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회에서 자신의 얼굴이 솔희에게 들키자 손목을 꽉 움켜 잡았던 도하, 이때 둘 사이에 스파크가 팍팍 터지거나 최소한 예전 학천을 떠나오던 버스 안에서의 이야기라도 하면서 관계를 돈독히 할 줄 알았는데요. 이번 방영한 3회를 보니 당황한 도하가 그 자리에서 도망을 친 것도 모자라 며칠을 집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호텔에서의 모습도 보면 5년 전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가 엄청났던 것 같아요. 작곡가로서 세상 부럽지 않은 성공을 하고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도 저렇게 혼자 고립되어서 누구도 만날 수 없다면 그게 무슨 행복일까요. 그래도 돈은 한번 많아보고 싶네요. 어쨌든 이 일로 솔희는 며칠째 집에 들어오지 않는 도하를 걱정하게 되고, 며칠 후 집 앞에서 만난 도하에게 먼저 사과를 합니다. 이 장면에서 떠나는 택시를 바라보면서 엉거주춤거리고 있는 도하의 모습, 너무 귀엽더라고요.
그리고 도하는 솔희에게 묻습니다. "내 얼굴 보고 뭐 어땠어요? 아무 생각도 안 났어요?"라고요. 도하는 혹시나 학천 버스 안에서의 일을 기억하는지 묻는 건데 솔희는 여기다 대고 대뜸 "잘생겼다?"라고 말하는데요. 작가님도 사심을 가득 넣으신 대사 같단 말이죠. 우리 모두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솔희의 엉뚱하고 귀여운 대사에 빵 터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3회에서 솔희의 어린 시절이 등장하면서 솔희가 엄마와 왜 사이가 좋지 않은지 그 사연이 나왔는데요.
사연이 좀 당황스럽더라고요. 솔희의 엄마는 자신의 딸이 거짓말을 구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음에도 아주 예전부터 사람들에게 사기를 치고 돌아다닌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솔희 엄마보다 더한 사람이 나타난 거죠. 어느 날 나타난 어떤 여자는 솔희에게 솔희의 엄마가 자신에게 3천만 원을 가져가 돌려주지 않았고 그 돈이 있어야 수술을 하고 살 수 있다며 어린 솔희에게 하소연을 했고 이 말이 거짓말이 아님을 확인한 솔희는 지금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 모르지만 돈은 어디 있는지 안다며 집 안에 있는 통장을 그녀에게 보여줬던 건데요.
그 안에는 거금 7억이 넘는 돈이 있었습니다. 어린 솔희가 아줌마 돈 3천만 원만 가져가고 돌려주셔야 한다고 하는데 돈을 보고 눈이 뒤집힌 이 여자는 거짓말을 남발하며 그렇게 솔희의 집 전 재산을 들고 도망가버렸죠. 그런데 저 여자가 진짜 솔희 엄마에게 3천만 원을 떼어서 억하심정이 있다고 해도 무슨 20배가 넘는 7억을 들고 날랐을까요? 이건 완전 사기 도둑질인데요.
뒤늦게 이 여자의 거짓말을 알아차린 솔희가 여자를 말려 봤지만 어린 몸으론 역부족이었고 이 일로 엄마에게 그리고 가족들에게 평생 빚진 마음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거였습니다. 잘못은 그 여자가 했지만 지금도 7억이면 큰돈인데 20년 전이면 훨씬 큰돈이었을 테니까 솔희가 가족들에게 가지고 있는 죄책감도 충분히 이해는 가더라고요.
그리고 이 죄책감을 이용해 평생 솔희의 돈을 뜯어먹는 엄마 차향숙, 그녀가 이번에도 또 솔희에게 돈을 요구하러 왔다가 도하가 그 모습을 보게 되고 그날 밤 나란히 베란다에 마주 서게 되자 언제나 자신을 꽁꽁 숨기느라 바빴던 도하가 먼저 솔희에게 위로를 건네는데요.
조금씩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며 점점 관심이 생기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은 경계심을 완전하게 놓지 못하는 도하 때문에 로맨스의 진전이 좀 느리긴 하지만 원래 연애보다 썸 타는 사이가 더 설레는 거니까요. 게다가 다음날 솔희는 도하가 연주하는 재즈바 오아시스에 들렸다가 지난 의뢰에서 만난 한 인물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도 도하가 나타나서 솔희를 곤경에서 구해주고 데리고 나가버립니다.
서로에게 관심이 있는 건 확실합니다. 두 사람의 썸이 시작되고 있는데요. 그런데 하필 아직 본격적인 달달구리가 나오기도 전인데 예고편을 보면 벌써부터 솔희의 전 남자 친구인 이강민과 도하를 짝사랑하는 샤온이 이들 사이에 너무나 적극적으로 끼어드는 것 같더라고요. 솔희는 과거 결혼을 약속한 전 남친 이강민이 어느 순간 자신에게 소홀해지고 정말로 내년에 자신과 결혼할 거냐는 질문에 거짓말을 하는 것을 듣자 헤어지자고 말해 버렸는데요.
하지만 솔희를 보는 이강민의 눈빛은 헤어지는 순간에도 애정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걸 봐선 그에겐 분명 솔희에게는 말하지 못하는 사정이 있었고 그로 인해서 내년에는 결혼을 하기 힘들지 모른다는 마음을 가진 채로 시기상의 거짓말을 했을 뿐 소리와 결혼하고 싶다는 마음은 진심이었지 않을까 싶은데요. 솔희와 도하를 너무나 응원하지만 이강민이 솔희에게 말하지 못한 사정이 무엇이었을지도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네요. 그럼 <소용없어 거짓말> 4회, 본방사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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