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11화 예고 영상이 올라왔습니. 사실 추석 연휴의 파트 2 선공개와 티저 영상이 시간을 두고 공개되었는데 쪽진 머리에 비녀를 꽂고 있는 길채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파트 1이 끝나면서 구원무와 혼례를 치른 건가 아닌가로 세상 시끌벅적했었고 아무리 이혼이나 사별을 한 후에 장현가 다시 이어진다고 해도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한 사극에서 그런 식의 서사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에 아마도 구원무와 파혼하지 않겠나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떡하니 비녀를 꽂고 있는 길채를 보여주는데 작가가 정말 타협을 할 생각이 없구나 싶더라고요. 결국 오마주 했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원작 이야기처럼 가려는 모양인데 그렇다면 길채는 구원무와 예정대로 혼례를 치렀다는 건데요. 예전 능군리에서 은애가 혼인 전에 연준 도령을 서방님으로 생각해 스스로 머리를 올리고 비녀를 꽂은 것처럼 길채가 똑같이 장현을 생각하며 그리 했을 거라는 의견도 있던데요.
하지만 당시 은애 연준과 길채 장현은 상황이 너무 다르죠. 은애와 연준은 혼담이 오갔고 혼례를 앞두고 있다가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이한 것이지만 길채는 함께 가자는 장현에게 사랑의 증표인 꽃신을 돌려주며 자신을 잊어 달라고 말했었잖아요.
가족을 버릴 수 없어서 장현에게 일부러 모진 말을 하며 떼어 놓으려고 한 것이지만 그를 따라가지 않겠다는 결심은 진심이었고 장현을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은 영원한 이별도 감수하겠다는 건데 그래놓고 혼자서 장현을 서방님이라고 생각해서 머리를 올린 거라면 길체 성격이 너무 이상해지지 않을까요?
아무튼 구원무와 파혼이 아니라면 결국 구원무와 혼례를 올렸다는 건데 여기서 수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선공개 영상에서도, 티저 영상에서도, 공개된 11화 예고 영상에서도 구원무의 모습이 일절 등장하지 않더라고요. 물론 워낙 길채와 장현의 서사를 중점으로 한 영상들이라 그럴 수도 있지만 길채와 혼례까지 치렀으면 구원무도 파트 2에서 꽤나 중요한 인물일 텐데 코빼기도 안 비치는 게 영 이상하더라고요.
결혼 여부의 스포가 될까 봐 구원무 장면을 넣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멀쩡하게 비녀를 꽂은 길채는 등장하면서 남편일 수 있는 구원무는 등장하지 않는다? 여기에 또 뭐가 있을 수 있겠더라고요. 단순하게 생각하면 원작과 비슷하게 길채가 구원무와 혼인했고 이후 청의 징병 요청으로 무관이었던 구원무가 청으로 파병을 갔다가 전쟁터에서 '죽었다'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또는 여전히 길채 장현의 좁쌀만 한 흠집도 허용하지 않는 사랑을 응원하는 입장에선 구원무와 혼인을 치르기 직전에 구원가 청으로 파병을 가게 되면서 혼자 남은 길채는 대장관을 운영하며 식솔들을 먹여 살려야 했기 때문에 혼례는 치르지 않았지만 정혼자인 구원무가 있으니까 공녀로 청에 끌려가는 일이 없게 혼인한 척 머리를 올리고 비녀를 꽂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엔 공녀로 차출되지 않기 위해서 혼인을 빨리 하기도 했으니까 이미 함까지 오고 간 길채와 구원무 사이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지 않을까요? 구원무 역시 혼자 남을 길채가 몹시 걱정이 되었을 테니까 머리를 올리고 비녀라도 꼽고 있으라고 권유했을 수도 있고요.
그러면서 둘 사이에 정식으로 혼례를 치른 적은 없으니 장현과 다시 이어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좀 덜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혼인을 하고 파병을 갔든 혼인을 하기 전에 파병을 갔든 구원무는 왠지 결국엔 죽을 운명 같아서 조금 마음이 쓰이긴 합니다.
그리고 드라마 <연인>은 예고편에서 대사와 장면을 맞지 않게 써서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로 유명했었잖아요? 이번에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마치 포로로 잡혀 온 길채를 발견한 장현이 그녀를 구하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처럼 편집이 됐지만 이건 분명 페이크일 겁니다.
청나라 사람들과 싸우고 있는 장현의 모습 뒤로 양천이 나오는데요, 아마도 장현의 대사는 모두 양천에게 하는 말일 것이며 양천을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선 장현이 그 과정을 각화에게 들켜 못 본 걸로 해달라고 부탁하는 것 같죠. 그렇게 둘 만의 비밀이 생기면서 각화와 장현의 인연도 더 깊어지는 것일 테고요.
결국 장현과 길채의 만남은 길채가 청에 포로로 끌려가 갖은 고생을 하다가 티저 영상에서처럼 노예 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것 같고요, 그렇다면 과연 길채를 납치해다가 청에 팔아넘긴 건 누구일까요? 현재로서는 량음이 가장 유력한데, 파트 1이 끝날 때 길채를 바라보던 량음의 눈빛 보셨죠?
금방이라도 무슨 일을 저지를 것 같았잖아요. 게다가 공개된 포스터에도 "우리 그 여자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면 안 될까?"라고 되어 있는 게 어지간히도 길채에 대한 앙심이 깊은 것 같거든요. 하지만 질투의 눈이 먼 량음의 이런 행동이 결과적으론 장현과 길채의 인연을 다시 이어 주는 것이 되니까 역시나 심보는 곱게 써야 하는 것 같습니다. 11화의 예고를 보며 이런 뇌피셜이 떠올랐는데요, 드라마가 어떻게 전개될지 너무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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