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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슬리에게> 정보

영어제목: To Leslie, 2022
개봉일:  2023.11.29
장르: 드라마
국가: 미국
등급: 15세 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9분
평점: 6.8
수상내역: 94회 미국비평가협회상, 2022

 

 

영화 <레슬리에게> 줄거리

“말해주세요,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술에 빠져 수억의 복권 당첨금까지 잃은 레슬리는 몇 년 후, 사이가 틀어진 아들 제임스와 재회하지만 달라지지 못한 모습 탓에 그와 다시 멀어진다. 그런 레슬리에게서 과거를 떠올린 모텔 주인 스위니는 레슬리에게 모텔 청소부 일을 제안하는데… 지난 잘못을 돌이킬 수 없을 때 찾아온 새 출발의 기회!

 

 

영화 <레슬리에게> 출연진

마이클 모리스 Michael Morris(감독), 안드레아 라이즈보로 Andrea Riseborough(레슬리 역), 마크 마론 Marc Maron(스위니 역), 엘리슨 제니 Allison Janney(낸시 역), 오웬 티그 Owen Teague(제임스 역)

 

영화 <레슬리에게> 예고편

영화 <레슬리에게> 리뷰, 후기, 감상평

이 영화를 볼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요. 평론가 평이 좋아 관람하러 왔지만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 지명에 논란이 있었던 작품이어서 조금 망설여지긴 했거든요. 감독의 경우 드라마 연출로 이름을 알리다 이 작품으로 영화 데뷔에 했고요. 안드레아 라이즈보로가 <포제서> 주연과 같은 인물임을 뒤늦게 아는 등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는 영화였습니다.​

 

크고 작은 복권을 놓쳤지만 다시 일어나려는 여성의 삶, 영화는 과거 사진을 번갈아 보여주며 레슬리(안드레아 라이즈보로)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짐작게 한 후 고향에서 복권에 당첨된 그녀를 비추며 시작합니다. 6년 뒤 집세가 밀려 쫓겨나는 레슬리는 주변 이웃에게도 달가운 존재가 아닌 듯 보이는데요.

 

 

과거 영상에선 어렸던 아들 제임스(오웬 디그)는 성인이 되어 엄마를 맞이합니다. 엄마는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어색해 보이는 모자는 아들 집에서 같이 지내기 시작하는데요. 술을 먹지 말라는 제임스 경고에도 하루 만에 집을 뒤져 얻은 돈으로 술을 먹고 들키자 레슬리가 발작하며 싫어하던 고향으로 돌려보냅니다.

 

 

사진으로 가정 폭력 등 순탄치 않았을 삶을 세련되게 표현한 뒤 복권에 당첨, 이젠 인생이 평탄할 것 같은 시작에서 집과 사람 모두가 외면한 바닥에 몰린 그녀를 비춥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아들과 친구 낸시(앨리슨 제니)가 준 기회를 도루묵으로 만드는 알코올 의존증은 속터짐을 안기는데요.​

 

고향에서 찬밥 대우를 받고 술과 대마초에 의지하는 그녀에게 사정을 모르는 모텔에서 숙식하며 일하는 스위니(마크 마론)가 다가옵니다. 처음엔 노숙자로 보여 내쫓았지만 놓고 간 분홍색 가방을 뒤져보던 중 사진에 변심을 일으켰는지 돌아온 그녀에게 일자리를 제안하는데요.

 

 

 

과거를 알고 있는 동창이자 모텔 주인 로열(앙드레 로요)은 반대하지만 밀어붙이면서까지요. 그럼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내쫓은 낸시를 욕하지만요. 스위치가 한계를 느끼고 가방을 돌려주자 오랜만에 마주한 아들 사진을 보고 레슬리는 아마 처음으로 술을 끊겠단 결심을 합니다.

 

 

하층민 백인을 다룬 성장극이 전형적인 미국 영화 무드인데요. 웰메이드 정통극은 언제나 환영받듯이 그 올곧음이 인상적이죠. <톡 투 미> 주인공 못지않은 정신 못 차림이 초중반 이입을 방해하지만 뒤늦게 깨닫는 순간을 질질 끌지 않으며 집중도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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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에서 발견한 아들을 다신 못 볼지도 모르겠단 마음은 바르게 살아야겠단 다짐으로 다가오는데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는 태도가 좋았고요. 잘 살려 하지만 주변 시선들은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인생을 바꿀 기회를 복권 상금을 날리면서 더 이상은 없을 거라 믿기 때문인데요. 그 안을 외부인 스위치가 개입한다는 게 인상적입니다.

 

 

단순 깔보는 인물로 나올 것  같던 남자가 이유를 알리지 않는 호의로 보살핀단 점에선 인생에 있어 기적은 일확천금이 아니라 이런 사소한 호의이구나 느끼게 해 줍니다. 이 과정에서 집단적 린치에 가까운 공격에 술을 마실지 말지 하는 주인공 갈등은 스릴러에 가깝게 묘사하는 긴장감 등 다양성이 있죠.

 

 

배우들의 호연도 기억에 남는데요. 이유 없는 호의의 이유를 뒤늦게 설명하는 마크 마론과 냉정하지만 인간미가 느껴지는 역할에 찰떡인 앨리슨 제니, 상대적으로 경력이 적음에도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순간과 레슬리를 뒷받침하는 임무를 적은 러닝 타임에 해내는 오웬 디그였고요. 컨트리 음악이 주인공 심정에 맞춘 가사를 통해 분위기에 녹아든 점도 언급하고 싶네요.​

 

초반 술과 마약에 절은 마른 몸과 비틀대는 몸짓, 불안한 눈빛이 엔딩에서 되찾은 탄탄함과 아들을 만나 빛나는 눈으로 변하는 과정, 모두 허투루 쓰지 않았고요, 해피엔딩까지 가는 게 익숙한 길이긴 하나 마음을 고쳐먹는 과정에도 위기감을 인상적으로 조성하는 연출적 힘을 가진 영화였습니다. 

 

자의식 과잉 등 뽐내기 바쁜 영화들 사이에서 줄거리만으로 끌고 가는 휴먼 스토리가 심금을 울리는 시간이었습니다. 편견 때문에 안 봤더라면 후회했을 뻔했고요, 기적은 일확천금이 아니라 이유 없는 사소한 호의라는 걸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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