관계는 악화됩니다. 여름은 간신히 버티더라도 겨울은 날 수도 없습니다.

 

 

벌이도 없는 산에서 생활을 고집하는 브루노와 달리 뒤늦게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찾아 여행을 떠나며 네팔에 정착한 피에트로, 아내가 떠났음에도 산에 남아 겨울을 보내려는 브루노와 그런 그를 말리고도 싶고 걱정이 되어 찾아온 피에트로의 불협화음은 우정으로 포장되었던 날 것의 감정을 표출합니다. 화해를 하지만 산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브루노와 어쩔 수 없이  하산한 뒤 맞이하는 후반부는 당황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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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부분이 떨어져 나간 듯하지만 끝내 그의 몫까지 살아내겠단 다짐은 사랑이나 혈육에게서나 가능한 두 캐릭터를 끈끈하게 묶는 데 성공함과 동시에 인생의 오르막과 내리막, 심지어 낭떠러지는 있지만 정상은 없는 것 같은 현실에서 그나마 버텨낼 수 있는 것들에 대한 예찬을 보내기도 합니다.

 

 

<마무리>

<마틴 에덴>에서 기억나는 공허한 눈빛을 여기선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루카 마리넬리를 포함한 연기가 인상적이고요. 대자연에 걸맞은 웅장함과 처량한 삶들을 위로하는 음악, 웨스 앤더슨이 생각나는 풍경을 담는 촬영 방식도 기억에 남습니다.​ ​엔딩에 헛헛함이 인상적인 영화인데요. 

 

 

러닝타임이 147분인데 템포는 느려서 초반을 지나 집을 짓는 부분은 졸음이 몰려왔습니다. 산을 브루노에 비유한 영화이긴 하지만 굳이 이런 풍경이 없더라도 모든 걸 내려놓은 채 경치 좋은 곳으로 떠나고 싶다 말하는 사람에게 그런 삶에도 비애가 섞여 있고, 버티며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광활한 자연보다도 값질 수 있다는 걸 우정을 통해서 전달한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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