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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틸> 리뷰, 후기, 줄거리
<틸> 영화를 보는 내내 속이 메슥거리고 현기증이 나더라고요. 영화 속에 시체를 보여주는데 그걸 보고 속이 메슥거리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속을 뒤집어 놓고 있었던 건 바로 백인 우월주의와 인종차별이었습니다. 1955년에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에밋 틸'이라는 아이가 사촌들 집에 놀러 갑니다. 거기서 납치를 당하고 고문을 당하고 결국엔 살인당합니다. 그를 왜 납치했냐고요? 에밋 틸은 흑인이었고 남부의 미시시피 주로 사촌들 만나러 가는 거였는데 한 가게에서 백인 종업원한테 영화배우 같이 예쁘다 하면서 휘파람을 붑니다. 거기에 기분이 나빠진 백인 여성이 총을 꺼내 들고 에밋 틸을 쏘려고 하는데 다행히도 에밋 틸은 도망을 가지만 점원은 자기 남편과 마을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해서 에밋 틸을 납치한 것이죠.
1955년 미국에는 아직도 짐크로우 법이 살아있었고 린칭이라는 행위가 벌어지고 있었던 상황입니다. 흑인들은 자기들의 투표권을 찾기 위해 활발히 운동을 시민운동을 하는데 여기에 리더들이 다 린칭을 당합니다. 린칭은 합법적인 절차 없이 폭행을 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부분 살인으로 끝이 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중심에는 에밋 틸의 어머니 메이미가 겪는 사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치논예 추쿠 감독은 메이미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여줍니다. 그 세상은 혐오스럽고 구역질 나는 세상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희망적으로 끝이 납니다. 그런데 그 희망이 70년이나 걸렸습니다. 린칭을 불법으로 만드는 법안이 작년 2022년에 통과됐습니다. 법이 통과된 거지 과연 사람들의 마인드가 변했을까요.
<틸>이라는 영화는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영화 <밀양>이 떠올랐는데요. 두 영화 모두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이야기입니다. <밀양>에서는 깨끗하게 사법절차가 딱딱 이루어져서 벌 받을 사람은 벌을 받고 하지만, 거기서 허무감을 느끼는 거죠. 너무 깔끔하게 지저분한 것들이 정리해 되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엄마의 감정은 정리가 되지 않은 거죠.
아무튼 그런 갈등을 그려내고 있는 영화지만 <틸>은 법도 엄마의 편이 아니고 정의도 그녀의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것을 쟁취하기 위해 개인적인 고통을 뛰어넘어 사회까지 영향을 끼치는 그런 역동적인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더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감독이 여성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어머니였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영화 <틸> 리뷰, 후기, 마무리
<불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역시 너무 새롭게 다가온 이유는 지금까진 많은 영화들이 남성의 관점으로 여자를 봐 왔는데, 여자가 주인공이어도 남자의 시점으로 본 여자의 인생을 보여주니 완전히 거짓말인 것이죠. 그런데 <불타는 여인의 초상> 초상 같은 경우는 너무 진실되게 다가왔고 느껴졌습니다. 여성이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으로 영화를 만들었기 때문에 더 다가온 듯합니다.
메이미는 자기 아들의 시신을 투명한 관에 놓고 장례식을 치르고 모두가 와서 이 추악한 모습을 보게 하죠. 인종차별주의의 추악한 모습을 외면하지 말라는 메시지죠. 지금 특히 소셜미디어가 크게 발달해 있고, 모두 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모든 사실들이 적나라하게 다 드러날 수 있는 기술들이 퍼져 있잖아요. 그런데 우리의 문제는 이거죠.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걸 외면하려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보고 싶지 않은 모습으로부터 도망치면 도망칠수록 더 큰 문제가 다가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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