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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 철수 리>

영어제목:Free Chol Soo Lee, 2022
개봉일: 2023.10.18
장르: 다큐멘터리
국가: 미국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86분
평점: 8.7
수상내역: 26회 토론토릴아시안국제영화제, 2022

 

 

영화 <프리 철수 리> 줄거리

1973년 6월 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거리 한복판에서 중국인 갱단이 총격을 받고 사망한다. 5일 후, 한 동양인 청년이 살인 용의자로 긴급 체포된다. 이름 ‘철수 리’, 21살의 한인 이민자였다. 동양인 외모를 구별 못하는 백인 목격자들의 증언으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이철수는 곧장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폭력적인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대로 묻힐 뻔했던 사건은 한 기자의 심층 보도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다. 한인 최초의 미국 주류 신문사 기자였던 이경원은 차이나타운 취재 중 우연히 이철수 사건을 접하고, 엉터리 재판 과정을  폭로한다.

 

 

이철수의 억울한 사연이 알려지며 한인 이민 사회와 종교계가 들끓고, 재심을 요구하는 구명 운동이 시작된다. ‘프리 철수 리’ 운동이 아시안아메리칸 사회를 뒤흔들며 빠르게 번져가던 중, 교도소 안 이철수는 갱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다 진짜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10년의 재판, 그리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이철수의 나머지 삶의 반전! 2023년, 모두의 기대를 배반하고 충격적인 감동을 선사할, 당신의 인생 영화가 될 최고의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 철수 리> 출연진

하줄리 Julie Ha(감독), 이성민 Eugene Yi(감독), 이철수 Cholsoo Lee(본인 역), 이경원K.W. LEE(본인 역), 유재건(본인 역), 랑코 야마다 Ranko Yamada(본인 역), 제프 아다치 Jeff Adachi(본인 역), 세바스찬 윤 Sebastian Yoon(내레이션 역)

 

영화 <프리 철수 리> 예고편

영화 <프리 철수 리> 리뷰, 후기, 감상평

개봉 소식은 전부터 들렸는데 10월에서야 모습을 드러낸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 철수 리>입니다. 38회 선댄스 영화제 아마존 논픽션 상, 38회 로스앤젤레스 아시안 퍼시픽 영화제 국제 다큐멘터리 경쟁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고요. 토론토 릴 아시안 영화제, 산타바바라 영화제에 최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에도 초청받았습니다.

 

 

스티븐 연이 호평한 점도 홍보에 쓰였죠. <에이미><디에고> 아시프 카파디아 감독 연출이 생각나는 과거 영상들을 이용한 편집과 1970년대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에서 벌어진 사건을 팩트 위주로 짚는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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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샌프란시스코 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며 시작합니다. <Tower of Power - You're Still a Young Man>이란 노래가 흘러나오며 변호사 랑코 야마다가 인터뷰어로 등장하죠. 그녀로부터 한 사건과 인물이 소개되는데요. 1973년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그 안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이철수 씨입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엄마를 피해 길거리에서 지내며 절도 혐의가 있는 21살 남성이 호텔 방 안에 실수로 쏜 총은 차이나타운 교차로에서 일어난 총격 살인사건의 피의자로 둔갑합니다. 억울함을 표했지만 3명의 목격자가 모두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했고 속전속결로 처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습니다.

 

감옥 안에서 꾸준히 편지를 통해 결백을 주장하던 그는 랑코를 통해 언론인 이경원 씨를 알게 됩니다. 무수한 아시아인들이 있었음에도 10M 이상 떨어진 백인들만 목격자로 내세웠고 철수 씨를 중국인이라 단정 짓는 경찰, 그마저도 다른 키와 얼굴, 당시 미해결 총격 사건에 대한 시장의 압박 등등 미심쩍은 지점들을 파악하던 중 교도소에서 철수가 다시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다큐멘터리이지만 범죄 실화를 다루고 있고 누명과 인종차별, 재판들에 추가 살인사건 등 보는 내내 지겹기가 어려운 소재들로 가득 차 있는데요. 개인에게 집중할 수밖에 없는 주제이지만 그 안에서 아시아 공동체를 뭉치게 한 트리거라는 의의를 전면으로 내세웁니다.

 

 

국적을 초월한 인권 변호사들과 활동가들이 '프리 철수 리' 프로젝트에 합류하고 재심과 석방 요구를 위해 기금 운동과 유명 변호사 선임까지 하는데요. 무고한 범죄자에 대한 연민을 넘어 70년대 만연했던 아시아 차별에 대한 불만이 터져 나와 이들을 뭉치게 만들었던 순간을 과거 영상 편집 방식으로 잘 드러냅니다.

 

또 다른 목격자의 증언이나 달랐던 탄환, 재심 선고 순간 등 파면 팔수록 박진감을 주는데요. 그 가운데 중심에 서 있는 이철수 씨를 세심하게 돌보는 연출도 좋았습니다.​​

 

 

초반에 억울함을 이미 설명한 영화가 이경원 기자에게 다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은 어떻게 할까 궁금했는데요. 1952년 한국전쟁 때 태어나 가난한 한국 시설과 어머니가 끌고 오듯 온 미국 생활과 그 안에서 비행 청소년이 되는 과정을 학교와 소년원, 당시 한국 배경을 오가는 편집으로 들려주며 이철수 씨를 관객들로 하여금 이해하게 합니다. 

 

그렇기에 석방 후 다시 마약과 범죄에 빠져드는 걸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1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했지만 오해받았던 갱단 생활을 그때 처음 한다던가, 그러면서 화상을 입어 잘생긴 얼굴이 달라졌다든가를 회피하지 않는데요. 그렇기에 50대가 된 그가 나오는 후반부는 묘한 감동을 줍니다.

 

 

험한 인생사를 경험한 그를 되돌아보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하면서 어두워서 두렵거나 싫었던 점도 언급해 중립성이 느껴지고요. 그때를 회상하며 치열했던 공동체 대비 아직도 반복되는 아시아 혐오 범죄에 대한 씁쓸함도 떠올리게 합니다.​​ 평범한 다큐멘터리를 벗어나는 플롯으로 구성된 점은 취향 저격인데요

 

 

<나의 집은 어디인가>나 <화산만큼 사랑해>가 떠오르는데요, 애니메이션을 사용한다던가 과거 영상과 사진을 사용한다든가 등으로요. 이 작품은 여기에 더해 편지 시퀀스가 더해집니다. 그간 주고받았던 편지들을 보여주며 그중 핵심 문장들을  강조하며 서정성을 올려주고요.

 

 

인터뷰를 들려주는 동안 배경을 교도소나 법정, 미국 전반적 풍경이나 심지어 사형장까지 번갈아 비추며 이미지적으로도 볼거리가 풍성합니다. 한국어 인터뷰도 종종 들리는 등 듣는 재미도 있는 영화였네요.​​ 교도소에서 살인을 저질렀고 과거가 어떻든 폭력적인 행동으로 소년원에 간 뒤로도 마약 등 문제적 행동을 하는 주인공을 내세웠기에 이 인물을 다루는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당연한데요. 

 

 

후반으로 갈수록 엇나가는 그를 옹호하는 듯한 스탠스는 아쉽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이철수 씨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가 필요하단 생각이 듭니다. 이 험난한 사회에 운이 나빴던 이철수나 성공한 언론인과 기자, 활동가였지만 차별만큼은 십분 공감한 공동체가 만나 화합을 이루고 해내는 순간을 돌보는 방식은 혁신적인 연출만큼이나 인상적이었네요. 비정한 세계에 파묻힌 개인과 그 무게를 뚫고 싶었던 공동체 모두를 잘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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