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밥, 현명하게 먹는 방법! 먹지 말아야 할 분들! (현미밥 먹는 방법, 주의해야 할 점, 영양소)

 

현미밥, 현명하게 먹는 방법! 먹지 말아야 할 분들! (현미밥 먹는 방법, 주의해야 할 점, 영양소)

 

 

현미 드시고 소화가 안된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죠. 진짜 그럴 수 있습니다. 현미밥, 반드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현미는 섬유질로 이루어진 누런 속껍질에 싸여 있고 바깥쪽의 단백질 층이 또 싸고 있어서 딱딱하고 까칠합니다. 백미처럼 입에서 잘 녹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현미를 드실 때에는 한참 오랫동안 씹어야 합니다.  가루를 내버릴 정도로 씹으셔야 합니다. 일단 밥과 반찬이 입으로 들어가면 수저를 딱 내려놓으세요. 그냥 씹기만 하세요. 쌀알이 다 뭉개질 때까지 혀를 이리저리 굴리면서, 아직 뭉개지지 않은 쌀알이 있는지 샅샅이 뒤져서 한 톨도 남김 없기 다 죽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다 씹으셔야 합니다. 완전히 죽을 만들어서 그게 목구멍으로 넘어가면, 그때 다음 숟가락을 드시는 거라고 합니다. 이렇게 먹으면 현미 먹고 소화가 잘 안된다는 말이 안 나오게 될 겁니다. 

그리고 열심히 혀를 굴리면서 씹다 보면 입에서 침이 나옵니다. 이 침이 보약이라고 합니다. 전분을 분해시켜 주는 아밀라아제가 들어있을 뿐만 아니라 파로틴이라고 하는 회춘 호르몬도 들어있다고 하네요. 노화방지 호르몬입니다.

 

 

그런데 현미밥 먹는 게 부적절한 분들이 있습니다.

첫째, 밥 먹을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신 분들, 시간에 쫓겨서 5분 만에 후딱 밥을 먹으면서, 현미가 건강에 좋다니까 현미밥만 찾다 보면 자칫 소화불량에 가스 차고 힘들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침에 밥 먹고 출근할 때 한가롭게 현미를 꼭꼭 씹어먹고 있을 여유가 없습니다.

둘째, 소화력이 약한 분들입니다. 입에서 침도 잘 안 나오고 위장에서는 위산, 펩신도 적게 잘 안 나오고, 췌장에서는 소화액도 분비가 잘 되지 않는 분들,  이런 분들은 아무래도 현미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큰 병 앓고 나서 허약해졌을 때, 이럴 때는 그냥 밥보다도 오히려 죽을 찾게 됩니다. 위장을 움직일 힘도 떨어져 있는 거니까 노인들은 위산이 과다한 경우보다는 위장 점막이 위축돼서 저위산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위산이 적어서 음식을 잘 내려 보내지 못하는 분들, 현미밥이 부담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인들은 된밥보다는 진밥을 더 좋아합니다. 이런 경우, 현미밥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부족한 것은 다른 음식으로 채우면 되니까요.

 

현미의 부정적인 측면을 얘기할 때 꼭 나오는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피틴산입니다. 현미의 속껍질에는 피틴산이 들어 있어서 철분, 칼슘과 같은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요 피틴산이 현미에만 들어 있는 게 아닙니다.  콩, 보리, 밀에도 들어있고요,  호두 아몬드 같은 견과류, 또 호박씨, 해바라기씨, 그리고 우리가 다 좋아하는 참깨에도 피틴산이 들어 있다고 합니다.  피틴산은 씨앗이 뭉개지지 않도록 감싸주는 외장재 역할을 하고요, 씨가 썩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근데 어떤 사람들은 '피틴산은 독이다'라고 과장된 표현을 하십니다. 사람은 잡식 동물입니다.  잡것을 먹어도 큰 해를 입지 않게 하는 방어기전이 있고요, 오히려 그것을 우리 몸에 유익하게 변화시키는 그런 동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진화되어 왔습니다. 

 

 

 

피틴산은 이노시톨에 인산 6개가 붙어있는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노시톨 육인산이라고도 합니다. 이게 우리 몸에 들어와서 분해가 되면요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의 이노시톨 중합체가 됩니다. 이노시톨은 세포가 혈당을 이용해서 에너지를 만드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피틴산은 위장, 소장, 그리고 대장에서 분해가 됩니다. 위장에서 강력한 위산이 나와서 분해하고요,  또 소장의 점막에서도 피틴산 분해 효소가 나옵니다. 위장, 소장에서 다 분해되지 않은 피틴산은 대장에 있는 균들이 분해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동물마다 또 다르다고 합니다. 돼지의 내장에는 피틴산을  분해하는 균이 많다고 하고요, 닭의 내장에는 그런 미생물이 없다고 합니다. 쥐는 어떤지 모르겠습니다. 피틴산을 먹인 쥐에게 미네랄 결핍이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있기는 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것을 근거로 피틴산을 먹으면 미네랄 결핍이 생긴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사람과 쥐는 좀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피틴산이 항암 효과를 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하고요,  또  피틴산만 들어있는 건강보조식품도 있다고 합니다. 그 어느 한 가지 부분만 가지고 피틴산이 독이다, 현미가 독이다, 이렇게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현미에 들어있는 피틴산, 렉틴,  사실 덜 익숙한 성분들이긴 하지만요, 소화 기능이 좋고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화기능이 약하고 병약하고 노약한 분들한테는 현미가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달리기라는 운동이 아무리 좋아도 무릎 아프고 허리 아픈 사람들한테는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 달리기라는 운동이 문제인가요 아니면 약한 분의 문제인가요. 현미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현미가 문제라기보다는 약한 몸이 문제인 것이죠. 그러니까 위산이 별로 안 나오고 배가 자주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분들, 그러면서 밥 먹을 시간이 충분치 않다고 하신다면, 굳이 현미를 고집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린아이들도 현미를 먹어도 될까요? 이 부분도 참 궁금한데요, 아이들은 편식하는 경우가 많고요, 골고루 챙겨 먹지 않고, 채식을 싫어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장 안에 다양한 종류의 미생물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어려서부터 잔병치레하면서 항생제를 많이 썼던 아이들은 더 부족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현미를 처리하는 능력이 떨어져 있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요 아이들이 현미를 오랫동안 꼭꼭 씹어서 먹을 거라고 기대하기가 어렵습니다.  어린아이들한테는 현미가 부적절할 수도 있겠습니다.

철 결핍성 빈혈이 있는 여학생들도 현미를 좀 주의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생리할 때 출혈 양이 많으면 그것 때문에 철분이 부족해지고 빈혈도 생깁니다. 기운 없고 피곤하고 숨차고 어지럽기도 합니다. 이럴 경우에는 행여나 현미의 피틴산이  철분 흡수를 조금이라도 방해할 수 있으니까 굳이 현미를 드실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쌀을 깎는 정도에 따라서 5분도미, 7분도미, 9분도미,  이런 식으로도 도정의 정도를 나눕니다.  5분도미는 현미의 속껍질 겉 부분만 살짝 깎아 내서 호분층과 씨눈을 살린 겁니다. 소프트 현미라고 이름 붙이기도 하는데요,  현미의 거친 식감은 없애면서 영양성분은 꽤 남겨둔 괜찮은 대안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쌀을 살 때는 도정을 한 날짜가 언제인지를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호분층과 씨눈에 있는 지방산이 불포화지방산이라고 합니다.  이게 공기 중에 노출되면 산화되기 쉽다고 하네요.  백미는 아예 씨눈까지 싹 깎아낸 것이기 때문에 산화될 지방도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5분도미는 도정한 지 시간이 한참 지나면 산화될 수 있다는 점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쌀 포장지에 도정일자가 반드시 적혀 있습니다. 인터넷에 '5분도미 당일 도정'을 검색해보면 주문하는 당일날 도정해서 발송해 주는 업체도 있습니다. 분도미를 구할 때는 그런 업체에서 구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정리하면요, 내가 현미밥을 먹어도 될까? 먹어봤더니 나는 괜찮더라 하시면 현미밥 드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현미 먹었더니 오히려 더 안 좋은 것 같다, 속이 부대끼고 힘들고, 아무리 꼭꼭 씹어도 힘들다, 그렇다면 굳이 현미를 고집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걸로 채우면 되니까요.  우리에게 먹을 것이 꼭 현미만 있는 건 아니니까요.

 

우리가 식탁에서 흔히 만나는 음식, 알고 먹으면 더 감사해지고 더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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