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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마시고 맛있다며 감탄하신 적 있으실 겁니다. 달달하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죠. 막걸리 맛있습니다. 그런데 막걸리는 왜 달까요? 마트에서 한 병에 8천 원 정도 하는 좀 고급 막걸리를 보겠습니다. 이런 고급 막걸리의 원재료를 살펴보면, 정제수(이건 물입니다.), 쌀(이게 주재료입니다.), 국, 효모, 이렇게 딱 네 가지입니다. 여기서 '국'은 미역국·배춧국 할 때의 국은 아니죠. 뜻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막걸리의 맛은 달달합니다. 감미료가 전혀 들어 있지 않은데도 단맛이 납니다. 그냥 순수한 막걸리인데 어떻게 달까요? 쌀이 술이 되는 것은 효모가 하는 일입니다. 우리가 밥 먹고 나면 똥 싸고 방귀 뀌는 것처럼 효모는 탄수화물을 먹고 알코올과 탄산가스를 뱉어냅니다. 그 알코올이 술입니다. 그런데 쌀을 구성하는 탄수화물은 전분입니다. 전분은 포도당이 수천수만 개 결합되어 있는 분자량이 큰 중합체라고 합니다.
이런 건 단세포 생물인 효모가 먹기에는 좀 버겁습니다. 하지만 전분이 잘게 쪼개져서 메가당, 포도당으로까지 분해가 된다면, 그건 효모가 잘 먹고 알코올을 뱉어냅니다. 그래서 술 발효의 첫 번째 조건은 쌀의 전분이 분해돼서 포도당이 되어야 됩니다. 그걸 당화라고 하는데요, 포도당으로 변화된다는 뜻입니다. 막걸리의 원료는 쌀, 물, 국, 효모입니다. 여기서 '국'이 뭘까요? 주세법 조항에 '국'의 정의가 나옵니다.
녹말, 즉 전분이 포함된 재료의 곰팡이류를 번식시킨 것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전통 누룩이든 개량 누룩이든 그냥 한 글자로 '국'이라 말합니다. 누룩은 주로 밀로 만드는데요, 거기에는 곰팡이가 붙어 있습니다. 누룩곰팡이는 밀가루 전분을 먹고 소화시키기 위해서 전분을 분해하는 효소를 분비합니다. 영문으로 아밀레이즈, 우리가 아밀라아제라고 배우기도 했었죠. 그래서 쌀로 고두밥을 만들어서 물을 붓고 누룩을 잘 섞으면 누룩곰팡이가 만든 아밀레이즈가 쌀의 전분을 분해시켜서 맥아당·포도당을 만듭니다.
그러면 그 맥아당·포도당을 효모가 발효시켜서 막걸리 술이 만들어지는 겁니다. 그러니까 막걸리의 단맛은 전분이 당화 된 것, 즉 포도당의 단맛이었던 것입니다. 아직 효모가 다 발효시키지 않고 남아 있는 포도당의 단맛이죠. 그럼 막걸리는 그저 알코올이 아니라 포도당이 들어 있는 액체니까 그걸 마시면 혈당이 오를까요? 당연합니다. 우리가 혈당이 높아진다고 말할 때의 그 '당'이 바로 포도당, 글루 코즈입니다. 포도당이 많이 남아 있는 막걸리를 마시면 당연히 혈당이 오릅니다.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는 당뇨 환자들은 그런 막걸리를 먹으면 혈당이 아주 확 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술은 혈당이 안 오른다는 말이 떠돕니다. 소주, 위스키, 브랜디, 고량주 등등의 증류주는 혈당이 오르지 않습니다. 당분이 없는 거니까요. 하지만 막걸리는 아직 다 발효되지 않은 포도당이 남아 있습니다. 그 포도당을 마시니까 혈당이 올라가는 거죠. '막걸리는 혈당이 오르지 않는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닙니다. 막걸리 나름입니다.
쌀을 많이 쓰고, 막걸리 원주에다가 물을 많이 타지 않는 막걸리가 있습니다. 이런 건 포도당이 많이 남습니다. 맵쌀 대신에 찹쌀을 쓰면 더 달달한 막걸리가 됩니다. 이런 막걸리는 확실히 혈당을 더 올립니다. 원재료를 보면 분명히 감미료가 없는데도 달달한 막걸리가 있는데, 이건 포도당의 맛입니다. 이런 건 쌀을 더 많이 쓴 거니까 고급이고 값이 더 비쌉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값이 싸고 좀 묽게 느껴지는 막걸리가 있는데요, 거기엔 아스파탐, 아세설팜 칼륨, 스테비아 같은 감미료가 들어 있습니다. 제로콜라, 제로 사이다 같은 데서도 쓰이는 것이죠.
이런 막걸리의 단맛은 쌀에서 만들어진 포도당이 내는 맛이 아니라 감미료의 맛입니다. 이런 막걸리는 포도당이 별로 없으니까 혈당이 별로 오르지 않습니다. 지금 어떤 막걸리가 더 좋은 막걸리냐 이런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감미료를 넣지 않은 막걸리는 더 자연의 단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뇨가 있으신 분들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콜라를 보시면 몇 칼로리인지, 당류는 얼마나 들었는지 영양 정보가 쓰여 있습니다. 하지만 막걸리는 영양 정보 표시 대상 식품이 아닙니다. 그저 알코올 도수와 원재료만 표시할 그 막걸리의 당뇨가 얼마나 들었는지 칼로리는 얼마인지는 알 수가 없죠. 그래서 원재료를 살펴보고 그 막걸리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감미료를 안 쓴 막걸리는 좀 비싸고 고급 막걸리인데요, 포도당이 많으니까 당뇨 환자들에게는 불리합니다. 감미료로 단맛을 낸 막걸리는 저렴한 막걸리이기는 하지만 포도당은 별로 없어서 당뇨 환자들의 혈당을 확 올리지는 않습니다.
모든 게 장단점이 있습니다. 막걸리 마시면서 '뭐가 더 건강한 술이냐', 이런 거 생각할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냥 인생의 재미를 위해서 가끔씩 조금씩만 드시면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LA갈비, 종류, 어떤 게 좋은 건가! (종류, 고르는 법, 등급, LA갈비 뜻, 척갈비, 숏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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