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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72명과 6,122명, 무려 454명의 차이가 있는데요.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게 무엇일까요. 5,672명은 올해 국가직 9급 선발 예정 인원이고, 6,126명은 올해 국가직 9급 실제 합격 인원입니다. 훨씬 많은 인원이 추가 합격되었는데요.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요?
올해 국가적 최종 합격자는 6,126명으로 선발 예정 인원 대비 합격률은 108%를 기록했습니다. 매년 이 정도 수준이었던 거 아니냐고 의문을 표시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팩트 체크해보겠습니다. 1년 전인 2021년 시험에서는 5,662명을 선발해 5629명이 합격해서 99.4%의 합격률을 기록했고요, 2020년에는 4985명을 선발해 4729명이 합격해 94.9%의 합격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년 통계를 뽑으면 2020년처럼 선발 인원 인원에서 5%가 미달됐거나, 2021년처럼 거의 비슷한 인원이 합격했는데, 왜 2022년에만 8%가 더 합격했을까요? 2022년 시험 통계를 좀 더 살펴보겠습니다. 모든 직렬 중 선발 예정 인원 대비 합격률이 가장 높은 직렬은 어디일까요. 1위는 140%를 기록한 전기직이고요, 농업직이 130%로 2위, 관세직과 철도 경찰직이 126%로 공동 3위, 교육행정직이 123.9%로 4위, 출입국관리직이 123%로 5위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많은 수험생이 몰린 일반행정직의 최종 합격률은 어떻게 될까요. 일반 행정 지역 모집이 115%로 가장 높았고, 경찰청 114%, 전국모집 110.5%, 우정사업본부 110.3%를 기록해서 평범한 수준을 보였습니다. 반대로 선발 예정 인원 대비 최종 합격률이 가장 낮은 직렬은 선발 예정 인원대로 최종 합격자가 결정된 방재안전직과 정보보호직 등 두 개 직렬이고요, 교정직 남자 같은 경우가 100.9%를 기록했고, 이 외에 보호직, 전산개발직, 선거행정직이 105% 미만의 상대적으로 낮은 합격률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올해만 이렇게 합격률이 높아진 걸까요? 공무원 시험 제도와 올해 시험 제도의 차이점에 대해서 알고 계시면
답이 나옵니다. 바로 고교 과목 폐지 때문인데요. 작년 같은 경우에는 고교 과목이 선택 과목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과목 간의 난이도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조정 점수제가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합격자를 발표할 때 합격선이 정수가 아니라 소수점 단위로 발표가 됩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조정점수제가 폐지됐기 때문에 소수점 단위로 합격점이 되지 않고 소수점이 아니라 정수로 결정돼서 동점자가 굉장히 많이 발생한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합격자가 많이 늘었다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조정 점수제가 폐지된 거는 행정직군만 그런데, 어째서 전기직이나 농업직 같은 기술직도 합격률이 왜 이렇게 높았냐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추가 합격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조정 점수제 폐지 말고도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바로 양성평등 채용 목표제입니다. 양성 평등 채용 목표제란 5명 이상인 모집단위에서 한쪽 성별이 30% 미만인 경우 부족한 성별 비율이 30%에 달할 때까지 인원을 추가로 합격시키는 제도를 말합니다. 다만 무조건 30%에 달할 때까지 계속 합격을 시키는 건 아니고요, 합격선 마이너스 3점까지만 인정됩니다.
가장 합격률이 높은 전기직의 경우 여성 합격자 비율이 21.9%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서 남성 합격선은 88점이지만 여성 합격선은 85점이 된 것입니다. 농업직은 그 반대입니다. 여성 합격자가 75%를 차지하고 있어서 여성 합격선은 92점이지만 남성 합격선은 91점으로 결정이 됐습니다. 이런 의문을 제기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조정점수제가 폐지돼서 합격률이 높아졌다면 조정점수제가 도입되기 이전이었던 2011년과 2012년에는 합격률이 더 높았냐 하는 의문입니다.
조정 점수제가 도입되기 이전이었던 2012년에는 합격률이 92.7%였고, 2011년에는 합격률이 93%를 기록했습니다. 똑같이 점수로 합격선이 결정됐는데 왜 2012년과 2022년의 결과가 다를까요. 그 이유 역시 시험 제도 변경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바로 면접시험 제도의 변경 때문입니다. 현재 면접시험 같은 경우에는 우수. 보통. 미흡, 이렇게 세 가지 단계로 평가가 되고요, 면접관들은 웬만하면 우수와 미흡 등급을 주지 않습니다.
대부분은 보통 등급을 주게 되는데, 보통 등급을 받으면 결국에는 필기시험 성적순으로 합격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우수, 보통, 미흡으로 평가하는 면접시험은 2015년부터 시행이 됐습니다. "면접시험 때문에 동점자가 늘었다는 게 사실이야?"라고 라고 물으시는 분도 계실 겁니다. 면접시험 제도가 개편되기 전이었던 2014년에는 97.8%의 합격률을 기록했고요, 면접시험 제도가 바뀐 2015년부터 101.3, 101.5의 합격률을 기록했습니다.
면접시험 제도가 바뀌면서 합격률이 4% 가까이 치솟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합격선이 소수점 단위가 아니라 정수로 바뀌니 당연히 동점자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다시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결국에는 양성평등 채용 목표제, 조종점수제의 폐지, 그리고 면접시험 제도의 변경, 이러한 세 가지 요인이 겹쳐서 지금처럼 추가 합격자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겁니다.
추가 합격자가 많이 나오면 임용이 많이 늦어지거나, 내년 선발 인원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사처나 행정안전부가 지금의 공무원 시험 제도를 변경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무쪼록 수험생들한테 피해가 가지 않는 방향으로 추가 합격자를 지금보다 줄일 수 있는 방향의 시험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면 좋겠다는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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