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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히 무거운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제목부터 벌써 인상 깊은데요, 어떤 영화인지 리뷰를 해보겠습니다.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정보
장르 : 드라마
국가 : 한국
러닝타임 : 111분
개봉 : 2022. 04.27
감독 : 김지훈
출연 : 설경구
등급 : 15세 관람가
<줄거리>
명문 사립고에서 학폭 사건이 발생합니다. 피해자 건우는 중태에 빠졌지만 가해자 이름을 적은 편지를 남겼죠. 가해자는 총 4명, 병원 이사장 아들 도윤재, 전직 경찰청장의 손자 박규범, 교사의 아들 정이든, 그리고 변호사 강호창의 아들 강한결, 영화는 이 변호사 강호창을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가해자들의 부모는 자신의 힘을 이용해서 사건을 덮으려고 하죠. 하지만 담임 송정욱의 양심선언으로 인해 피해자의 어머니는 아들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세상의 이목이 학교로 향하게 되고 가해자 부모들의 추악한 민낯이 점점 드러나는데요,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모습을 보게 되는 영화가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입니다. 이 영화는 상황에 따라 인물들의 입장이 꾸준히 바뀝니다. 가해자가 알고 보니 피해자이기도 한 점, 가해자 집단이 끈끈해 보이지만 사실 언제든지 그중에 한 명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점, 변호사처럼 사회적으로 우대받은 집안이라 하더라도 손 쓸 수 없는 상황이 되는 점, 피해자의 진실한 친구이고 유일한 목격자였지만 결국 자기 이익을 위해 이리저리 어른들을 이용하는 미성년자 등, 학교폭력 소재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이는 캐릭터들을 지속적으로 선과 악을 뒤집어버립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가해자 부모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게다가 변호사이기 때문에 재판에서 아예 가해자 아들을 변호하는 등 깊숙이 스토리를 볼 수 있죠. 그동안 학교 폭력을 소재로 삼은 작품들은 많았지만 이 분야는 현실에서도 큰 문제이기 때문에 조금 구식이어도 사이다스러운 권성징악으로 진행되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사람들의 취향이 점점 다양해졌습니다. 이제 고지식한 히어로보다는 하고 싶은 걸 참지 않는 그런 빌런들이 더 주목받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당 영화가 학폭을 조장한다거나 가해자를 옹호하는 작품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가해자 부모들이 자신의 아이들을 잘못된 방식으로 감쌀 때마다 관객들은 더 거부감이 들죠. 제작진으로선 아주 흡족한 반응입니다. 의도했던 비판 스타일이니까요. 그런데 그런 사회 문제의 비판을 못살고 힘없는 주인공이 신파를 덕지덕지 붙여서 극적으로 악역들을 이겨버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가해자의 시선을 빌려서 풀어나가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이는 인물들을 입체적으로 보여줘서 지루함을 덜어줍니다.
영화에서 가해자들은 유형이 다양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악마 같은 집안, 처음엔 올바른 듯 했으나 결국 비뚤어진 애정을 보인 보호자도 있었죠.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이렇게 끊임없이 반전을 보여주려고 한 점이 좋았습니다. 이런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평가가 엇갈릴 수는 있어도, 이렇게 노력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이 때문에 답답하다고 불평이 나오기도 합니다. 학폭은 지금도 큰 문제이다 보니까 결국 사이다스러운 결과를 원하는 관객들이 많습니다. 물론 그게 절대 잘못된 것은 아니고, 시대를 반영할 수 있는 영화는 보는 이들의 니즈를 들어주는 것도 맞는 말입니다.
다만 창작이란 자유롭지 않으면 그 잠재력을 펼치기 어렵기 때문에 비록 기대하는 결말이 아니라고 해서 무분별한 비난을 하는 건 조금 아닌 것 같습니다. 사실상 현실에서는 더 잔혹한 사건도 많으므로 제작진은 이 정도도 충분히 관객의 욕구를 들어준 걸로 보입니다. 게다가 처음부터 창작이라기보단 희곡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고, 무려 5년 전에 촬영되었기 때문에 당장 지금의 시대상을 반영한 게 아니라는 점도 불만족의 이유라고 봅니다. 적어도 이것만큼은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이 영화의 소재는 학교 폭력인 것, 그리고 학교 폭력은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다만 이 영화는 어른과 사회에 그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표면에 드러난 가해자, 표면에 드러난 피해자는 학생이지만 그런 학생들이 있게 된 가정, 학교, 그리고 사회 기관들, 바로 어른들부터 올바른 가치관을 지녀야 한다는 걸 알려주죠. 물론 저건 조금 억지다 싶은 그런 장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화 바탕 영화가 아닌 데다가 맥락을 크게 흔들 정도가 아니기 때문에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가서는 피해자 학생이 화면을 똑바로 바라보는데요, 그때 화면을 넘어서 관객들을 바라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눈이 마주친 관객들은 어른, 학생, 다양한 사람들이 있죠. 그만큼 학교 폭력에 대한 영화의 메시지를 피해자 캐릭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전체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해 우리 어른들이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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