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의 시작>
16살에 데뷔해 모델계를 평정했던 소녀, 한국의 톱 뮤지션들이 사랑하는 여인, 현재는 여자들도 반하게 만들며 인기 급상승 중인 배우, 그녀는 바로 이호정입니다. 중학생 때 키가 153cm일 정도로 굉장히 작은 키의 소녀였던 이호정, 작은 키로 고민할 때마다 그녀의 부모님께서는 "늦게라도 키는 클 수 있단다."라며 걱정 말라고 말씀해 주시곤 했습니다.
그렇게 이호정이 중3이 되었을 무렵 갑자기 폭풍 성장을 하게 되더니 무려 18cm가 자라 171cm 장신의 대학생이 되어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키가 커진 호정에게 모델을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며 종종 이야기했었는데요. 어느 날 호정은 무한도전에 나오는 대한민국 톱 모델 장윤주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턴 장윤주 선배님이 굉장히 멋있게 보였어요. 저도 그렇게 멋있는 모델이 되고 싶었어요. 처음엔 무작정 잡지를 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10대도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2011년 중3 여름에 모델 아카데미를 등록해 모델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했죠." 물론 이호정의 키가 작은 것은 아니었지만 대한민국 여자 모델들의 키는 평균 176, 상대적으로 작은 이호정은 다시 작은 키가 콤플렉스로 느껴지게 됩니다.
처음엔 운동화에 깔창에 끼는 등 자신의 단점을 가리고자 무던히 노력했던 날들도 있었지만 그녀는 이내 생각을 고쳤죠. "키가 큰 모델 언니들이 못하는 것을 내가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녀는 작은 키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남들에겐 없는 나만의 것이 있을 때 두려워할 게 없죠." 그 이후로는 더 이상 자신의 키가 콤플렉스로 느껴지지 았았습니다.
2012 FW 서울컬렉션 홍은주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시작으로 모델계에 혜성같이 신인이 등장했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 모든 모델들의 워너비쇼라 불리는 2013 SS 서울컬렉션 푸시버튼의 쇼에도 오르게 되었고, 2013 패션 사진가의 밤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 모델상 수상, 그해 그녀의 나이는 고작 18세였습니다.
한해 한해 그녀는 꾸준히 무대에 올랐고 그녀의 성장에 맞춰 유명세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쇼에 자주 오르게 되면 자연스레 모델들에게 명함과 함께 연기 제의가 숱하게 들어오는데요. 이호정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모델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기에 한동안은 쇼에만 집중하며 무대에만 오르고 싶었고 간간히 뮤직비디오에 출연하는 정도였는데, 함께한 아티스트들이 무려 빅뱅, 어반자카파, 지코 등 그들의 뮤직비디오에서 호정의 존재감은 확실히 남달랐습니다.
<연기의 시작>
이 덕분에 연기를 해보지 않겠냐는 주변의 권유가 더욱 늘어났고 끝내 이호정은 연기를 배워보기 합니다. 잘 알지 못하는 분야였기에 영화와 드라마를 엄청 보던 어느 날, 한 가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작품 속에서 만큼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배우, 그들은 과연 얼마나 재밌을까,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살아보는 배우들을 보며 어느새 이호정은 부러움을 느꼈고 연기를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죠.
그렇게 이호정은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 <불야성>을 통해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했던 영화 <청년 경찰>에서 이호정은 납치 사건의 피해자이자 스토리의 신호탄 같은 역할로 등장했습니다. 게다가 강하늘, 박서준이 동시에 반했던 여인이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배우가 정확히 누군지는 몰라도 이호정의 유니크한 마스크는 각인되었습니다.
이후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얼굴 없는 보스> 등 영화에서 이호정이 맡은 비중은 늘어나며 점차 촬영장에 익숙해져 갔습니다. 그리고 2018년, 웹 드라마 제작사 플레이리스트의 드라마 <이런 꽃 같은 엔딩>에서 이호정이 맡은 한소영 역은 처음에 두 커플을 보며 관찰자처럼 등장하기도 하는데요, 이호정의 차분은 내레이션 덕분에 시청자들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이미 짝이 있는 남자, 그리고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지을 수 있는 표정과 대사, 이는 분명 쉽지 않은 감정이었을 텐데, 이호정은 이런 감정을 과장 없이 담백하게 보여줍니다. 플레이리스트 엔딩 시리즈는 20대 후반 30대 초반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스토리, 연출, ost 마저 훌륭했던 드라마로 전해집니다.
그리고 특히 <이 꽃같은 엔딩>은 거의 모든 에피소드가 조회수 200만 회를 넘길 만큼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작품이었죠. 그리고 2021년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한 여자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드라마 <알고 있지만>, 재언과 나비만큼이나 윤솔과 지완 커플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단순히 사랑이라고 하기엔 남 달랐고 애정과 우정 그 사이를 넘나드는 전개로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예측이 안되기 때문인데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가장 응원하게 할 정도로 서로가 서로의 배역에 빠져 있다는 게 보여서 그런 것 같아요. 참고로 이호정은 윤솔을 표현해 내기 위해 목소리를 내리고 습관적으로 툭툭 내뱉는 어투를 연습했다고 합니다.
<언년이>
잘 웃지 않고 무뚝뚝한 윤솔과는 달리 이호정은 호탕하게 웃으며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배우라고 합니다. 이번에도 배우 이호정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는데요. 이호정은 지난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도적: 칼의 소리>에서 돈이 되면 무슨 일이든 하는 총잡이 '언년이' 역을 맡아 몸을 아끼지 않은 액션과 화려한 총 기술 등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습니다.
치열하게 살아온 삶을 보여주는 메마른 얼굴과 담담한 어투의 언년이는 이윤(김남길)을 죽이라는 의뢰를 받고 위장해 긴장감을 유발하며 순식간에 분위기를 액션극으로 전환하며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일은 위험하게 해도 인생은 안전하게 산다는 언년이가 벌이는 액션들은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합니다.
이호정만의 시원한 동작과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상대를 거뜬히 제압하는 장면은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안깁니다. 좋은 신체적 조건을 갖춘 배우 이호정, 갈수록 개성 있고 실력 있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앞으로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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