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드라마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고려 거란 전쟁>은 너무 재밌게 보고 있습니다. 분명 이 드라마는 다른 드라마들과 차별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고증에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것입니다.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이나 전투를 하는 방법, 며칠 동안 전쟁이 치러지면서 그들이 어떻게 전쟁을 치러 가는지, 전쟁 시에 백성과 궁 사람들의 뭐 이야기 등 전쟁이 벌어지면서 일어나는 주변에 대한 여러 디테일한 이야기들이 상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전쟁을 오락거리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락거리로 만드는 것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여러 사극에서 전쟁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요소 중 하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군은 최대한 나쁘게 설정해서 시원하게 물리치는 쾌감 이런 거에 초점을 맞췄죠. 하지만 이 드라마는 참혹한 현실적인 것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입니다.
그것의 절정을 보여주는 것이 6화 마지막에 등장한 양규의 절규인데, 이거는 드라마를 꼭 보셔야 알 수 있는 감정입니다. 보면서 진짜 와 놀라웠어요. 한 사람의 일대기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사극은 한 사람의 일대기를 주로 다뤄왔습니다. 아무래도 세트 및 의상 비용 때문에 최대한 많은 회차를 뽑아야 했던 사극이기 때문에 최소 60회 차 이상을 편성하였다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긴 이야기를 다룰 수 있는 일대기를 선택한 것인데 이 드라마는 여요 전쟁을 선택했습니다. 제2차, 3차 여요전쟁의 전후를 다루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는 약 10년의 시간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의 일대기를 60부작에 담는 드라마에 비해서 10년을 32부작으로 담는 이 드라마가 전쟁의 전후 상황을 조금 더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어서 더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것이죠.
당시의 전쟁을 어떻게 준비했고 어떤 과정으로 치러졌는지 이러한 것들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보여 준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전쟁이 이야기의 중심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중심이 된 이야기가 아니라 전쟁에 참여한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고 상황에 따라서는 그 누구도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양규처럼 말이죠.
총 32부작 드라마인데 아직 6부까지 봤지만 이 드라마는 기존에 봤던 다른 사극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단순히 유희를 위한 것보다는 정통 사극이라는 코드에 맞게 고증에 더욱 신경을 쓴 느낌이죠. 그런데 오히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진짜 사극을 보는듯한, 우리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당시의 시대상 등을 볼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오히려 더 흥미롭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촬영이나 CG, 개인적으로는 컬러그레이딩, 흔히 말하는 때깔에 굉장히 신경을 쓰는 게 느껴집니다. 애초에 조명과 촬영에 상당히 신경을 쓴 것이 느껴져서 퀄리티 높은 화면을 보여주는데 넷플릭스에서 4K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방영이 되고 있는 드라마가 4K로 서비스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그만큼 KBS에서 정말 많은 신경을 썼다는 것이죠. 4K로 보시는 것을 추천을 드립니다. 그동안 이런 드라마가 왜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역사를 제대로 다루는 상당히 퀄리티 좋은 드라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작 소설 자체도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가 더욱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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