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개봉 열흘 만에 누적 관객수 320만 명을 기록하며 올해 개봉한 영화 중에서 '범죄도시 3'에 버금가는 흥행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영화 <서울의 봄>, 관객들에게 깊은 빡침을 선사한 '서울의 봄'의 반란군들의 실제 인물들이 12·12 사태 이후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허화평 대령(영화 속 문일평 대령)>
영화 속에서 전두광의 비서실장이자 육군 통신 감청을 맡아 반란군의 중추적인 역할을 한 문일평 대령의 실제 인물은 허화평 대령입니다. 허화평 대령은 전두환 정권에서 5 공화국의 설계자로 불린 인물이며 12·12 사태가 끝난 직후 그는 대령에서 원스타인 준장에 예편한 뒤 청와대 비서실의 보좌관으로 임명됩니다.
노태우 정부 시절에는 14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김영삼 대통령 취임 후 15대 총선에서도 당선됐습니다. 그러다 12·12 사태 및 5·18 광주민주화 운동과 관련한 재판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다가 사면됐습니다. 그는 현재 86세이며 미래한국재단 이사장직을 수행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노재현 국방장관(영화 속 오국상 장관)>
영화 속에서 반란군은 아니었지만 무능한 탓에 반란군 승리의 길을 터준 인물 오국상 국방장관의 실제 인물은 노재현 국방부 장관인데요,. 영화 속에선 육군 참모 총장 공간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는 소리를 듣고 놀라 달아났다가 서울 광화문으로 쿠데타를 진압하러 온 이태신 수도 경비 사령관에게 공격 중단과 직위해제 명령을 내려 반란군 승리에 일조한 것으로 그려졌습니다.
그는 군사 반란이 성공한 직후인 1979년 12월 14일 장관 자리에서 물러 났는데요. 그러나 1981년 공기업인 한국종합화학 공업 사장을 거쳐 한국화학연구소 이사장 자리를 꿰차고 그 이듬해엔 한국비료공업협회 회장에 올랐습니다. 이후 1991년에는 보수성향 단체 자유총연맹 총재로 선출됐고 슬하에는 여섯 명의 자녀를 뒀습니다. 딸 노경선 씨가 재벌가인 GS 그룹의 넷째 아들 허명수 GS 건설 부회장과 결혼했고, 노 전 장관은 2019년 9월 25일 93세로 사망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황영시 국방장관(영화 속 한영구 장관)>
영화 속에서 전두광의 반란군 세력에 가담한 3성 장군 중에 한 명인 한영구 중장의 실제 인물은 황영시 중장인데요. 전두환 정권 시 제24대 육군 참모총장을 역임했고 그 이후 제11대, 12대 감사원장에 취임했습니다. 황영시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가 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신군부 5인 중에 한 명으로 2022년 4월 23일 사망했습니다. 해당 배역을 연기한 안내상 배우는 연세대학교 재학시절 군사 정권에 맞서 싸운 민주화 운동권 학생으로 본인이 실제로 했던 일과 정반대의 배역을 맡았습니다.
<박희도 준장(영화 속 도희철 준장)>
영화 속에서 제2 공수특전여단장으로 전두환의 쿠데타 승리에 중추적인 역할을 한 도희철 준장의 실제 인물은 박희도 준장인데요. 그는 1956년 3월 육사 12기를 졸업 후 육군 소위로 임관했으며 한 기수 선배인 전두환과는 생도 시절부터 깊은 친분을 쌓아온 사이로 1960년 중반에 하나회 가 입후 대령 시절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 단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는 정병주 육군특전사령관의 추천으로 제1공수특전여단장에 부임했지만 12·12 군사 반란에 참여하여 본인의 은인이자 직속상관인 정병주 사령관의 지시의 항명하고 체포까지 하는 희대의 배신자입니다. 전두환 정권에서 그는 대한민국 육군 소장으로 진급하고 이후 1년도 안 되어 중장으로 진급 후 특전 사령관에 부임했습니다. 그 이후 그는 제26대 육군 참모 총장을 역임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그는 두 차례 총선 출마를 시도했지만 모두 좌절되었고 현재는 극우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최세창 준장(영화 속 김창세 준장)>
영화 속에서 도희철과 함께 특전 사령관을 배신하고 본인의 손으로 직접 체포한 김창세 준장의 실제 인물은 최세창 준장입니다. 그 아버지는 독립운동가이자 국회의원 출신인 최윤동인데요. 육사 13기에 입학하여 군에 임관했고 전두환과 함께 미국에서 특수전 훈련을 받기도 했습니다.
12·12 쿠데타 이후 제3 야전군사령관, 제22대 합동참모의장, 제29대 국방부장관을 역임했고, 대한광업진흥공사 사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그는 5.18 민주화 운동 당시 발포 명령이 내려진 부대의 책임자로 밝혀졌고 당시 부대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하늘에 권총을 쏘며 조준 사격을 지시했다고 합니다.
<조홍 대령(영화 속 원경 중령)>
영화 속에서 수도경비사령부 헌병 단장으로 이태신을 배신하고 반란군에 가담한 원경 대령의 실제 인물은 조홍 대령입니다. 그는 육사 13기로 사령관 장태완 소장의 직속 부하였으나 하나회 소속으로 반란에 가담했습니다. 그는 육군본부 헌병감을 마지막으로 예편되었고 그 이후 도로교통안전협회 감사와 대한손해보험협회 회장을 역임했습니다.
그러다 문민정부가 출범하고 김영삼 대통령이 하나회를 숙청하면서 재판을 피하고자 해외로 도피했는데 sbs 취재결과 1997년 이래로 국민연금을 계속 수령했고 국방부에 자신이 직접 신상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2018년 조홍이 캐나다에서 사망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자 국방부는 조홍의 군인연금 지급을 중단했습니다.
<박종규 중령(영화 속 박수종 중령)>
영화 속에서 특전사령관을 끝까지 지키는 오진호 소령을 사살하고 특전사령관을 체포하는 박수종 중령의 실제 인물은 박종규 중령입니다. 그는 육군사관학교 23기를 졸업했고 쿠데타가 끝난 후 제56 보병 사단장을 역임하다가 김영삼 대통령의 하나회 숙청으로 강제전역 당했는데요.
그는 쿠데타 반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군인 연금을 포함한 모든 예우를 박탈당해 부인이 동대문 시장에서 옷가게를 하면서 버는 수입으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다고 알려진 바 있는데요. 그걸 들은 전두환이 박종규를 따로 불렀지만 그 부름에 그는 거절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전도한이 꽤나 큰 보상을 주려고 했던 것 같지만 본인은 군인의 명령을 따랐을 뿐 전두환을 위해 한 행동이 아니었다는 것을 지키고 싶은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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