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킴스 비디오>, 솔직 리뷰, 재미있나!(후기, 결말, 정보, 개봉일, 러닝타임, 스포, 등급, 쿠키, 장르, 다큐멘터리, 국가, 미국, 평점, 예고편, 김용만, 비디오 대여점)

 

영화 <킴스 비디오> 정보

영어제목: Kim's Video, 2022
개봉: 2023.09.27
장르: 다큐멘터리
국가: 미국
등급: 12세 이상관람가
러닝타임: 88분
평점: 9.8

 

 

영화 <킴스 비디오> 줄거리

영화는 지금은 사라진 킴스비디오가 갖고 있던 방대한 비디오 컬렉션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이비드 레드몬을 따라갑니다.  킴스비디오는 55,000편이 넘는 인기 영화와 희귀 영화를 갖춘 뉴욕의 상징적인 비디오 대여점이었습니다. 영화의 형식과 트로프를 자유자재로 가지고 노는 감독의 추적은 기이하고 집착적으로까지 느껴집니다.

 

 

이 추적은 시칠리아로 이어지고, 그곳에서 감독은 지역 정치의 거미줄에 걸려듭니다. 이 추적은 그를 한국으로도 데려갑니다. 그는 컬렉션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라며 수수께끼의 인물 김용만 대표를 쫓습니다. 

 

 

영화 <킴스 비디오> 출연진

데이비드 레드몬 David Redmon(감독), 애슐리 사빈 Ashley Sabin(감독), 김용만(본인 역)

 

영화 <킴스 비디오> 예고편

영화 <킴스 비디오> 리뷰, 후기, 감상평

'킴스 비디오'는 1980년대 뉴욕 이스트빌리지에 자리 잡은 시네필의 성지입니다. 구하기 힘든 비디오 55,000편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고 대여할 수 있는 곳으로 회원수 250,000명. 마틴 스콜세지, 쿠엔틴 타란티노, 코엔 형제, 로버트 드 니로가 단골이었다는 이곳 '킴스 비디오'는 그야말로 시네필의 천국입니다. 아니 천국이었죠. 흔적 없이 사라져 버렸으니까요. 

 

영화는 킴스 비디오가 키운 미친 영화광들이 추억의 장소를 찾아 나서는 것은 물론 추억을 다시 현재로 끌어오는 프로젝트를 담았습니다. 이곳의 운영자는 한국인이라는 것 정도만 알려진 미스터리한 인물 '미스터 김'. 이야기는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미스터 김, 본명은 김용만, 어릴 적 미국으로 건너와 집안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과일 노점상을 시작으로 세탁소 운영을 거쳐 킴스 비디오를 열었습니다. 힘든 가운데 영화 학교에 진학해 감독을 꿈꾸었고 하나둘씩 수집한 비디오를 모아 같은 취미와 꿈을 가진 이들과 공유하고자 '킴스 비디오'의 문을 열었습니다. 여기까지만 해도 인간 극장 감인데 놀라움과 감동은 이제 시작일 뿐입니다. 

 

 

구하기 힘든 영화, 해적판까지 다양한 루트를 통해 수집한 작품들은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을 한 데 불러 모았습니다. 입소문이 나고 다섯 곳에 지점까지 생기면서 늘 사람들로 북적이던 곳... 그러나 영화에 미친 자들을 양성하고 하나로 묶어주었던 꿈의 공간은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영화 감상이 가능해지고 다양한 루트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환경이 되면서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이죠. 영화는 킴스 비디오가 문을 닫을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을 인터뷰하고 각종 자료를 찾아 킴스 비디오의 운영자와 비디오의 행방을 추적합니다. 킴스 비디오 폐점 당시 미스터 김과 직원들은 대량의 비디오를 보관 및 관리할 수 있는 적당한  장소를 찾기 위해 수소문했습니다.

 

 

40여 곳에서 의뢰를 받았고 그 가운데 선정된 곳은 이탈리아 남쪽에 자리한 살레미였습니다. 최적의 관리와 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이 언제든 가서 즐길 수 있다는 약속을 받고 그의 소장품을 옮기는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이후 전 세계 시네필이 환장하는 미스터 김의 소장품 '비디오'는 어떻게 됐을까요?

 

 

영화 <킴스 비디오>는 파란만장한 사연을 따라갑니다. 여기엔 살레미에 얽힌 정치·사회적 이슈도 담겨있고 더 나아가 번영과 쇠락의 역사도 함께 합니다. 살짝 언급하자면 마피아도 등장합니다. 영화광은 마피아보다 끈질겼습니다. 영화를 사랑하고 킴스 비디오를 그리워하는 '영화의 유령'들이 합세해 재기 발랄한 첩보전을 펼치며 비디오를 되찾기 위해 은밀한 수송작전을 펼쳤기 때문입니다.

 

 

긴 시간을 들여 하나하나 풀어가는 비디오 되찾기 프로젝트는 발랄한 모습에 흐뭇한 동시에 한편으로는 서글프기도, 감동적이기도 합니다. 비디오 대여점의 추억을 갖고 있는 세대라면, 어릴 적 영화 꽤나 봤다는 관객이라면 그 기쁨, 그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처럼 다양한 경로로 보고 싶을 때 즉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절대 알 수 없는 그 시절의 설렘은 대단했습니다. "오늘은 내가 보고 싶었던 비디오를 빌릴 수 있을까?", "내 앞에 대여한 사람이 반납을 했어야 하는데..."라며 최신 비디오 대여 경쟁에서 뒤처진 아쉬움을 곱씹는 동시에 기대를 안고 비디오 대여점에 도착하기까지의 행복은 그 어디에도 비할 바가 아니었죠.

 

 

비디오 시대가 저물고 '긴급 처분' 푯말이 붙은 비디오를 하나라도 더 쟁여놓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지금처럼 줄거리부터 결말에 이르기까지 착착 정리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몇 배속으로 감상하는 시절이 올 줄 누가 알았을까요.

 

영화 <킴스 비디오>는  사라진 장소와 소장품을 찾는 스토리 자체도 흥미롭지만 이를 표현하는 방식도 흥미롭습니다. 미스터 킴을 찾는 여정을 담는 동시에 그간 숨겨졌던 사연을 담으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영화 속 장면으로 표현했기 때문이죠. 영화 곳곳에 "아, 저 영화!" 하며 숨은 그림 찾기 하듯 하나하나 발견하는 기쁨이 쏠쏠합니다.

 

 

<마무리>

표면적인 스토리 외에 아는 만큼 더 보이는 영화라고 해야 할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와  명작까지 감상할 수 있는 매력 만점 다큐멘터리 영화 <킴스 비디오>. 긴 세월을 영화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부딪고 견뎌온 김용만 선생님과 '영화의 유령'으로 불리는 시네필, 이들의 정성과 바람이 커다란 여운과 울림으로 자리합니다.

 

'킴스 비디오'라는 이름만 듣고도 심장이 뜨거워진다면, 비디오 대여점을 들락거리던 추억이 있다면, 만일 그렇지 않더라도 영화를 통해 세상을 만나고 꿈을 키웠던 이들이라면 분명 이 작품 속에서 큰 기쁨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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