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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거미집> 정보

영어제목: Cobweb, 2022
개봉: 2023.09.27
장르: 코미디/드라마
국가: 한국
등급: 15세 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32분
평점: 7.9

 

 
영화 <거미집> 출연진

김지운(감독), 송강호(김감독 역), 임수정 Soo-Jung Lim(이민자 역), 오정세 Oh Jung-Se(강호세 역), 전여빈(신미도 역), 크리스탈 Krystal(한유림 역), 장영남(백 회장 역), 박정수(오여사 역), 차서현(의상팀장 역) 

영화 <거미집> 줄거리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된다, 딱 이틀이면 돼!” 1970년대 꿈도 예술도 검열당하던 시대, 성공적이었던 데뷔작 이후, 악평과 조롱에 시달리던 김감독(송강호)은 촬영이 끝난 영화 ‘거미집’의 새로운 결말에 대한 영감을 주는 꿈을 며칠째 꾸고 있습니다. 그대로만 찍으면 틀림없이 걸작이 된다는 예감, 그는 딱 이틀 간의 추가 촬영을 꿈꿉니다. 

 

그러나 대본은 심의에 걸리고, 제작자 백 회장(장영남)은 촬영을 반대합니다. 제작사 후계자인 신미도(전여빈)를 설득한 김감독은 베테랑 배우 이민자(임수정), 톱스타 강호세(오정세), 떠오르는 스타 한유림(정수정)까지 불러 모아 촬영을 강행하지만 스케줄이 꼬인 배우들은 불만투성입니다. 설상가상, 출장 갔던 제작자와 검열 담당자까지 들이닥치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되는데… 과연 ‘거미집’은 세기의 걸작으로 완성될 수 있을까요?

 

 

영화 <거미집> 예고편

영화 <거미집> 리뷰, 후기, 감상평

영화 <거미집>은 '거미집'이라는 영화를 만드는 김 감독의 모습과 주변인물들을 보여줌으로써 영화인들 스스로의 초상화를 그리면서 자부심과 자긍심을 내세우는 한편, 자기반성을 그리면서 시대상까지 건드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훔친 각본으로 만든 데뷔작보다 더 좋은 걸작을 만들어야 한다는 김 감독의 강박증에 가까운 욕망이 있습니다.

 

 

또 촬영현장에 있으면서 심의를 하는 문공부 직원, 작품세계를 이해하기는커녕 뭘 찍는지도 모른 채 억지로 연기하는 배우들과 제작자의 몰이해와 반대에 더해 다음 영화를 위해 세트장을 비워줘야 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약간 딱딱한 설교'식'의 전재가 나오나 싶어서 실망스러운 지점인 초반부를 지나 영화판의 현실감이 더해지면서 영화 <거미집>은 웃픈 블랙코미디로 승화되기 시작합니다. 영화배우들은 연애하기 바빠서 발연기를 해대는데 반해 한낱 엑스트라 배우가 메서드 연기에 몰입하는 상황과 신 감독의 조카 '미도'로 대표되는 젊은 제작자 말고는 죄다 영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오합지졸입니다.

 

 

되는대로 찍어서 돈만 버는데 혈안이 된 1970년대 영화판의 현실을 정말 적나라하게 표현했더라고요. 그래서 교회의 스테인드 글라스 세트 앞에서 회개라도 하듯 김 감독이 호세 조감독을 앉혀두고 "큰 스크린에 제대로 된 연기와 연출이 표출되지 않는 걸 확인할 때 너 자신이 부끄럽지 않았냐?"라는 자책성 발언을 했을 때 조금 감동이었습니다. 하지만...

 

 

남의 각본을 훔쳐서 데뷔해 놓은 자신은 어떻고요? 누가 누구한테 뭐라는 건가요. 그래도 열정으로 잘못한 과거를 극복했으니 다행이라고 해둬야 할까요? 그러는 의미에서 영화 속의 영화 '거미집'에서 완전 인간의 성욕, 소유욕,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서겠다는 욕망, 돈에 대한 집착 등의 인간의 욕망을 날 것 그대로 까발려서 보여주는 덕분에 영화 <거미집>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따지고 보면 <거미집>과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은 추구하는 '결'과 지향점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거미집은 인간이 낳은 그릇된 가치관, 열정과 욕망의 산실이 되고 거미는 욕망의 화신이 됩니다. 

 

 

영화에 대한 김 감독의 열정과 욕망, 김 감독을 절대 지지하며 시대의 걸작을 만든 제작진이 되겠다는 미도의 욕망, 호세는 아내 외의 다른 여자를 향한 욕망, 유림은 신인 딱지를 떼고 더 크게 성공하겠다는 욕망, 조감독은 이만희 감독으로 갈아타겠다는 욕망,

 

 

카메라 감독은 위험요소에도 불구하고 불타는 롱테이크를 구현하고 말겠다는 욕망, 하다못해 공보부 사람들은 심의에 걸릴만한 요소를 다 잡아내겠다는 욕망 등등 열정과 욕망으로 똘똘 뭉쳐서 영화 속의 영화 '거미집'을 만든 셈입니다.

 

 

그리하여 영화 <거미집>은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을 통해 영화인들의 초상, 시대상, 인간의 욕망을 끄집어내어 웃픈 현실을 블랙코미디화시켜 현실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입니다. 김지운 감독의 영화 <거미집>은 그 시대의 바이브를 아시는 분들과 열정과 욕망 사이를 오가며 방황해 본 사람들은 공감을 많이 할 것 같은 영화입니다. 

  

 

아마도 많은 부분에서 영화판 사람들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것이고, 또 같은 이유로 많은 부분 외면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 시대의 분위기를 아는 영화를 사랑하는 관객으로서 엄청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웃음이 자조 섞인 웃음이 많아서 그렇지만요.

 

 

시대적 배경이 1970년대이다 보니, 배경음악도 그 시대의 음악들이 자주 나왔는데요. Matt Monro 맷 몬로의 <Wednesday's Child 웬즈데이 차일드>, <한동안 뜸했었지>와 엔딩 크레디트에 흐르던 장현의 <나는 너를> 등등이 듣기 좋았습니다.

 

​
<마무리>

송강호를 비롯한 오정세, 임수정, 박정수, 장영남, 전여빈은 워낙 연기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 별로 놀랍지도 않은데요, 걸그룹 F(x) 멤버 크리스탈 정수정의 70년대 서울 사투리를 쓰는 신인스타 연기가 매우 놀라웠습니다. 신상호 감독으로 특별출연한 정우성의 오바액션이 오히려 플러스가 되었습니다. 

 

오정세의 아내로 염혜란 배우가 우정출연해 주는 것도 잔잔한 웃음을 선사했고, 유림의 연인 미남배우 역으로 엄태구가 나온 것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아주 대중적인 스타일의 작품은 아니지만 영화인의 초상, 영화인의 시대상, 인간의 욕망을 보여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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