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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 남자> 정보

영어제목: A Man, ある男, 2022
개봉: 2023.08.30
장르: 범죄/로맨스/멜로/스릴러
국가: 일본
등급: 12세 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2분
평점: 8.6
수상내역: 46회 일본아카데미상, 2023

출연진: 이시카와 케이 Ishikawa Kei(감독), 츠마부키 사토시 Tsumabuki Satoshi(키도 아키라 역), 안도 사쿠라 Ando Sakura(타니구치 리에 역), 쿠보타 마사타카 Kubota Masataka(타니구치 다이스케 역)

 

 

영화 <한 남자> 줄거리

“지금부터 당신의 죽은 남편을 ‘X’라 부르겠습니다.” 변호사 ‘키도’는 어느 날 의뢰인 ‘리에’로부터 그녀의 죽은 남편인 ‘다이스케’의 신원조사를 해달라는 기묘한 의뢰를 받습니다. 사랑했던 남편이 불의의 사고로 떠난 후, 오랫동안 소원하게 지내던 ‘다이스케’의 형 ‘쿄이치’가 찾아와 영정을 보고는 “이 사람은 ‘다이스케’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한 순간에 정체가 묘연해진 남자 ‘X’, ‘키도’는 그의 거짓된 인생을 마주하게 되면서 점점 그에 대한 복잡한 감정이 생겨나기 시작합니다. 진실에 다가설수록 충격적인 과거들이 드러나는데... 그는 도대체 왜 다른 사람으로 살아왔던 걸까요. 

 

 

영화 <한 남자> 예고편

영화 <한 남자> 리뷰, 후기, 감상평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이자 46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8관왕에 오른 작품입니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꿀벌과 천둥> 이시카와 케이 감독,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츠마부키 사토시, <어느 가족> 안도 사쿠라,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세이노 나나, <썸머필름을 타고> 카와이 유미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기대가 됩니다. 

 

 

영화는 포스터에 나오는 그림을 비추며 술집으로 보이는 어딘가에 주인장의 대사를 통해 누군가 나가고 들어왔음을 알리며 시작합니다. 문구점에서 일하는 리에는 둘째 아들이 뇌종양으로 사망 후 이혼을 했고 최근엔 아버지까지 여읜 상황인데요. 암울한 그녀 곁에 타니구치가 나타납니다.

 

 

그림 그리는 게 취미였던 그는 나무 베는 일을 배우고 있었는데요. 그렇게 친해지면서 리에의 아픔을 공감해 주며 결혼 후 딸까지 낳게 됩니다. 배다른 아들인 유토와도 사이좋게 지내던 어느 날 작업 중 넘어진 뒤 몸을 쉽게 일으키지 못한 타니구치는 넘어가는 나무에 깔려 죽고 맙니다.

 

 

1년 후 제삿날 연락을 끊었던 타나구치 가족 중 형이 찾아오는데 묫자리와 관련해 리에가 연락을 했지만 동생을 깔보는 태도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고 맙니다. 그렇게 제사를 지내던 순간 동생 영정 사진을 보더니 사진 속의 인물이 실제 자기 동생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 문제는 이혼 당시 도움을 주었던 인권 변호사 키도에게 의뢰하면서 이야기는 확장됩니다. 

 

 

추적 스릴러란 점에선 미야베 미유키 소설 원작이자 변영주 감독님 연출 <화차>나 작년 개봉한 가타야마 신조 감독 <실종>이 생각나는데요.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와 무기력한 일본인을 비춘다는 점에선 말이죠. 앞서 언급한 작품들과 다른 점은 영화가 대사로 언급하지 않는 포근함을 간직한다는 데 있습니다.

 

 

키도가 명명한 X를 찾기 위한 과정 속에 냉담함도 있지만 진짜 타나구치와 연인이었던 고토가 전하는 진심, 끝내 진짜 신분을 찾아내는 데 거기서 그를 그리워하고 괴로움에 시달렸던 사람들... 남겨진 리에와 아들이 사실을 알았지만 그의 마음을  헤치지 않으려는 다짐 등 신분 세탁은 위법이지만 선입견을 벗고 다시 시작해야지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봐 주고 찾아갈 수 있다는 상황이 아이러니하고 안타까워 응원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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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설정을 추적자 역할을 하는 키도가 감정 이입을 하면서 풍부해지는데요. 재일교포로 차별을 경험해 왔고 처갓집은 변호사가 아니었다면 같이 살 수 없을 부유한 환경이죠. 겸손함이 몸에 밴 태도로 자신을 숨기지만 X의 삶을 알아갈수록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어느 순간 자신이 미처 선택하지 않은 X처럼 느껴지고요.

 

 

모든 의뢰가 종료되었음에도 아내와 관련된 이야기를 남김으로써 술집에서 마무리 짓는 엔딩은 다른 이들은 왜 사라졌는가에 궁금했다면 사라지고 싶었던 욕망에 키도가 공감하는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30분 정도 러닝 타임이 지나 등장하고 원톱 주연이라기엔 분량이 많진 않지만 순간 몰입도로 관객 집중력을 올려주는 츠마부키 사토시의 연기가 압권이었습니다.

 

 

유약해 보이지만 내면을 단단하게 숨기고 싶어 하는 쿠보타 마사타카와 조용한 강인함이 뭔지 알려주는 안도 사쿠라 연기도 훌륭했습니다. 과거를 회상할 때 뚝뚝 끊기는 뉘앙스의 브금도 인상적이고요. 사이렌을 바라보는 얼굴을 클로즈업한다든지, 복싱 선수였던 이력으로 넘어진 뒤 특히 괴로워 한 모습 등 떡밥도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판단도 기억에 남습니다.​​

 

 

<마무리>

후반부로 가면 키도가 이입하고 있다는 걸 타나구치 친형 쿄이치로 노골적이게 묘사한 점은 아쉽지만 단점을 찾기 힘든 영화였습니다. <화차>와 유사하지만 당사자 시점이 없다는 차이점이 있는데요, 키도가 추적자임과 동시에 당사자를 체험에  가깝게 따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분 세탁을 한 사람들처럼 복잡한 과거를 가지진 않지만 어딘가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고 싶다는 마음을 끈질기게 쫓아가 낯선 이에게 다른 나를 소개하고 싶은 욕망을 끄집어낸 시간이었던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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