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대한민국에 금메달을 안겨준 'e 스포츠' 리그오브레전드 국가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요.
이번 승리가 더 값진 이유는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중국의 패에 아깝게 은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이번 항저우에서는 4강에서 중국을 완파하고 결승에서 대만에게도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며 승리했습니다.
한국의 롤 대표 선수들은 중국에서 아이돌급 인기를 자랑하는데요. 페이커는 이미 중국에서 신과 같은 존재이고 롤러 박재혁, 카나비 서진혁의 경우는 중국 팀에 소속되어 있어 중국 팬들에게는 이미 친숙한 선수들입니다. 페이커는 감기 몸살로 인해 4강전과 결승전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대표팀의 맏형답게 동생들을 이끌고 팀을 하나로 묶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롤 국가대표팀은 30일 중국 항저우 그랜드 뉴 센추리 호텔에서 마련된 기자회견에서도 타 종목보다 더 많은 질문과 관심을 받으며 화제의 중심이었는데요. 남자 접영 50m 금메달리스트 백인철 선수 등 함께 자리한 수영 선수들은 노골적인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e 스포츠에 대해 삐딱한 시선이 존재하는데요. 컴퓨터 게임이 스포츠로 받아지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그리고 사회적으로 민감한 사안인 군면제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병역법에 따르면 운동선수는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 아시안 게임에서는 금메달을 차지하면 체육요원으로 군복무 대신 예술 체육 요원으로 대체 복무가 가능합니다. 이번 롤 국가대표팀을 보면 이상혁을 비롯해 제이스 최우제 선수, 카나비 서진혁, 쵸비 정지훈, 롤러 박재혁, 케리아 류민석 등 모든 선수들이 이번 금메달을 통해 병역 면제되어 예술 체육 요원으로 대체 복무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땀도 흘리지 않은 게임을 스포츠로 분류할 수 있는가?", "이들에게 군 면제를 주는 게 합당한 것인가?" 등의 날 선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많은데요. 이러한 분위기는 기자회견에서도 느껴졌습니다.
군대에 가게 된 청년들에게 한 말씀을 부탁한다는 한 기자의 질문에 모든 국가대표 선수들이 당황한 듯 섣불리 답하지 못했는데 정지훈 선수가 마이크를 들었습니다. 정지훈 선수는 "저희가 병역 혜택이 있는데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서 감사하다. 군대에 가는 분들이 존경스럽다. 군대 가서 잘 생활하셨으면 좋겠다."라고 답을 했습니다.
다소 마지막 말이 오해 섞이게 들릴 수도 있는데 꽤 진중하게 답을 했고 국군 장병에 대한 존중심을 느낄 수 있는 답변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이어 'e 스포츠'를 스포츠 범주 안에 들 수 있냐는 질문에 페이커 이상혁은 "몸을 움직여서 활동하는 것이 기존 스포츠의 관념인데 그것보다 중요한 건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많은 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고 영감을 일으킨다면 그게 스포츠로써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번 금메달을 따는 모습이 많은 분께 도움이 됐을 거라고 전했습니다. 아시안 게임에 '롤'이 채택된 것은 개최국인 중국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는데요. 중국의 IT 기업 텐센트 그룹 산하 '라이엇 게임즈'가 롤을 유통했기 때문에 항저우 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에 함께 한 수영 대표 선수들은 롤 국가대표팀의 팬심을 드러내며 힘을 실어줬는데요. 이들 모두가 롤을 즐긴다고 입을 모았고 이번 결승전을 보면서 포효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번 접영 금메달 리스트인 백인철 선수는 자신이 주로 정글포지션으로 플레이한다면서 서진혁 선수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항저우 게임에서 대한민국은 일본과 2위 탈환을 위해 엎치락뒤치락 치열하게 경쟁 중인데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여 좋은 성적을 거두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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