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닐하우스> 정보
영어제목: Greenhouse, 2022
개봉: 2023.07.26
장르: 범죄
국가: 한국
등급: 15세 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0분
평점: 8.5
수상내역: 22회 뉴욕아시아영화제, 2023
영화 <비닐하우스> 출연진
이솔희 Lee Sol-hui(감독), 김서형 Kim Seo-Hyung(문정 역), 양재성(태강 역), 안소요 Ahn Ji Hye(순남 역), 신연숙(화옥 역), 원미원(춘화 역), 남연우(경일 역)
영화 <비닐하우스> 줄거리
비닐하우스에 살고 있는 ‘문정’은 아들과 함께 살 제대로 된 집을 구하기 위해 간병인 일을 합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 ‘화옥’을 돌보다가 갑작스러운 사고가 일어나게 되고 결국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충격적인 상황에서도 병원에 연락을 하려고 하지만 동시에 울리는 한 통의 전화로 모든 것이 변하게 됩니다. ‘문정’은 아내의 시체를 앞에 두고도 아무것도 모르는 시각 장애인 ‘태강’을 속이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영화 <비닐하우스> 예고편
영화 <비닐하우스> 리뷰, 후기, 감상평
한국 독립 영화 <비닐하우스>입니다. 공개된 줄거리와 예고편을 본 후 몹시 답답하겠다는 예상을 하긴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진짜 편하게 숨도 쉴 수 없었습니다.
'문정'은 소년원에 있는 아들이 나온 후 함께 살겠다는 목표로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외딴곳에 자리한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문정의 첫 번째 목표는 번듯한 집을 구하는 것이었죠. 시력을 잃은 '태강'과 치매를 앓고 있는 '화옥' 부부를 돌보는 일을 하면서 점점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하고 맙니다. 결국 문정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고 마는데요.
한국 독립 영화 <비닐하우스>의 시작은 문정과 아들의 면회 장면이었습니다. 아들은 엄마를 전혀 반기지 않았을 뿐 아니라 하루에 한 번 전화를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다리는 엄마에게 전화도 하지 않았죠. 소년원에서 출소하면 외삼촌과 다시 살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가 살고 있는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후 문정은 일을 하러 갔는데 치매 노인 화옥을 돌보며 험한 꼴을 당합니다. 하지만 문정은 일상이라는 듯 그냥 넘기고, 화옥의 남편 태강에게도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고는 요양 병원에 모셔둔 엄마 춘화를 보러 갑니다.
같은 병실의 다른 보호자가 자신의 엄마에게 하루라도 더 살라고 말하는 걸 듣고 문정과 춘화 모녀는 서로 할 말을 잃고 맙니다. 아마도 두 사람은 모두 그런 상황을 바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한국 스릴러 영화 <비닐하우스> 속 문정은 심리적으로 다소 불안정한 사람입니다. 오프닝에 자신의 뺨을 스스로 때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아마도 그런 행동을 오래 반복해 왔던 것 같습니다. 병원을 다니다가 진료비를 감당할 수가 없었던 문정은 소개를 받아 무료로 진행되는 모임에 참석하게 되는데 그곳에는 정신장애 3급의 순남도 있었죠.
천성이 착한 문정은 이후 길에서 만난 순남을 차에 태워주었을 뿐만 아니라 도움을 요청하는 순남을 자신의 집에 데려오기까지 합니다. 이후에는 비밀번호까지 알려주며 무슨 일이 있으면 자신의 집에 와서 지내라고 말합니다.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순남이라는 존재 자체가 불안했는데,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집을 오픈하고 말았으니 이때부터 불길함에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태강이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러 간 사이 문정은 늘 그랬듯 화옥을 목욕시키고 욕실을 정리하고 있었죠. 하지만 화옥은 늘 예상 밖의 행동을 하는 치매 환자였습니다. 문정과 화옥은 욕실에서 의도치 않은 몸싸움을 벌이게 되었고, 미끄러운 바닥 때문에 화옥이 미끄러지고 맙니다.
그리고 하필이면 머리를 세게 부딪히고 말았죠. 어찌할 바를 모르던 와중에 문정은 119에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그때 마침 아들에게 전화가 걸려옵니다. 얼마 전 면회를 갔을 땐 외삼촌과 산다던 아들은 이번에는 엄마와 함께 살겠다는 얘기를 합니다. 그 말을 들은 문정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아들과 함께 하는 삶을 위해 사고를 덮기로 한 것입니다.
화옥의 죽음까지는 예고편을 보고 예상을 할 수가 있었죠. 그런데 '이걸 어떻게 덮을 수 있을까?'라는 게 의문이었는데, 함께 사는 태강이 시력을 잃은 사람이라 그게 '일시적'으로는 가능했습니다. 그래도 태강의 앞에서 시체를 숨길 때 엄마 춘화를 대신 집에 데려다 놓고 화옥인 척 속일 때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태강이 친구를 불러들입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심장이 졸깃하더라고요.
스릴러 영화 <비닐하우스>의 예고편을 통해 문제의 그 '비닐하우스'가 불에 타는 장면을 이미 봤었죠. 문정이 화옥의 시체를 그곳 옷장에 숨겨 두었기에 시체를 감추기 위해 불을 지르는구나 생각은 했습니다. 물론 불에 탔다고 해도 부검을 하면 죽음의 원인은 밝혀지겠지만요.
그런데 바로 화재 장면이 나오지 않아서 이상하다 했는데 그 화재가 또 다른 비극적인 죽음으로 이어지더라고요. 심지어 화재 장면 이전에도 비극적인 죽음은 또 하나가 나옵니다. 태강은 자신도 치매 초기 단계에 들어갔음을 알게 된 후 삶을 스스로 정리하기로 합니다. 외국에 나가 사는 아들에게 자신의 눈이 멀었다는 사실도 밝히지 않은 태강이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를 혼자 둘 리가 없지요.
태강은 아내를 죽인 후 자살할 계획을 세우는데 지금 눈앞에 있는 아내가 화옥이 아닌 춘화였던 것이죠. 악의를 갖고 의도적으로 한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행동이 결과적으로 모두에게 비극이 되고 마는 이야기를 담은 한국 독립 영화 <비닐하우스>였습니다. 영화 보는 내내 조마조마한 상황이 이어져서 심장이 두근두근 제대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모든 사람은 결국 늙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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