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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환혼: 빛과 그림자>가 해피 엔딩으로 종영을 맡게 되면서 자체 최고 시청률을 또 한 번 갱신하는 기염을 토해냈습니다. 지난 8일 방송된 마지막 회의 시청률은 9.7%로 두 시즌을 통틀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는데요. 마지막 회는 그야말로 시청자들이 원하던 그림들이 완벽할 정도로 잘 표현되었습니다.
<환혼: 빛과 그림자>의 세계관은 판타지 무협임에도 불구하고 액션 장면과 cg의 볼거리가 부족했던 느낌이 적지 않았죠. 하지만 마지막에 화조에 대항해 싸우는 일곱 술사들과 장욱의 모습은 정말로 판타지의 진수를 보여줬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를 보면서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만들었으니 말이죠. 북두칠성과 제왕으로 화조를 물리치는 떡밥도 제대로 회수된 것 같고 진설란의 큰 그림 역시 시청자들에게 역대급 반전을 안겨주며 이마를 딱 하고 치게 만든 것 같네요.
처음 낙수는 주막에서 일하는 여종에게로 환혼하려 했지만 무슨 일인지 근처에 있던 무덕이에게 빨려 들어가고 맙니다. 이 장면은 첫 번째 시즌 첫 장면에서 벌어지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떡밥이 끝까지 회수되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었는데요. 마지막 회에 이게 바로 진설란의 의도적인 설계였다는 게 밝혀지면서 그동안의 의문이 시원하게 풀렸습니다. 진설란이 앞날을 예견하고 200년간 얼음돌에 남아 있었다는 것은 정말 큰 반전이 아닐 수 없었는데요.
차곡차곡 개연성 있게 쌓인 빌드업이 정말 홍자매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만드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동안 홍자매(홍정은, 홍미란)의 작품 중에는 유독 웃픈 엔딩이 많았는데요. 그래서 <환혼>의 많은 팬들이 새드 엔딩을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우려들과는 다르게 깔끔한 해피 엔딩으로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해 주었네요. 진설란의 오직 대호국의 환란을 막기 위해 200년간을 기다려왔으니 더 이상 현생에 미련이 없는 게 당연하겠죠.
그래서 화조가 사라지자 안심하고 낙수를 장욱의 곁으로 돌려보내준 것 같네요. 솔직히 진설란 정도면 이미 신의 영역에 있는 현인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현인이 세상을 살리기 위해 한 사람을 이용해 먹고 버린다는 것은 솔직히 인지상정에 어긋나 보였는데요. 마지막에 낙수에게 진부연의 몸을 돌려주면서 떠나가는 모습은 역시 현인답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과연 진설란은 왜 낙수에게 거짓말을 했던 걸까요.
만약 진설란이 일이 잘 되어 화조를 사라지게 만들면 낙수는 살 수 있을 거라 말해줬으면 장욱이 더욱 분발했을 텐데 말이죠. 홍자매가 대단한 작가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런 부분들은 좀 허술해 보이기도 하네요. 진설란은 낙수를 돌려보내주면서 장욱의 빛에서 영원히 그늘이 지지 않는 그림자로 있으라는 말을 합니다. 이런 연출은 낙수를 살려준 이유를 억지로 시청자들이 해석해보라는 식으로 보이는데요.
작가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을 시청자의 해석으로 떠넘기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새드엔딩을 예상한 이유도 모든 게 정해져 있는 운명이었기 때문인데요. 운명이 바뀐 이유를 설명함에 있어서 약간 부족함이 있었던 게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억지를 약간 써서라도 새드가 해피 엔딩으로 바뀐다면 개인적으로 억지 해피가 더 좋아 보이네요. 한편으론 새드엔딩으로 끝이 났다면 세 번째 시즌의 여지가 있었을 수도 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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