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오킹 때문에 논란이 조금 되는 거 같은 <더 인플루언서>인데 사실 안 보려다가 내가 좋아하는 유튜버인 빠니보틀이 나와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미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드라마도 잘 만들지만 예능도 잘 만듭니다. PD들의 능력치가 참 좋다고 생각하는데 넷플릭스에서 만든 한국 예능들이 글로벌 히트를 기록하는 거 보면 재미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인들이 참 능력이 좋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오킹 관련 이야기는 여기서 할 필요가 없을 듯해서 하지 않으나 편집을 상당히 많이 한 것으로 보이긴 합니다. 그래도 우승자라는 이야기가 있는 만큼 아예 안 보이게는 못한 거 같은데 아무튼 여기서 오킹 관련 이야기는 여기에서 멈추도록 하겠습니다.
<더 인플루언서>는 말 그대로 영향력 있는 77명을 모아 놓고 경쟁을 펼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죠. 우승 상금은 총 3억 원이며 총 5라운드로 진행됩니다. 다음 주에 우승자가 공개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래도 관종들을 다 모아 놓은 프로그램이어서 그런지 등장부터 대단합니다. 사실 나도 유튜브를 많이 보는 건 아니기 때문에 나오는 사람들 중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거 같기는 한데 틱톡은 전혀 안 해서 틱톡 크리에이터는 정말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틱톡의 영향력이 없다 보니 그런 것도 있고 참가자들도 인터뷰에서 이야기하는 거 보면 숏폼 크리에이터들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듯합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쇼츠를 론칭하고 나서 일반 영상 만드는 유튜버들의 수입이 급감했다는 거 보면 안 좋은 감정이 생기는 것도 이해가 가기는 합니다.
특히 1라운드는 좋아요와 싫어요를 받는 미션이었는데 좋아요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몰입한 사이 진용진이 이건 아닌 거 같다고 바로 알아채는 부분이 확실히 머리가 좋은 사람 답다는 생각이 들었죠. 어차피 인플루언서들은 좋은 혹은 나쁜 쪽으로든 소위 말해 어그로를 끌어야 하는 게 생명인데 좋아요와 싫어요가 무슨 상관인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걸 제작진이 과연 몰랐을까를 바로 파악해 내는 사람인데 과연 머니게임 같은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이를 듣자마자 바로 "이건 아니다."라고 깨우치는 빠니보틀도 머리가 좋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이 둘을 제외하면 어쩔 수 없이 관심을 받고 싫어요를 받은 사람, 그리고 마지막에 장근석은 베팅을 한 건데 머리가 좋고 말 그대로 인플루언서들이 살아남아서 신기하긴 했습니다.
욕을 먹든 칭찬을 받든 무관심 속에 제대로 얼굴도 나오지 못한 사람들 보다는 싫어요라도 받은 사람들이 본 투 비 인플루언서가 아니었을까요. 게임 기획도 잘한 거 같고 섭외도 잘한 거 같기는 합니다. 특히 장근석이 나온 건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습니다. 내가 알기로 도쿄에만 부동산이 천억 가까이 있고 돈이 어마무시하게 많은 사람인 것으로 아는데 이런데 나와서 어울리는 거 보면 사람 자체가 참 멋진 거 같습니다.
보통 저 정도 재산 있으면 혼자 남은 돈만 쓰며 살아도 될 텐데 말입니다. 장근석 재산 정도면 은행에서 이자만 받아도 호화롭게 살 수 있는 수준인데 유튜브를 하고 이런저런 도전을 하는 거 보면서 오히려 정말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말이 쉽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인데 관리도 잘해서 전성기 때와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없어 보이더라고요.
본인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나온다면 무조건 재미나게 볼 수 있을 테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나오기 때문에 본인이 평소에 보았거나 팔로우하는 사람이 분 명 한 두 명 정도는 있을 테고 이게 바로 <더 인플루언서>를 보게 하는 힘인 거 같기도 합니다. 빠니보틀 때문에 보기 시작했으니 말이죠.
보기 전에는 한국 인플루언서들이라서 세계적으로도 통할까 싶었는데 온갖 관종들이 많이 나와서, 그리고 포맷 자체가 누가 봐도 재미있을 포맷이어서 글로벌하게도 인기를 모을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특히 이런 서바이벌 게임은 머리 좋은 사람들이 서로 기를 모아 싸우고 서로 힘을 합치고 배신하는 걸 보는 재미가 아닌가요.
요즘은 어린 사람들의 꿈이 인플루언서라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가 봐도 돈을 쉽게 버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죠. 유명 유튜버 영상 1회 협찬비가 1억 원이 넘는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대중들이 그제야 인플루언서가 돈을 얼마나 많이 버는지 알게 되었는데 사실 그전부터도 많이 벌긴 했었죠. 단지 다들 조용히 하고 있었을 뿐이죠. 하지만 냉정히 따지고 보면 인플루언서도 아무나 하는 건 아니죠. 너도나도 유튜브 한다고 뛰어들었다가 망하는 것만 봐도 답이 나옵니다.
저거 대충 해서 하는 거 아니냐고 무시하는 사람들은 요즘은 잘 없겠지만 혹시라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게 얼마나 바보같은 생각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광대가 말은 쉬워도 막상 길가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10분 안에 끌어 보라고 하면 할 수 있는 사람 생각보다 많지 않죠. 그걸 할 수 있는 것도 특별한 능력입니다.
시대에 맞는 예능이 하나 나온 거 같습니다. 우려했던 것과는 별개로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제작비 부문에서는 통 크게 쏘는 건지 세트장이 정말 멋지더라고요. 이런 게 다 돈이어서 미세하게 티가 나기 마련인데 확실히 돈이 많으니 다르긴 다릅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기대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인플루언서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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