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름날 우리>
원제목: My Love, 你的婚禮, 2021
개봉: 2021.08.25
재개봉: 2023.06.28
장르: 로맨스/멜로/드라마
국가: 중국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5분
평점: 7.7
영화 <여름날 우리> 예고편
영화 <여름날 우리> 리뷰, 후기, 감상평
작품 <여름날 우리>는 국내에서도 280만 명의 관객을 불러 모은 영화, 이석근 감독, 박보영·김영광 배우 주연의 <너의 결혼식>을 리메이크한 중국의 코미디 로맨스 영화입니다. 전체적인 감성이나 분위기, 그리고 허광한 배우가 대만 출신의 배우이기 때문에 대만의 청춘 멜로 로맨스 영화인가 싶지만 엄밀히 말해서 중국영화이고요, 국내작품 <너의 결혼식>을 재미있게 보신 분이라면 이 작품 또한, 아니 어떤 부분에선 더욱 재미있게 볼 요소가 많아졌다는 생각입니다.
워낙 귀엽고 첫사랑의 이미지를 가진 박보영 배우와 훤칠하고 장난기 가득한 하지만 순수해 보이는 김영광 배우의 산뜻하고 훈훈한 투샷, 역시 허광한 배우와 장약남 배우가 충분히 잘 살려줬다는 느낌을 주었고,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독특한 이름 덕분에 생기는 해프닝, 혹은 연관성의 디테일도 잘 표현되어서 리메이크를 하더라도 <의 결혼식>에서만 가지고 있던 그 특유의 디테일도 잘 연출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전체적인 줄거리 역시 대부분이 원작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어서 비슷한 내용을 색다른 느낌으로 전달받는 느낌 또한 들고요. 첫사랑, 청춘, 멜로, 이 세 가지의 키워드를 적당히 잘 버무린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여전히 청춘커플의 이별공식을 비슷하게 그려 낸다는 데에는 아쉬움이 남고 개연성 문제 또한 적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만하면 충분히 재미있고 기분 좋고 또 어딘가 아련한 감정을 들게 만드는 데에는 큰 걸림돌이 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좋았던 점>
그러면 지금부터 최대한 스포일러를 줄인 작품의 좋았던 점과 아쉬웠던 점을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작품의 좋았던 점입니다. <너의 결혼식>이 가지고 있던 원작의 디테일을 계승한 점이었는데요. 작품 <너의 결혼식>에선 남자 주인공 '우연'이 여자 주인공인 '환승희'라는 이름을 버스에서 '환승입니다'라는 소리를 드을 때 기억해 내는데요. 이는 <여름날 우리>에서도 수영 선수인 남자 주인공 '샤오치'가 여자주인공 '요우 용츠'의 이름이 중국어로 수영장이라는 뜻을 가졌다는 부분으로 디테일 비슷하게 가져왔고요.
또한 '샤오치'의 주변 친구들의 모습이나 작품의 전반적인 메시지, 첫사랑에 대한 기억과 후회, 그리고 멋진 이별이라는 키워드 또한 충실히 구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원작인 <너의 결혼식>이 우연을 중심으로 그리고 우연의 시선에서 상황을 그려냈고, 승희의 감정과 상황을 서술하는 데는 조금 소극적이었다면 이번 <여름날 우리>에서는 '샤오치'의 시선에서 작품이 전개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용츠의 심리와 감정을 서술하는 데에도 적극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두 인물의 관계와 상황이 더욱 애틋하게 와 닫게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멜로 로맨스 영화에서 그려내는 인물들의 첫 만남과 가까워짐, 서로의 상처를 마주하며 성장하고 끝끝내 마음을 얻는 다소 정석적인 큰 틀은 가져가되, 이들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자신의 마음을 마주하는 방식도 상대를 바라보는 방식도 보다 성숙해지면서 현실적인 모습으로 그려내기 때문에 사랑스러우면서 짠한 그들의 사랑에 누구 하나의 잘잘못 없음을 충분히 납득시켜 줍니다.
이는 허광한 배우와 장약남 배우의 눈부신 비주얼과 연기력 덕분에 한층 더 깊이 몰입할 수 있었는데요. 96년생인 장약남 배우는 아련하고도 애틋한 첫사랑의 이미지로, 그리고 우리에겐 <상견니>로 이미 팬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허광한 배우가 언제나 기대고 싶고 친구 같은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듭니다. 정말 충치가 생길 정도로 달달한 장면으로 울고 웃기다 가도 이들의 애틋한, 그리고 둘 모두에게 공감할 수 있을만한 현실적인 문제를 가지고 오는 방식은 비유적 정직했다고 생각이 되지만 역시 작품 자체의 톤에는 충분히 어우러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쉬운 점>
그렇다면 이 작품은 좋은 점만 있을까요. 개인적으로 느낀 이 작품은 전반적으로 크게 나무랄 데가 없는 굉장히 보편적인 로맨스 영화라는 생각이기는 합니다. 유난히 자주 싸우고 운동을 좋아하는 잘생긴 소년과 또 유난히 조용하고 공부를 잘하던, 겉은 차가워 보이지만 은근히 따뜻한 예쁜 소녀, 스테레오 타입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직한 캐릭터 설정도 몇몇 개연성을 다소 무시한 듯한 연출도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적 특성상 굳이 트집을 잡을 만큼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청춘 로맨스 영화에서 그려내는 갈등이 현실적인 문제, 더 직설적으로 표현해서 미래를 위해 현실을 포기하기 시작한 남자와 현재의 행복을 함께 느끼며 살아가고 싶은 여자의 모습을 기어코 반복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 지점에서는 현실적인 문제, 취업문제나 집 문제, 꿈에 관련된 문제가 섞여 있지만, 그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으로 남습니다.
장르적인 특성으로 전반부에서는 판타지에 가까운 로맨스를 보여줬으면서 후반부에서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획일화된 갈등을 전개시킨다는 것은 여전히 이사회가, 혹은 사회가 바라보는 청춘 남녀의 모습이 '이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이유는 현실적이고 사회적인 문제로 인한 것이다'라고 못 박아 놓은 것처럼 말이죠.
아쉬운 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 이 작품을 애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원작인 <너의 결혼식>보다 조금 더 재미있고 애틋하게 봤던 것 같기도 하고요. 디테일도 두 배우의 모습도 연기나 작품의 색채까지 마치 이가 상할 걸 알면서도 먹게 되는 사탕 같은 느낌이랄까요? 이 작품은 딱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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