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문> 정보
The Moon, 2023
개봉 2023.08.02
장르 SF/액션/드라마
국가 한국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29분
평점 8.9
영화 <더 문> 예고편
영화 <더 문> 리뷰, 후기, 감상평
영화 <더 문>입니다. 영화의 반응은 압도적 몰입감 그 자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영화 공개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 sf물이 가능할지, <마션>, <그래비티>를 경험한 국내 관객들의 눈높이를 과연 맞출 수 있을지, 이번에도 신파려니 했던 분들 분명히 있었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영화는 이 모든 우려를 130여분 러닝 타임 동안 충분히 상쇄시키고도 남은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극장에서 공개되는 SF 영화라는 워딩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잘 만든 SF 영화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화려한 볼거리에만 집중하느라 드라마에 소홀했느냐, 그건 아니었습니다. 영화는 찐입니다. 잘 짜인 드라마, 출연 배우들의 연기, 그리고 압도적 몰입감을 선사하는 컴퓨터 그래픽까지 당분간은 이 영화를 능가하는 SF 영화는 나오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내용, 줄거리>
영화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설명드리자면 대한민국의 달 탐사선 우리호가 달을 향한 여정에 나섭니다. 2029년에 말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우주연합에서 분담금 문제로 자진 탈퇴 독자적인 달 탐사를 진행하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도전에 전 세계가 주목하게 되죠. 성공적인 발사 이후 우리호가 달의 궤도에 거의 다다를 무렵 태양흑점 폭발로 인한 태양풍이 우리호를 집어삼키게 됩니다. 우리호에 탑승한 3명의 대원 중 상원과 윤종은 임무수행 도중 죽음을 맞이하게 되죠.
이들의 희생으로 황선우 대원만이 살아남게 됩니다. 영화 속에서 대한민국의 우주선이 달로 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24년에도 원대한 꿈을 안고 날아올랐지만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공중 폭발로 산산이 부서졌던 나래호가 있었죠. 거대한 태양풍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우리호의 유일한 생존자 선우는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단독 임무수행을 결단, 달 착륙에 도전하게 됩니다. 세계 두 번째로 달착륙에 성공한 기쁨도 잠시 이번엔 거대한 유성우가 쏟아 내리기 시작합니다
돌아갈 우주선도 유성우에 의해 모두 날아가 버린 상황, 또 한 번의 생사고비를 맞이한 선우는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선우가 우주에서 사투를 벌이는 동안 나로 우주센터에서는 선우를 무사 귀환시키기 위해 5년 전 나래호 사고의 책임을 지고 현실을 피해 소백산 천문대에 처박힌 채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던 전임 센터장 김재국을 어렵게 다시 합류시키게 됩니다. 선우가 처한 현실은 재국의 힘만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선우를 구출할 또 다른 희망, 나사 소속 유인탈 궤도선 메인 디렉터인 문영에게 도움을 청해 보지만 나사가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도움을 주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어요.
우주에 홀로 고립된 선우와 그의 무사 귀환에 모든 것을 건 재국, 살기 위한 그리고 살려내기 위한 고군분투가 시작됩니다. 영화는 두 사람의 고군분투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 사고를 중심으로 선우와 재국, 그리고 문영을 비롯한 다양한 캐릭터들의 연기 호흡과 에피소드들을 조화롭게 연출해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을 만큼의 몰입감을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힘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감독은 김영환 감독입니다. 신파를 걷어내고도 충분히 좋은 영화를 만들어내는 실력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캐릭터>
우주에 고립된 황선우 대원 역의 도경수는 우주에 고립된 채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두려움과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의연하게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는 캐릭터로서 우주 장면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선우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많은 고생을 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전임 우주센터장 재국 역의 설경구, 선우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의 연기는 언제나 안정감 있고 캐릭터에 잘 맞는 맞춤 연기를 보여준 것 같습니다.
나사에 근무하는 문영 역의 김희애도 오랜만에 스크린에 모습을 보입니다만 역시나 안정감 있고 도드라지지 않고 자신의 맡은 역할에 최선의 모습을 보여준 것 같습니다. 위의 주연 배우 외에 현 우주센터장 역할에 박병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역할의 조한철, 그리고 과기부차관 역할에 최병모, 그리고 천문대 인턴이자 재국의 어시스턴트로 나오는 한별 역할의 홍승희를 주목해서 보신다면 영화가 훨씬 풍성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이 주는 에피소드와 드라마 전개를 통해 더욱 재미있게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조한철 배우는 <신과 함께>에서 임원희와 함께 연기한 판관처럼 영화의 호흡을 조율해 주는 코믹한 캐릭터를 맡아 <신과 함께>보다 훨씬 존재감 있는 캐릭터를 보여주게 되죠. 그가 맡은 과기부 장관 역할은 현실 정치인의 입장에서 위대한 달 탐사에 대한 도전을 이용 정치적 이익만을 따지는 정치인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게 됩니다. 차관 역할의 최병모와 함께 깨알 개그를 보여주며 두 배우의 티키타카도 분명히 영화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아닐까 합니다.
전임 센터장인 재국의 뒤를 이어 우리호 발사와 관련 현직 센터장 정민규 역할에 박병은 배우, 박병은 역시 무난한 연기로 달에 고립된 선우를 구하기 위해 전임 센터장인 재국과 함께 고군분투하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의 캐릭터를 선보이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소백산 천문대에서 근무하던 재국의 조수인 한별 역의 홍승희 배우, 이 배우의 캐릭터도 눈여겨보면 좋 것 같습니다. 영화적 경험이 많지 않은 배우지만 아마도 이 영화를 통해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맡게 될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무리>
신파를 거둬낸 자리에 정제된 휴먼 드라마와 준비된 기술력으로 탄탄한 구성을 갖춘 올여름 가장 주목받는 영화 <더 문>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만들어내는 SF 영화, 할리우드 영화에 비하면 중 저예산급의 영화 제작비인 약 2200만 불 사이즈 예산으로 구현해 내는 완성도, 아울러 신파에 대한 염려도 잠시 접어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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