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디베르티멘토> 정보
원제 : Divertimento
비고 : 실화
수입/배급 : 찬란
감독 : 마리카스티유 망시옹샤르
출연 : 울라야 아맘라, 리나 엘 아라비, 닐스 아레스트뤼프 외
제작 국가 : 프랑스
장르 : 드라마, 음악
관람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 시간 : 114분
극장 개봉 : 2024년 8월 7일
영화 <디베르티멘토> 줄거리
1985년, 7살 자히아 지우아니는 늦은 밤 TV로 오케스트라 연주회를 보는 부모의 곁에 앉았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아빠의 짧은 설명을 들은 자히아는 지휘자의 손길에 매료되었다. 10년 뒤, 17살이 된 자히아는 음악원에 다니며 지휘자의 꿈에 다가간다.
영화 <디베르티멘토> 예고편
영화 <디베르티멘토> 리뷰, 후기, 관람평
어린 자히아가 문득 맞닥뜨린 오케스트라와 지휘자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여러 개의 악기가 소리를 내며 아름답고 마음을 울리는 선율이 음악이 되었다. 그리고 여러 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선율을 끌어내 음악으로 조화롭게 하여 듣는 이를 황홀하게 만드는 사람이 지휘자였다. 아직 어렸는데도 불구하고 음악에 단번에 빠져들었던 걸 보면 자히아에게 클래식 음악은 숙명이라고 여겨졌다.
그때 이후로 자히아는 음악인이 되기 위한 과정을 밟았을 터였다. 비올라를 전공하며 지휘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독학으로 했고, 음악원에 다니며 경력을 쌓았다. 쌍둥이인 페투마 역시 음악적 재능이 있던 모양인지 첼로를 전공하며 늘 자히아의 곁에서 힘을 북돋워주는 존재가 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자매가 걸어가는 음악인의 길은 그리 험난하게 보이지 않았다. 집에서는 둘에게 할 수 있는 지원을 해줬고, 음악원 친구들은 더 많은 걸 배우기 위해 파리로 가는 자매를 순수한 마음으로 응원해 줬다.
하지만 자히아와 페투마가 파리의 명문 음악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그들을 향한 차별을 피부로 생생하게 느끼게 됐다. 음악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이 분야에 있어서 귀족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가족이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 부모, 조부모 등이 음악인이라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는 악기 또한 엄두도 내지 못할 명품이었다.
그로 인해 그들은 콧대가 높아 딱 봐도 이민자 가정 출신에다 교외에서 파리로 공부하러 온 자히아를 얕잡아 보았다. 자히아와 페투마의 경력이 화려해서 선생이 감탄을 하는데도 아이들은 콧방귀를 뀌었다. 더군다나 자히아는 여자가 깨부수기 어려울 만큼 견고한 유리천장인 지휘자를 목표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같은 꿈을 가진 남학생의 경쟁자가 되어 여러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자히아가 지휘를 할 때에는 협조를 제대로 하지도 않고 방해만 하던 아이들이 남학생이 지휘를 할 때는 너무나 상반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이나 된 아이들이 어찌나 유치하던지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오케스트라는 화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렇게 협조조차 하지 않는 걸 보며 아직 고등학생이긴 해도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해온 세월이 무색할 만큼 프로답지 못하다 여겨졌다.
영화는 어릴 때부터 지휘자에 대한 꿈을 품고 한길만 걸어온 자히아의 여러 시련을 보여주고 있었다. 재능을 더 발휘하게 해줄 지원이 조금은 어려운 이민자 집안이었고 교외 출신이라는 점은 파리의 음악학교 학생들에게 실력을 보지도 않고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선입견을 갖게 했다. 그리고 여성 지휘자가 거의 없다는 점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자히아의 지휘를 보지도 않고 미리 판단했다.
이런 여러 이유로 인해 자히아가 꿈을 이루는 건 요원하게만 보였다. 주변 사람들은 그녀의 재능을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 한 꺼풀 덧씌운 부정적인 시선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자히아는 다른 이들에게 많은 걸 보여주며 인정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자히아의 주변에 그녀를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봤던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파리 음악학교의 선생은 자히아의 재능을 알아봤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잘못한 행동은 콕 짚고 넘어가며 벌점을 주는 걸 잊지 않았다. 정의로운 선생 덕분에 자히아를 골탕 먹이려던 아이들이 적절한 벌을 받아 다행이었다.
또한 유명한 지휘자는 자히아와 경쟁자 남학생의 실력을 편견 없이 바라보았는데, 그의 가차 없는 모습이 답답했던 속을 후련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히아의 가족들, 같은 길을 걷는 페투마까지 그녀의 곁에는 좋은 사람, 재능을 지지해 주는 사람이 충분히 많았다.
어떻게 보면 자히아에게 세 가지 시련이 있었던 만큼 중요한 세 가지를 준 거라 여겨졌다. 자히아에게는 노련한 지휘자를 매료시켰을 만큼 재능이 있었다. 그 재능은 곧 열정이었다는 걸 지휘자가 알아본 덕분에 자히아는 특별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지휘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나 즐거워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 그녀는 지휘에 재능도 있었고 즐기기까지 했다.
또한 자히아는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음악학교를 다니고, 지휘자에게 교육을 받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오케스트라 '디베르티멘토'를 꾸려 나가는 와중에 봉사도 하는 듯 보였다. 몸이 열 개라도 모자라는 와중에 봉사는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페투마와 함께 종종 가던 걸 보며 정말 대단하게만 보였고 그 모든 것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다.
영화 후반에 자히아의 꿈을 꺾고자 하는 시련이 거듭 들이닥쳤지만, 그녀가 가지고 있던 세 가지가 행운으로 바뀌어 다른 이들에게 진심으로 가닿았다.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를 연주하던 엔딩 장면은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화합의 의미를 시각적, 청각적으로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마무리>
영화 <디베르티멘토>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자히아 지우아니가 여러 제약에도 불구하고 재능과 열정과 진심으로 꿈을 이뤄낸 내용을 담아냈다. 자히아 지우아니의 존재를 이 영화를 통해 처음 알게 됐고 실화이기 때문에 결말이 어떻게 될지 예상이 됐지만, 그럼에도 실화이기에 마음을 울리는 부분이 있었다. 자히아의 진심이 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던 덕분에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덧붙여 클래식 음악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도 했다. 오랜만에 귀가 호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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