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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년의 기다림> 정보

3000년의 기다림

제목: Three Thousand Years of Longing, 2022
개봉: 2023.01.04
장르: 판타지/로맨스/멜로/드라마
등급: 15세이상관람가

국가: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러닝타임: 108분
평점: 8.3

시놉시스 세상 모든 이야기에 통달한 서사학자 알리테아(틸다 스윈튼)가 우연히 소원을 이뤄주는 정령 지니(이드리스 엘바)를 깨워 냅니다. 그녀에게 주어진 기회는 단 세 번. 마음속 가장 깊은 곳, 가장 오랫동안 바라온 소원을 말하는 것입니다. 

 

 

<3000년의 기다림> 등장인물, 출연진

조지 밀러 George Miller/ 감독
틸다 스윈튼 Tilda Swinton/ 알리테아 역
이드리스 엘바 Idris Elba/ 지니 역
알릴라 브라운 Alyla Browne/ 어린 알리테아 역
피아 선더볼트 Pia Thunderbolt/ 오르한스 파 역
버크 오즈투르크 Berk Ozturk/ 세미 더 드라이버, 바자 영 숍키퍼 역

 

 

<3000년의 기다림> 예고편

<3000년의 기다림> 리뷰, 후기

서사학자 알리시아(틸다 스윈튼)는 인류의 모든 이야기에 관심이 있지만 정작 이야기 외엔 아무런 관심이 없는 사람입니다. 가족도 욕망도 없이 홀로 지내는 삶에 적당히 만족감을 느끼며 사는 알리시아는 이스탄불의 골동품 상점에서 신비로운 유리병을 발견하게 됩니다. 호텔 스위트룸에서 유리병을 닦던 중 알리시아 앞에 유리병에서 나온 거대한 몸집의 정령 지니(이드리스 엘바)가 나타납니다.

 

 

유리병의 정령 지니는 알리시아에게 세 가지 소원을 빌라고 제안합니다. 신중한 서사학자 알리시아는 우연한 행운으로 소원을 비는 이야기들의 결말이 대부분 비극적이었다는 걸 기억해 냅니다. 주인의 세 가지 소원을 이뤄야만 자유의 몸이 되는 지니는 알리시아에게 소원을 말하라고 조릅니다. 깊은 사랑과 어리석은 갈망 때문에 두 번이나 유리병에 갇히고 3000년 만에 세 번째 주인을 만난 지니는 알리시아를 설득하기 위해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합니다. 

 

 

조지 밀러 감독의 7년 만의 신작 '3000년의 기다림'은 A. S. 바이엇의 단편소설 '나이팅게일 눈 속의 정령'을 바탕으로 밀러 감독과 그의 딸 어거스타 고어가 다시 쓴 <아라비안 나이트>입니다. 유대교 전설 속 시바 여왕과 솔로몬 왕, 고대 오스만제국의 신화 등을 배경으로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들이 시간과 장소를 초월해 흥미진진하게 엮입니다.

 

 

<3000년의 기다림>은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거나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행위 자체로 또 다른 의미가 만들어지고 감흥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신화, 우화, 종교, 역사를 아우르는 스토리텔링이 가진 마법 같은 힘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야기 자체는 독특하거나 정교하진 않지만 비주얼만큼은 압도적입니다. 얼룩말 무늬의 기린이나 마법으로 연주되는 악기, 거미로 변하는 사람의 머리 등 상상을 초월하는 이미지가 눈을 사로잡는 것 같습니다. 

 

 

시대가 변할 때마다 바뀌는 의상과 색감은 인간의 열망과 탐욕을 다양한 색깔로 보여줍니다. 이야기 자체의 흥미로움 보다는 시각적인 즐거움이 더 큰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틸다 스윈튼은 공감 능력은 없지만 이야기에 관한 열정으로 가득 찬 서사학자 알리시아를 노련하고 섬세하게 연기한 것 같습니다. 얼핏 보면 지니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에 불과해 보이지만 날카로운 지성인 알리시아는 말 한마디로 지니를 기쁘게 하기도 하고 좌절하게 만들기도 하는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지니 역할을 연기한 이드리스 엘바는 <토르> 시리즈에서 아스가르드의 문지기인 헤임달로 얼굴을 알린 배우입니다. 이드리스 알바는 이번 영화에서 호기심은 많지만 진중한 대화를 이어가는 카리스마 넘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까지 겸비한 정령을 연기했는데 캐릭터와 매우 잘 어울리는 배우인 것 같습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한 첨단의 시대에 신화가 존재할 자리가 없지만 조지 밀러는 현대의 알리시아를 통해 관객을 신화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영화 '3000년의 기다림'은 소원을 빌지 않으려는 알리시아가 지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세 가지 소원을 빌라는 제안을 거부하는 알리시아는 3000년에 걸친 지니의 이야기를 통해 내면의 감정을 새롭게 알아차리게 됩니다. 지니는 알리시아에게 '갈망하지 않는 것은 생생한 삶을 살아가지 않는 것이다'라는 진실을 깨닫게 합니다. 지니의 이야기를 들은 후 알리시아는 고독이 아닌 영원한 이야기 속에서 지니와 '사랑'을 하고 싶다는 소원을 빕니다. 

 

 

지성으로 충만한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던 알리시아는 과학기술은 발전했지만 인간은 여전히 무지하며 혼란한 감정에 압도되어 불안과 공포 속에서 살아가고 있고, 자신의 뇌가 작동하는 방식이야말로 자신의 능력과 고독의 원천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알리시아는 풍부한 감정을 느끼며 살아가는 인생이 진정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고, 사랑이 없는 인생은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을 남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하지만 알리시아는 사랑은 나를 위한 갈망이 아니라 상대방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지니가 소원을 들어주는 능력을 빼앗기며 호리병 바깥세상에서 버거운 소리들을 모두 들으며 느끼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호리병 안의 자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도록 소원을 말합니다.

 

 

<3000년의 기다림> 리뷰, 후기 마무리

"영원한 사랑을 갈망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진정한 행복을 빌어주는 마음이 중요하다."라는 게 결론인 것 같습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고, 줄거리 자체도 괜찮았고 볼거리가 많아서 눈이 즐거운 영화였고, 톰 홀켄보그 음악감독과 1년 동안 함께 멜로디 작업을 한 끝에 만들어냈다는 음악도 영화와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눈도 즐겁고 귀도 즐거운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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