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정보
개봉일: 2024.07.31.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장르: 다큐멘터리
국가: 대한민국
러닝타임: 101분
배급: 영화연구소, 영화사 진진
줄거리: “아주 붉은 것은 이미 보라색이다” 잃어버린 팀을 되찾기 위한 FC안양 서포터스 RED의 네버 엔딩 러브스토리가 시작된다!
영화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예고편
영화 <수카바티: 극락축구단> 리뷰, 후기, 감상평, 관람평
15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한국 경쟁부문을 비롯해 춘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무주산골영화제 등에 초청받은 다큐멘터리입니다. 스포츠도 좋아하는 편이라 같이 찾아보는 편인데 이 영화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K리그를 다룬 작품이고 안양 LG 치타스부터 존재한 서포터스 RED를 다룹니다. 그 당시 서포터 창단에 힘썼고 지금은 시민구단이 된 FC 안양을 응원하는 최지은, 최캔디, 최대호 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연출을 맡은 나바루 님이 자신의 고향인 안양에서 이슈를 찾다가 시작한 축알못 시점으로 만들어진 것도 특이합니다.
그깟(?) 공놀이에 일생을 바친 팬심을 추적합니다. 영화는 안양 토박이인 공동 연출자 중 한 명인 나바루 님의 고민으로 출발합니다. 오랫동안 살던 안양을 떠나 이사를 가는데 별 재미도 없는 안양에 무슨 볼거리가 있는지를 말이죠. 주변을 탐색하다 시끌벅적한 종합운동장으로 향하고 거기 서 FC 안양 서포터스 RED를 알게 됩니다.
그중 유서 깊게 활약한 최지은, 최캔디 두 분을 위주로 안양과 K리그를 둘러싼 역사와 현재를 살펴봅니다. K리그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반가운 소재였습니다. 잘 몰라서 안양과 서울, 부천과 제주를 둘러싼 연고지 문제가 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죠.
최강으로 군림했던 안양 LG 치타스를 응원했지만 해외같은 서포터스라는 개념이 없던 시절, 그걸 정립하고 PC가 도입되자 커뮤니티를 만들어 응원문화를 공유하는 향수에 젖는 감회가 갑작스러운 이전으로 분노로 바뀌는 과도기를 안양의 어원인 극락과 불교 이미지를 활용해 축알못들도 이해하기 쉽게 했던 것 같습니다.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시민구단이라도 창단하려는 움직임과 애정, 승격에 대한 열망 등 현재까지 두루 파악합니다. 그 과정에서 홍염을 구해 그라운드에 피우거나 몸싸움과 시위도 서슴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영국 다큐에서나 볼 법한 생경한 장면이 인상적이고요.
치열하게 살아와 역경을 이겨낸 영웅들을 다루는 게 아닌 응원이라는 하찮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는 그들을 물음표가 아닌 느낌표로 보며 그 뜨거웠던 순간을 예찬하고 끝까지 한 켠에 남아 있을 치열함을 조명합니다.
연고지 이전 후 몇 년 간 유명무실했지만 남아 있던 서포터스가 FC 안양이 창단 후 다시 뭉친 것만으로 감사하지만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걸 걸고 승격을 바라는 RED 분들을 보며 선망의 대상을 열렬히 사랑하는 감정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며 소중하다는 걸 일깨워 뜨거워지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마무리
다큐임에도 균형이 무너져 있는 건 흠입니다. 서포터스들의 과격한 행동을 정당화한다든지 음악 사용을 통해 감정을 강요하는 등 몰입을 해치기도 합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이어오면서 전체적으로 겉핥기식으로 넘어가는 내용도 아쉽습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스포츠 팬으로서 이들의 마음에 공감해 낮은 점수를 줄 수 없게 만들죠.
지금은 협회에서 연고지 이전을 하지 말아 달라 하지만 시민구단은 점차 줄여야 한다는 현저히 다른 입장으로 리그 퀄리티에 대한 고민들이 많은데요. 이전 기업과 정부가 이용 가치로만 써먹고 그걸 잘 알지만 응원하는 팬 입장에서 그런 가십을 떨치고 함성의 순수함을 추출하는, 비록 거기엔 기이하고 괴상한 행동을 남발하며 빅클럽과 비교하면 비루한 낭만이지만 강하게 응원을 보내는 헌사와 러브 레터이자 스포츠 업종에 계신 분들이 초심을 되찾기 위함으로 보면 추천드릴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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