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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싱글 인 서울> 정보

영어제목: Single in Seoul, 2021
개봉일: 2023.11.29
장르: 로맨스/멜로/코미디
국가: 한국
등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3분
평점: 8.8

 

 
영화 <싱글 인 서울> 출연진

박범수 Park Bum-Soo(감독), 이동욱(영호 역), 임수정 Soo-Jung Lim(현진 역), 이솜(홍작가 역), 장현성(진표 역), 김지영(경아 역), 이미도(윤정 역), 이상이(병수 역), 지이수(예리 역)

 

<싱글 인 서울> 예고편

영화 <싱글 인 서울> 리뷰, 후기, 줄거리

​싱글이 답인 남자 영호, 대입논술 강사인 박영호는 서울에 사는 싱글남입니다.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로 혼자 하고 싶은 건 해야 하고, 영화 한 편을 보더라도 팝콘 맛을 여친의 입맛에 맞춰줄 필요도 없이 치즈맛 달콤한 맛 반반으로 혼자 즐기면 되고, 여친에게 사줘야 할 반지, 화장품 대신 내가 좋아하는 리미티트 에디션 운동화를 사면서 한강 귀퉁이라도 보이는 집에서 와인을 홀짝이거나 불꽃축제도 자리 고민 없이 혼자 아무 데나 가서 즐기는 싱글라이프야 말로 체질인 것 같은 차도남입니다. 

 

 

혼자가 싫은, 착각이 취미인 여자 현진, 카페 옆자리에 앉아있던 남자가 영수증으로 접어놓은 학(鶴)을 보고 자신에게 관심을 표한 것이라 믿거나, 자주 가는 서점의 북 매니저가 조금만 친절을 베풀어 사은품을 두 개씩이나 챙겨주는 모습을 보고 자기를 좋아한다고 믿는 현진은 "언제 커피 한 잔 마셔요."라는 사교적인 멘트를 날리는 남자에게 깨톡으로 굳이 커피 기프티콘을 보내주는 착각도 자유인 싱글녀입니다. 그러나 일 하나는 똑 부러지게 잘한다는 평을 얻고 있는 그녀는 현재 아빠와 함께 살고 있으나 곧 집을 구해 독립해야 할 상황에 처해있죠. 

 

 

동네 출판사, 현진은 빌리지 북(Village Book) 출판사에 근무하고 있고, 최근 새로운 작가 발굴 프로젝트로 '싱글 인 더 시티'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서울과 바르셀로나에 사는 작가들의 '도시인의 삶'에 대한 에세이를 내려고 합니다. 선배인 출판사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바르셀로나에 사는 작가로는 신비주의 콘셉트로 책을 내고 있는 홍작가를 섭외했다고 하면서 서울의 싱글 라이프를 대신 전해줄 작가로 박영호를 추천합니다.

 

사전미팅을 가지며 분명히 예전에 알고 있던 대학 선후배 사이인데도 영호는 현진을 모른다고 잡아떼고, 현진은 그런 그를 보며 싫지 않은 기색을 보이죠. 동네 출판사 직원으로는 교정을 보는 선임 직원 윤정, 명문대 출신의 해맑은 인턴 병수, 출판보다 회식을 더 사랑하는 직원 예리 등등이 있고, 출판사 사장 진표의 부인이자 전직 편집자이면서 현직 독립서점을 운영하는 경아는 현진에게 직언을 일삼는 친한 선배입니다.

 

 

​​까칠할 것만 같았던 영호는 출판사와 책을 내기로 계약을 맺고, 편집장인 현진과 만나서 책의 방향성과 콘셉트를 절충하기 위해 몇 번의 미팅을 가지게 되는데요. 영호의 생각에 현진이 후배라서가 아니라 사진을 찍을 때마다 앞에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눈에 거슬리면서도 아주 싫지 않은 이상한 매력으로 다가서는 현진을 조금씩 눈여겨보게 됩니다.​ 

 

특히 현진이 집을 구한다는 말에 함께 집을 보러 다니며 집을 보는 눈을 키워주면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자신이 조금 웃기면서도 나름 선을 확실하게 잘 긋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싱글에게 썸이란 불륜이나 마찬가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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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식이 있던 그 어느 날, 회식하는 음식점으로 현진이 좋아한다고 착각해서 "용기 내어 자신에게 대시해 보라."는 문자를 보낸 적이 있는 남자 매니저가 여자친구로 보이는 여성과 함께 들어서자 현진은 부끄럽고 놀라서 남자화장실로 숨어버리고,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영호가 뒤따라가 현진을 부끄러움의 구렁텅이에서 구해주며 조금씩 서로에게 다가섭니다.

 

 

서로 다른 첫사랑 추억의 편린들, 자신에게 관심이 없는 남자들에겐 그렇게 설레어하던 현진은 정작 바로 옆에 있는 영호가 아주 약하디 약한 신호를 보내는데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일을 먼저 생각하면서 영호에게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라고 조언하고, 영호는 첫사랑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 가보는데요. 그에게 첫사랑은 대학생 때 다가섰습니다.

 

같은 호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녀의 이름은,  이름도 주옥같았던 '주옥', 두 사람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 노르웨이의 숲>를 함께 읽으며 사랑을 시작했고, 시간과 세월이 흐르자 친밀한 일상으로 흘러갔으며, 한두 번 시선이 어긋나기 시작하자 걷잡을 수 없이 평행선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만... 서로의 기억에는 사랑의 실체가, 추억이, 다르게 존재합니다.

 

 

영호의 입장에선 주옥이 회사가 바쁘단 걸 핑계를 대고 점점 멀어져 갔다고 주장하지만, 주옥은 대학생이었던 영호가 찌질하게 굴어서 헤어진 것으로 기억합니다. 서로의 기억이 다르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됐냐고요? 희한하게도 두 사람의 이야기는 동네북 출판사의 원고를 손보면서 드러났는데요.

 

'싱글 인 더 시티' 시리즈의 두 작가, 바르셀로나에 있는 홍작가와 서울에 있는 박영호 작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너무나 비슷한 양상으로 겹친다는 것을 출판사 식구들이 눈치채며 의구심을 드러내자 현진은 출판사 사장인 선배가 두 사람의 사이를 알고 책을 기획했음을 알게 됩니다. 사장의 말로는 이미 유명해진 홍작가가 책을 첫 출간하려는 박영호에게 도움을 주려고 이 시리즈 기획에 응했다고 하는데요. 마침내 출판사 회의에서 홍작가와 박영호 두 사람이 마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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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다른 기억으로 마주 앉은 첫사랑의 주인공 홍작가와 박영호 작가 두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싱글 인 더 시티' 시리즈 출판은 어떻게 할 것이며, 서로의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한 영호와 현진은 또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르고 시작하고 다 알지 못한 채 끝이 나는 첫사랑, 영화 <싱글 인 서울>은 쌀쌀한 초겨울에 나온 로맨틱 코미디답게 적당히 달달하고 적당히 담백하게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저 사람이 나를 괜찮게 생각하나 그렇지 않나' 간 보는 작업인 썸도 자극적이지 않고, 기분 좋게 몽글몽글 설렙니다. 처음부터 저질러놓고 본다는 식이 아니라 조금은 올드해 보일 수도 있는 수법인 '찌르고 빠지기', '무관심한 척 나의 방향으로 당기기' 전법이 나오는 장면들은 배우 이동욱과 임수정으로 인해 무척 사랑스럽습니다.

 

그런데 현진과 영호의 썸 사이에 과거의 첫사랑 추억이 끼어들면서 살짝 복잡해지는 듯 하지만, 첫사랑의 추억은 20대의 치기 어린 시간과 덜 성숙했었던 가슴속에 묻는 것이 정석이겠죠? 많은 사람들이 사랑을 잘 모르고 시작하고 잘 모르고 헤어집니다. ㅠㅠㅠ. 대부분의 로맨틱코미디 영화가 이뤄지지 않기 마련인 첫사랑을 예쁘게 포장해 주는 면이 있었지만 <싱글 인 서울>에서는 솔직하게 이뤄지지 못한 이유를 드러내줘서 참 괜찮았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서 찌질할 수밖에 없는 20대에 한 사랑이 실패했다고 해서 사람이 찌질한 것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이후, 얼마나 성숙해지고 좋은 사람으로 자리매김하며 다음 사람과 이어갈 사랑을 위해 존중과 배려의 미덕을 발휘해 사랑을 완성시켜 나가느냐는 것 아닐까요. ​

 

 

영화 <싱글 인 서울> 리뷰 후기 마무리

로맨틱코미디 영화의 분위기, 영화 <싱글 인 서울>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극 중 나오는 소품들이 하나같이 다 예쁘고 멋졌습니다.  자기애 충만한 허세작렬 싱글남을 과시라도 하듯 아날로그 오디오를 필두로 와인, 리미티드 에디션 운동화, 고양이와 함께 하는 모노톤의 영호의 일상과 출판사 사무실과 초록식물을 배경으로 하는 현진의 일상이 대비되면서도 잘 어울렸습니다.

 

 

진짜 너무 오랜만에 듣는 김현철의 <오랜만에>와 악동뮤지션의 <오랜 날 오랜 밤>같은 ost는 달달했습니다. 세수하고 오겠다는 말을 버릇처럼 달고 다니는 인턴 이상이의 기타와 함께 하는 노래도 좋았어요. 이건 무척 개인적인 감동 포인트였는데요, 카페에 혼자 앉아있던 박영호가 자신을 알아보고 사인을 받으려고 다가온 독자에게 첫 사인을 해주면서 "공감이 돼서 너무 좋았다."는 말을 들으며 흐뭇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책과 관련한 출판사, 서점이 자주 나오면서 책을 쓰고 책을 펴는 작업이 주는 감동에 푹 빠질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바뀌어가는 것도 시대의 흐름이라고 생각하고 보면 그 정도 흐름은 괜찮은 것 아닐까요?  영화 <싱글 인 서울>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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