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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킬러> 정보

영어제목: The Killer, 2023
개봉일: 2023.10.25
장르: 스릴러
국가: 미국
등급: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8분
평점: 7.4

 

 

영화 <더 킬러> 줄거리

자신을 철저히 통제하며 오직 계획하에 움직이는 냉철한 킬러가 단 한 번의 실수로 타깃을 놓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누아르 스릴러.

 

영화 <더 킬러> 출연진

데이빗 핀처 David Fincher(감독), 마이클 패스벤더 Michael Fassbender, 틸다 스윈튼 Tilda Swinton, 소피 샬롯 Sophie Charlotte, 알리스 하워드 Arliss Howard, 찰스 파넬 Charles Parnell, 케리 오말레이 Kerry O'Malley, 살라 베이커 Sala Baker

 

 

영화 <더 킬러> 예고편

영화 <더 킬러> 리뷰, 후기, 감상평

매년 이 시기가 되면 오스카 시즌을 겨냥해 넷플릭스가 작품성 높은 영화들을 공개하는데요, CGV 극장 제한 상영으로 선공개된 작품입니다. 올해는 극장 공개 작품을 축소시킨 듯해서 더 반갑네요. <맹크>에 이어 다시 넷플릭스로 컴백한 데이빗 린치 감독 작품입니다. 

 

 

동명의 프랑스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8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죠. 소설 원작 범죄 소설이란 점에선 <나를 찾아줘>가 떠오릅니다만 블랙 유머도 들어가 있는 게 특징입니다. 

 

 

영화 <더 킬러>는 프랑스부터 시카고까지 전문 킬러(마이클 패스밴더)가 복수를 실행하는 상황을 전달합니다. 시작은 리모델링이 전혀 안 된 건물에서 킬러가 타깃을 기다리면서 전개됩니다. 경험을 통해 쌓아 온 노하우나 살인으로 얻어진 삶의 철학을 내레이션으로 읊습니다. 철수 직전 타깃이 모습을 드러내고 늘 그랬던 것처럼 방아쇠를 당기지만 옆에 성매매 여성이 대신 맞게 되고 처음 미션에 실패한 그는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날아갑니다.

 

매 순간 긴장을 놓지 않던 그는 가옥에 누군가 침입했음을 깨닫고 아내(소피 샤를로치)가 공격받았음에 격분해 클라이언트와 연계된 이들을 복수하기 위한 여정을 떠납니다. 

 

<존 윅> 시리즈 같은 액션극이 떠오르는 플롯인데요. 거장다운 색다른 톤이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말은 없지만 내레이션을 통해 계속 관객에게 설명을 하는 초반을 지나 거의 10할은 될 거라던 살인청부 실패, 그 후 이어지는 여정은 고요하면서도 냉철하며 블랙 유머를 곁들입니다.

 

 

파리에서 도미니카공화국, 미국 뉴올리언스, 플로리다, 뉴욕, 시카고를 거치며 민첩하고 주도면밀하나 긴장이 풀리고 비행기 안에서 하염없이 잠에 든다든지, 경비를 삼엄하게 해도 당사자가 수박을 먹고 싶으면 배달원으로 변장하면 그만 아니냐는 조롱은 진중함을 깨고 싶어 하는 신선함이 엿보입니다.

 

아내를 공격한 전문가 역으로 나오는 틸다 스윈튼의 유머는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여기에 영화를 관통하는 대사도 치는데요, 죽는다는 걸 아는 기분을 언젠가 당신도 느낄 것이며 임무 실패에 위안 삼고자 바로 죽이는 것이 아닌 대화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로요.​

 

 

누구보다 뛰어난 킬러임을 자부하지만 실패 후 복수를 시도하는 순간 심장박동을 체크하는 스마트 워치를 빼며 변주를 주고 감정 없다 하지만 결전에서 죽였던 이들의 마지막 목소리를 오버랩한다든지 그간 자부했던 과거가 무너진 순간 자신이 저지른 과오나 직업에서 얻은 성격을 죽이는 스토리로도 보입니다. 

 

장르 클리셰를 비틀어 다른 대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선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피그>가 떠오르기도 하는, 초반 실수를 자기 자신과 관객에게 설득하기 위한 과정이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이클 패스밴더를 포함한 틸다 스윈튼, 찰스 파넬, 케리 오맬리 연기도 좋았습니다. 

 

침착함에 발맞춘 브금은 배우 못지않은 존재감을 뽐냅니다. 작업 중 킬러는 이어폰을 꽂고 음악을 듣는데요. 킬러 단독 클로즈업엔 음악이 새어 들려주는데 배경이나 타깃으로 카메라를 돌리면 해당 음악을 풀 사운드로 들려주는, 살인이 아닌 다른 장면들이 비현실인 것처럼 느끼게 해 둔 연출도 기억에 남네요.​

 

 

영화관에선 집중하며 볼 수 있겠지만 핸드폰 등 한정된 공간에서 본다면 몰입이 어려울 수 있을 것 같고요, 배경 설명이 거의 없고 우연으로 엮인 인물도 사정없이 죽이는 등 과한 지점도 이입에 지장을 줍니다. 마틴 맥도나 감독 작품처럼 죽음이나 고통에 의연한 캐릭터들이나 가장 벌벌 떠는 고객(알리스 하워드)에 맞춘 죽음보다 더 끔찍한, 모든 걸 의심하고 공감을 버려야 하는 딜레마를 선사해 주는 엔딩도 좋았습니다.

 

 

이번이 열두 번째 작품임에도 아직 죽지 않았음을 보여준 데이빗 린치를 목도한 시간이었네요.  자신의 과오와 과거를 죽이는 살인마, 블랙 유머를 곁들인 린치식 범죄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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